Chapter Text
오라이온 팩스와 검투사 메가트로너스 사이에는 상당한 거리가 있었지만, 메가트로너스는 갑자기 긴장하고, 고개를 살짝 들며, 눈을 가늘게 떴다. 이는 메가트로너스가 메시지를 받았다는 것을 의미했다. 오라이온은 즉시 메가트로너스가 긴장한 것을 느낄 수 있었고, 읽고 있던 데이터 패드를 내려놓으며 낡은 소파 너머 손을 뻗어 메가트로너스의 팔을 잡았다. "무슨 일이야?" 오라이온은 물었다. "평의회가 새로운 칙령을 발표한 거야? 아니면 검투사 길드의 경고?"
메가트로너스는 날카롭게 숨을 내쉬며 머리를 벽에 기대어 부드러운 쿵 소리를 냈다. "아니, 아니. 그렇게 심각한 건 아니야. 무시해, 친구. 사운드웨이브가 말했듯이 나는 그냥 조금 기분이 나빠진 것뿐이야."
오라이온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생각에 잠긴다는 표현이 나을 수도 있어." 오라이온은 말했다. "하지만 사운드웨이브는 나보다 좋은 말을 덜 해주잖아."
"괜찮아. 사운드웨이브의 말에 상처 받은 적은 없어." 메가트로너스는 느릿느릿 말했다. 오라이온이 미소를 짓는 모습에 검투사는 대답했다. "걱정할 필요 없어." 메가트로너스는 오라이온의 머리를 애정 어린 손길로 쓰다듬으며 다정하게 말했다. "우리 일에 비하면 사소한 문제니까."
오라이온은 얼굴을 찡그렸다. 메가트로너스는 문제를 회피하거나 침묵으로 넘기는 성격이 아니었다. 그는 언제나 자신 앞을 가로막는 것이든 방해가 되는 것이든, 직접 나서서 해결하는 쪽이었다. 철학적인 해석이든 정치 운동의 방향이든, 오라이온과 의견이 엇갈릴 때도 메가트로너스는 주저한 적이 없었다. 처음엔 거의 아무 말도 하지 않던 메가트로너스였지만, 지금은 자신의 생각을 오라이온과 거리낌 없이 나누고, 다양한 주제에 대해 기록 보관자로서의 조언을 구하거나, 동의하지 않을 땐 거리낌 없이 반박하기도 했다.
오라이온은 메가트로너스가 계속 그래주길 바랬다.
"메가트로너스," 오라이온은 메가트로너스의 손을 머리에서 내리며 부드럽게 쥐고 말했다.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너를 돕고 싶어. 만약 무슨 문제가 생겼다면, 내가 할 수 있는 한 네 마음을 편하게 해주고 싶어."
메가트로너스의 미소가 더욱 환해졌다. 메가트로너스는 잠시 동안 오라이온의 손을 꽉 쥐었다: 애정 어린 손가락을 꽉 쥐고, 오라이온을 안심시키는 동시에 고마운 어조로 말했다. "오라이온, 너는 이미 훨씬 더 중요한 일들을 많이 도와줬어. 이건 그럴 가치조차 없는 일이야."
오라이온은 메가트로너스의 손가락에 입을 맞추고, 그의 팔 아래로 몸을 웅크리고 들어가고 싶은 충동을 애써 억눌렀다. 그 거대한 팔 아래로 숨는 건 생각보다 쉬운 일이었을 것이다.
아니. 메가트로너스는 너를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넌 그냥 친구야, 메가트로너스의 베프 - 몇 안 되는 베프 중 한 명이야. 그걸로 충분해. 그 정도면 충분해.
“너는 항상 내가 좋은 친구라고 했잖아?” 오라이온은 대신 그렇게 말했다. 굳이 많은 말을 할 필요는 없었다. 메가트로너스와의 대화는 종종 몇 시간이고 이어지곤 했으니까. 메가트로너스가 아직도 오라이온이 좋은 친구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면, 분명히 제대로 듣지 않았을 것이다.
메가트로너스의 시선은 늘 그랬듯이 오랫동안 오라이온에게 머물렀다. 너무도 대담하게, 혹은 관심이 있는 것처럼 느껴질 만큼 오래. 하지만 오라이온은 알고 있었다. 만약 메가트로너스의 눈길이 잠시 오라이온에게 머물렀고, 그 모습 그대로를 마음에 담으려는 듯 보였다면... 그건 말도 안 되는 생각일 것이다. 메가트로너스는 오라이온의 모습을 기억하기 위해 따로 저장할 필요가 없었다. 아니, 메가트로너스는 단지 이 문제를 이야기해야 할지 고민하면서 오라이온을 보고 있었을 뿐이다. 그래서 그의 시선이 그렇게 강하게 느껴졌던 거다. 그렇지?
마침내 메가트로너스는 날카로운 파란 눈빛을 흘리며 천천히 숨을 내쉬었다. "...파티가 열릴 거야." 메가트로너스는 이를 갈며 입을 열었다. "지도자의 펜트하우스에서 매년 열리는 길드 행사야. 겉으로는 시즌 동안 살아남은 검투사들을 축하하는 자리처럼 보이겠지."
오라이온은 놀란 듯 얼굴을 찌푸리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메가트로너스의 눈빛에 담긴 짜증스러운 기색을 보고는, 생각보다 훨씬 더 심각한 일인 줄 알았다. "솔직히 말해서, 왜 이게 너한테 그렇게 문제인지 잘 모르겠어." 오라이온은 말했다.
"듣기에는 꽤 그럴듯하지, 안 그런가?" 메가트로너스는 씁쓸하게 말했다. "우리 같은 하위 카스트 노예들을 위한 축하 행사! 딱 몇 시간 동안 상위 카스트인 척할 수 있는 밤이지. 고급 음식과 에너존 음료, 깔끔한 플레이팅, 노동에 찌든 손은 하나도 없이 말이야." 메가트로너스는 반대 손바닥을 펴보이며 분노 섞인 표정으로 말했다. 초대장이 깜빡이며 나타났고, ’케이온의 챔피언을 페이즈브레이크 길드 행사에 초대합니다’ 라는 우아한 문구가 떠올랐다. 이름조차 없었다. 예상대로군. "그런데 요즘은 이상한 관습이 생겼어. 상위 카스트 메크를 동반하는 게 일종의 과시 수단이 됐거든. 예쁘거나 잘생긴 메크일수록 더 주목받고. 당연히 나도 그런 메크를 데려가야겠지. 덕분에 다른 데 써야 할 귀중한 시간을 이런 일에 낭비하게 되는 거고."
그런 메크를 데려가야 한다는 말은 오라이온의 회로를 질투로 타오르게 만들었다. 그것은 분명히 어떤 로맨틱한 관계를 암시하는 것이었다. 메가트로너스가 누구를 데려가든, 그 메크는 오라이온이 지금껏 본 누구보다도 똑똑하고 매력적인 메크와 함께 호화로운 저녁을 보내고, 자유롭게 메가트로너스에게 손을 뻗고, 잊지 못할 밤을 나눌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모습은, 그 메크가 메가트로너스의 것처럼 보이게 만들 것이다.
오라이온은 이미 그 메크를 부러워하기 시작했다.
"그 상위 카스트 메크는 네 마음을 얻을 수 있는 행운을 바래야 할 거야." 오라이온은 간신히 목소리를 유지했다.
메가트로너스는 반짝이는 은색 손톱을 흔들며 말했다. "그렇지 않아. 나의 오라이온. 이건 그냥 다른 검투사들에게 선보이는 쇼일 뿐이야. 내 영향력의 상징이지. 사운드웨이브가 나를 위해 어떤 메크를 찾아올 것이지만, 그건 그냥 전략적인 사이에 불과해, 나는 거기에 관심 없어."
그 말은 오라이온의 질투를 달래줬어야 했지만, 오히려 그의 기분을 더 나쁘게 만들었다. 그는 메가트로너스가 과거의 파트너와 어떤 시간을 보내는지 직접 본 적이 있었다. 메가트로너스는 파트너의 허리에 팔을 얹고, 파트너가 자신의 프레임을 만지도록 내버려두었다. 메가트로너스가 진정으로 신경 쓰지도 않는 메크에 그런 주의를 기울이는 모습을 상상하자, 그런 사랑을 받을 자격도 없고, 그 가치를 이해하지도 못하는 메크에 대해 상상하자 오라이온은 화가 치밀어올랐다.
"저녁을 보내기에는 썩 좋은 방법은 아닌 것 같네." 오라이온은 인정했다.
"물론 그렇지." 메가트로너스는 여전히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있는 오라이온을 바라보았다. "나는 그 시간을 그냥 너와 같이 보내고 싶어."
아, 불공평해. 오라이온의 스파크가 가슴 깊은 곳에서 눈에 띄게 떨렸다. 오라이온은 말을 더듬었다. "난 네가 그런 파티 때문에 괴로워하는 걸 원하지 않아." 잠시 뜸을 들인 뒤, 마침내 오라이온이 입을 열었다. "그냥... 그 파티에 안 가면 어떻게 되는 거야?"
메가트로너스는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그럼 나는 무능한 메크로 취급받겠지. 지금까지 쌓아온 50년의 타이틀에 걸맞지 않게. 경기장에서 승리하고, 침대에서는 승리하지 못하는 챔피언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아니, 오라이온, 나는 이 파티를 그냥 무시할 수 없어. 마치 센티넬 프라임의 생일 파티에 선물도 없이 참석하는 것과 같아. 아니면 아예 참석하지 않는 것과도 같지."
아, 오라이온도 이해할 수 있었다. "이해했어." 오라이온은 건조하게 말했다. "사회적 자살과도 같은 일이구나."
"바로 그거야!" 메가트로너스는 좌절감에 두 손을 들며 말했다. "저들은 내가 더 밝은 미래를 가져다줄 거라고 믿는 사이버트로니안들이야. 내 운동에 참여하고 싶은 메크들이지. 그들은 내가 약하다고는 믿을 수 없어. 그렇지 않으면 나는 내 지지자들을 모두 잃게 될 거야. 내가 그들에게 내 자신을 어떻게 보여주느냐는 내 정치 운동에 정말 중요해."
오라이온은 사려 깊은 표정으로 얼굴을 찡그리며 생각에 잠겼다. 오라이온은 이게 왜 고통스러운 일인지 알 수 있었다. 오라이온은 메가트로너스의 잠재적인 데이트 상대로 사운드웨이브가 누구를 눈여겨보고 있는지 궁금했다. 아마도 오라이온을 눈여겨보고 있을지도 모른다. 결국 그도 상위 카스트였기 때문에 -
잠깐만.
"내가 아무리 그 일을 하기 싫어도 그저 잠깐의 일일 뿐이야." 메가트로너스는 말했다. "나는 그 역할을 완벽하게 해낼 수 있고, 그 메크가 완전히 나쁜 녀석이 아니라면 저녁은 즐거울 수 -"
"너는 그 시간을 나와 같이 보내고 싶다고 했지?" 오라이온은 불쑥 말했다. "나를 파티에 데려가는 건 어때?"
메가트로너스는 눈을 크게 뜨며 놀랐다. "뭐라고?"
이런 프라이머스시여, 후회하기 전에 그 말을 취소해 - "내가 상위 카스트잖아," 오라이온은 숨을 헐떡이며 말했다. 몇 번 더 잘 생각해 보기도 전에 혀에서 말이 쏟아져나왔다. "나는 기본적인 조건에 들어맞잖아. 비록 별로 예쁘거나 잘생기지는 않았을 수도 있지만 -"
메가트로너스는 마치 그의 삶에서 이보다 더 터무니없는 소리를 들은 적이 없는 것처럼 코웃음을 쳤다.
"다른 검투사들도 우리가 함께 있는 것을 봤을 거야." 오라이온은 계속 말했다. "그들은 내가 네 곁에 있는 것을 보고 별로 놀라지 않을 거야. 그리고 나를 데려간다면 다른 메크를 찾으려고 노력할 필요가 없어. 원하는 대로 정치 운동에 시간을 쏟을 수 있고."
메가트로너스는 깜짝 놀라 눈을 깜빡였고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오라이온은 잠시 메가트로너스가 자신이 한 말을 싫어할까 두려워했다. 메가트로너스는 그 아이디어를 싫어해. 그는 오직 친구가 되고 싶어해, 오직 친구가 필요할 뿐이야, 나는 메가트로너스의 친구고...
마침내 메가트로너스는 보컬라이저를 두 번 리셋하고 나서야 입을 열었다. "나는... 오라이온, 너는 확실히 게스트로 필요한 조건들을 다 갖추고 있지만... 아... 내가 원하는 만큼 행동하고 싶지 않을 거야."
"그게 뭐 어때서?" 오라이온은 물었다. "마치 우리가 사귀는 사이인 것처럼 하면 되잖아, 그렇지?"
메가트로너스의 얼굴은 갑자기 에너존의 파란색을 띄었고, 오라이온은 마치 그가 부끄러워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이런, 프라이머스시여. 오라이온, 그런 말하면 안 돼." 메가트로너스는 투덜거렸다.
"왜 안 되는데? 그게 내가 해야 할 일이잖아, 그렇지 않아?"
"그래, 그렇지만 -" 메가트로너스는 잠시 멈춰서 숨을 내쉬고 눈을 감았다. "오라이온. 너에게도 기대치가 있을 거라는 사실 정도는 알고 있지?"
"그럴 줄 알았어." 오라이온은 재빨리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자세한 내용에 상관없이 나는 그걸 잘해낼 수 있어."
메가트로너스가 눈을 뜨자 작은 소리가 보컬라이저에서 흘러나왔다. "오라이온 팩스, 네가 감당할 수 없는 일들은 하지 마." 메가트로너스는 으르렁거렸다. "너는 내 짝처럼 행동해야 될 거다. 내가 파트너에게 주는 관심을 견뎌내야 할 거라고 -"
"오, 정말 너무 무서운걸." 오라이온은 무표정하게 말했다.
메가트로너스는 그를 노려보았다. "이건 웃을 일이 아니다, 오라이온 팩스. 잘 들어. 밤새도록 내 곁을 떠날 수도 없어. 다른 검투사들이 너를 만지거나 유혹하려고 할 수도 있고 -"
"하지만 네가 나와 함께 있을 거잖아," 오라이온은 끼어들었다. "네 영향력이라는 것에 네 짝을 보호할 수 있는 능력도 포함된다고 생각하는데? 다른 메크가 파트너를 빼앗아갈 수 없도록?"
"맞아," 메가트로너스는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럼 왜 걱정하는 거야, 내가 너를 떠나지 않을 거라는 걸 알잖아?"
메가트로너스는 비웃으며 말했다. "왜 안 되겠어? 우리는 그냥 연기하는 것뿐이야. 원하는 메크에게 갈 권리가 있다는 거지." 메가트로너스는 잠시 멈추고, 강렬한 시선으로 오라이온을 쳐다보았다. "그렇게 말하니까 말인데... 아이아콘에 이미 네 연인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 너는 한 번도 그렇게 말한 적 없지만, 나는 항상 그렇게 생각했어. 네 많은 시간을 이미 가지고 있는 메크와 너를 나누게 될 거라니. 이렇게 운이 좋은 메크가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어."
오라이온은 이 아이디어를 떠올린 이후 처음으로 뺨이 약간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메가트로너스를 만난 이후 몇 번이고 다른 메크와 관계를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고, 결국 메가트로너스에게 느끼는 감정이 우정을 넘어서 있다는 것을 인정했을 때, 다른 메크를 만나려는 생각은... 아예 접어버렸다. "내 일 때문에 정신이 없었어." 오라이온은 말했다. "아이아콘에 있는 내 파트너 같은 건 없어."
오라이온은 검투사의 눈빛이 타오르며, 모든 프레임의 구석구석을 살펴보는 것을 느꼈다. 그가 오라이온이 제안한 역할에 대해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위험을 감수할 가치가 있는지, 그 도박을 받아들일지 결정하려는 순간이었다.
"네가 그런 결정을 했다니 믿을 수 없군." 메가트로너스는 마침내 쉰 목소리로 말했다. "파티에 갔을 때 네가 내 옆에서 사라지거나 내가 너를 만질 때 놀라지 않길 바래."
오라이온은 화가 나서 고개를 들었고 분노에 안테나를 떨고 있었다. "안 그럴게." 오라이온은 고집을 부리며 말했다. "못 믿겠다면 나를 시험해봐!"
메가트로너스는 미간을 찌푸렸고 필드에서 정전기 소리가 울려퍼졌다. "너는... 내가 너를 시험해보길 원하나?"
"그래!"
"지금?" 메가트로너스는 오라이온이 이전에 들어본 적 없는 격앙된 소리를 냈다.
"챔피언님, 도전할 준비가 안 되셨나요?" 오라이온은 날카롭고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네가 나를 싫어해서 그러고 싶지 않은 게 아닌 이상은 -"
메가트로너스가 눈을 가늘게 뜨자 위협적이고 익숙한 으르렁거림이 입술 사이로 삐져나왔다. 눈 깜짝할 사이 메가트로너스는 오라이온 옆에 앉아 팔을 잡고 소유욕에 가득 찬 손길로 턱을 만지고 있었다.
"나는 충분히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만," 메가트로너스는 거칠게 말했다. "너는 어떤데?"
그들은 전에 이렇게 가까웠던 적이 없었다. 오라이온의 입술은 젖은 소리와 함께 갈라졌고, 둘의 시선이 맞닿자 쿨링팬들은 이전에 없던 속도로 돌아가고 있었다. 그들은 가슴과 스파크와 입술은 거의 맞닿아 있었다; 이런, 프라이머스시여. 그리고 이제 메가트로너스는 오라이온을 향하여 얼굴을 기울였고 허리를 잡아당기고 있었다 -
"정말 내가 이걸 해도 괜찮은 거지?" 메가트로너스는 부드럽게 물었다. 메가트로너스의 호흡이 오라이온의 입 위로 퍼지자, 오라이온은 몸을 떨며 메가트로너스의 입술을 바라보았다.
오라이온은 불안정하고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만약 네가 나에게 키스하고 싶다면... 그래. 허락할게." 오라이온은 자신의 필드를 숨기며 프레임 쪽으로 단단히 밀착시켜 사랑하는 친구가 그를 얼마나 간절히 원했는지 느낄 수 없도록 했다 -
"이제 누가 응석 부리고 있지?" 메가트로너스는 오라이온의 얼굴을 쳐다보며 미소를 지었다. "좋아. 네가 그렇게 말한 이상은..."
갑자기 그들 사이의 간격이 좁혀졌다. 오라이온은 키스에 깊이 빠져들었고, 그는 이것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완전히 알 수 있었다. 메가트로너스가 오라이온을 무릎 위로 완전히 들어올리고 이빨로 아랫입술을 살짝 깨물며 작은 소리를 냈다. 메가트로너스의 팔은 오라이온이 상상했던 것만큼이나 넓고 따뜻했다. 오라이온은 메가트로너스를 가까이 안으며 원하는 대로 움직이고 키스를 즐겼다. 오라이온은 사랑하는 친구에게 매달린 채 오기를 바랐던 밤이 오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오라이온은 먼저 벗어나려 했다. 메가트로너스의 머리를 놓아주자 필드에서 약간의 실망감이 느껴졌다. 메가트로너스는 나를 시험하고 있을 뿐이야. 이건 불공평해, 메가트로너스를 이렇게 이용하면 안 돼,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 -
하지만 메가트로너스의 손이 오라이온의 뒤통수를 감싸 쥐는 순간, 오라이온은 더 이상 물러설 수 없었다. 메가트로너스는 다시 한번 오라이온을 거칠게 끌어당기며, 마치 다시 입을 맞추려는 듯 소유욕 가득한 낮은 으르렁임을 내뱉었다. 이번에는... 정말일지도 몰랐다.
이성이 다시 돌아오자 메가트로너스는 갑자기 오라이온을 놓아주었다. 수백 톤에 달하는 악력이 오라이온의 프레임을 놓아주자 오라이온은 소파 반대편으로 움직였다.
"하," 메가트로너스는 멍하니 힘없이 말했다. "그건... 꽤 괜찮았던 것 같아." 메가트로너스는 차가운 손가락으로 자신의 입술을 만지고 있는 오라이온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오라이온은 손을 떼고 숨을 내쉬며 자신을 진정시켰다. "모두에게 그렇게 키스하는 거야?"
"아니," 오라이온은 말했다. "모두에게 그러지는 않아." 너에게만.
"네가 이런 걸 친한 친구한테만 하고 짝에게 하지 않는다면 너는 네 우선순위를 다시 생각해 보는 게 좋을 거야, 오라이온." 메가트로너스는 느릿느릿 말했다.
오라이온은 얼굴을 붉히면서도 미소를 지으며 눈썹을 치켜올리고 메가트로너스를 힐끗 쳐다보았다. "메가트로너스, 그래서 너무 과했어?"
"아니." 메가트로너스의 입가에 작은 미소가 떠올랐고, 오라이온을 바라보는 메가트로너스의 눈에는 호기심 어린 시선이 감돌았다. "몇 시간 동안도 할 수 있어." 약간의 파란색이 그의 얼굴을 물들였다. "물론 내가 원하는 메크하고."
"물론이지." 오라이온은 마치 목에 무언가가 걸린 것처럼 말을 삼켰다. 내가 원하는 메크, 메가트로너스는 나에게 그런 감정을 느끼지 않아. 하지만 나는 이미 알고 있었어. 그렇지? "그럼, 이 정도면 괜찮아? 아니면 네가 같이 보내고 싶다고 한 메크보다 완전히 낯선 메크가 나은 것 같아?"
메가트로너스를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
"너만 괜찮다면... 파티에 같이 가주면 고맙겠군."
오라이온의 필드가 놀라움과 행복에 가득찼다. "정말?"
메가트로너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소파에 기대어 부드러운 쿵 소리를 냈다. "그래." 메가트로너스는 말했다. "오라이온, 나중에 후회할지도 몰라. 하지만 재미있을 것 같군."
오, 나는 분명히 후회할 거야. 오라이온의 속이 타들어가는 듯했다. 이건 내가 저지른 최악의 실수일지도 몰라.
메가트로너스는 여전히 오라이온을 쳐다보고 있었지만, 이제 메가트로너스의 시선은 얼굴보다는 오라이온의 나머지 프레임에 집중되어 있었다. "사실 나는 너를 파티에서 자랑할 수도 있어." 라고 그는 웃으며 말했다. "다른 검투사들 중 누구도 네 반만큼이나 사랑스러운 메크를 데려올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군."
오라이온의 필드는 달아올랐고, 얼굴은 파란색으로 물들었다. "아, 나는 - 고마워?"
메가트로너스는 알 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 "고맙군, 오라이온. 우리는 정말... 흥미로운 저녁을 보낼 것 같다."
Chapter 2
Summary:
보안 회선
발신:[명칭]-D-16 {가명:메가트로너스}
수신:[명칭]-오라이온.팩스
Chapter Text
보안 회선
--발신--
[ 명칭.: D - 1 6 ]
{ 가명.: 메 가 트 로 너 스 }
라인 코드: MG-1126.20.10
카스트: 0 (산업/광업)
--수신--
[ 명칭.: 오 라 이 온 . 팩 스 ]
라인 코드: OP-0218.20.12
카스트: 17 (학문/데이터 처리)
{특별 허가: 군사.정보.데이터}
[명칭]-MG-1126.20.10
:: 이 계획에 대해 생각해 봤다. ::
[명칭]-OP-0218.20.12
:: 계획? ::
:: 아, 검투사 파티 때문인 거구나. ::
[명칭]-MG-1126.20.10
:: 그래. ::
:: 검투사들과 케이오나이트 수다쟁이들은 이 시기에 각 검투사들이 행사에 누구를 초대하는지에 대한 가십거리를 찾기 시작한다는 생각에. ::
[명칭]-OP-0218.20.12
:: 오. ::
:: 걱정해야 할 일인 거야? ::
[명칭]-MG-1126.20.10
:: 걱정? 아니. ::
:: 그냥, 너랑 내가 파티에 가야 한다면, 우리는 남들 앞에서 조금 더... 사랑하는 사이라는 인상을 줘야 할 것 같아서. ::
[명칭]-OP-0218.20.12
:: 오! ::
:: 그러니까, 벌써부터 나를 유혹하려는 거야?. ::
[명칭]-MG-1126.20.10
:: ...딱히 그런 표현은 아니었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그래. ::
:: 그렇게 말하니까 뭔가 어수선하고 이상하게 들리잖아! ::
[명칭]-OP-0218.20.12
:: 뭐라고 말할 수 있을까? 너는 뭔가 묘한 매력이 있어. ::
[명칭]-MG-1126.20.10
:: 오 *정말*? ::
:: 계속해, 오라이온. ::
[명칭]-OP-0218.20.12
:: 그런 뜻이 아니었어! ::
:: 솔직히 그런 맥락으로 너를 자주 생각한 적은 없어. ::
:: 나는 그냥 네가 예전에 있었던 짝하고 어떤 모습인지 본 적이 있을 뿐이야. ::
:: 내 말은 그거였어. ::
[명칭]-MG-1126.20.10
:: 그리고 대중의 눈에는 네가 그런 모습으로 비춰질 거야. ::
:: 그게 어떤 모습일 것 같나? ::
[명칭]-OP-0218.20.12
:: 꽤 솔직한 질문이구나, 메가트로너스. ::
[명칭]-MG-1126.20.10
:: 자유 의지의 본질이나 프라이머스의 사랑에 대해선 주저 없이 대답하더니, *이 질문* 이 너를 당황하게 만들 줄은 전혀 몰랐어. ::
[명칭]-OP-0218.20.12
:: *당황한* 거 아니야! ::
:: 내 말은... 네 질문이, 마치 내가 네 옆에 있는 걸 어떻게 생각할지 이미 고민해봤다는 걸 전제로 했다는 말처럼 들리잖아. ::
[명칭]-MG-1126.20.10
:: 알겠어. ::
:: 당연히 높은 신분의 기록 보관자는 그런 관점에서 나와 같은 메크와 있는 걸 생각해 보지 않았겠지. ::
[명칭]-OP-0218.20.12
:: 아니, 아니, 잠깐만, 전혀 그런 뜻이 아니었어! ::
:: 미안. 오늘따라 말이 자꾸 꼬이네. ::
:: 만약 높은 신분의 기록 보관자가 네 호의를 얻을 수 있다면, 그건 정말 감사한 일이겠지, 메가트로너스. ::
:: 하지만 케이온의 검투사는 무미건조한 사서에게는 아무런 관심 없을 거야 - 특히 낭만적으로는. ::
:: 훨씬 더 나은 메크에게 흥미가 있겠지. ::
[명칭]-MG-1126.20.10
:: 마지막으로 만났을 땐 그렇지 않았던 것 같은데. ::
[명칭]-OP-0218.20.12
:: 아. ::
:: 그래도 우리는 형제 같은 사이잖아, 그렇지? ::
[명칭]-MG-1126.20.10
:: 그래. ::
:: 물론 그렇지. ::
::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가까웠던 동안 네가 전혀 관심이 없었다는 뜻은 아니잖아. ::
[명칭]-OP-0218.20.12
:: 관심... 그래. ::
:: 만약 네 질문이 그런 의미라면 생각해볼 수는 있을 것 같아. ::
:: 어디 보자. ::
:: 내가 본 바로는 너는 파트너에 대해 꽤 소유욕이 강한 편이야. ::
[명칭]-MG-1126.20.10
:: 그래, 인정하지. 그걸 깨닫는 데 특별한 관심이 필요한 건 아니었겠지만. ::
[명칭]-OP-0218.20.12
:: 그리고 너는... 흠. 어떻게 말해야 할까... ::
:: 만지는 걸 좋아해. ::
:: 너는 항상 파트너의 손을 잡고 있고 싶어해. ::
[명칭]-MG-1126.20.10
:: 그게 바로 '차지 프로토콜' 이라는 거야. ::
:: 매력 기능의 서브루틴이라고 생각해 봐. ::
:: 나는 파트너에 대한 내 의사를 확실히 해야 돼. 내 거라고 표시해야 한다고. ::
:: 내 짝이 내 거라는 건 당연한 거지 - *오직* 내 거. ::
[명칭]-OP-0218.20.12
:: 흥미롭네... ::
:: 그럼 나도 이런 차지 프로토콜을 경험하게 될까? ::
[명칭]-MG-1126.20.10
:: 그래. 최소한 공개적인 자리에서는. ::
:: 물론 네가 동의한다면 말이지. 불편하게 만들고 싶지는 않아. ::
:: 너는... ::
:: 너는 나에게 중요한 존재니까. ::
:: 나는 단순히 짜증나는 전통을 피하기 위해 우리의 우정을 망치지는 않을 거야. ::
[명칭]-OP-0218.20.12
:: 메가트로너스, 너는 우리의 우정을 망치지 않았어. ::
:: 그리고 너도 나에게 정말 소중한 존재야. ::
:: 그럼 나도 너를 만져도 괜찮은 거지? ::
[명칭]-MG-1126.20.10
:: 그렇지 않으면 조금 이상해 보일 거다. ::
[명칭]-OP-0218.20.12
:: 흠, 그건 사실인 것 같아. ::
:: 하지만 네가 불편해지는 건 원하지 않아. ::
[명칭]-MG-1126.20.10
:: 나를 불편하게 만들 일 없을 거야, 나의 기록 보관자. ::
:: 마음껏 만져도 돼. ::
[명칭]-OP-0218.20.12
:: 원하는 대로 해. ::
:: 대신 나도 그렇게 해줄게. ::
[명칭]-MG-1126.20.10
:: 좋아. ::
:: 3일 후에 올 거지? ::
[명칭]-OP-0218.20.12
:: 응! ::
:: 아. ::
:: 내가 도착하자마자 연기해야 하기 때문에 네가 이걸 미리 언급한 거구나. ::
[명칭]-MG-1126.20.10
:: 너는 정말 눈치가 빠르군. ::
:: 가장 유명한 검투사 중 한 명이 주최하는 사교 행사가 있어. ::
:: 너와 함께 참석할 수 있을 것 같아서. ::
[명칭]-OP-0218.20.12
:: 누군가는 우리가 진짜 데이트하는 줄 알 수도 있겠는걸! ::
[명칭]-MG-1126.20.10
:: [정적] ::
[명칭]-OP-0218.20.12
:: 농담이야, 메가트로너스. ::
:: 그냥 농담일 뿐이었어. ::
[명칭]-MG-1126.20.10
:: 아, 그렇군. ::
[명칭]-OP-0218.20.12
:: 어쨌든 함께 가게 되어 기뻐. ::
:: 이건 본 행사 전에 잠재적인 동반자를 소개하는 자리 같은 거지? ::
[명칭]-MG-1126.20.10
:: 그래. ::
:: 하지만 굳이 화려하게 꾸미고 오지 않아도 돼. ::
:: 파티 때를 위해 아껴둬. ::
:: 처음에는 수수해 보일수록 좋아. ::
[명칭]-OP-0218.20.12
:: 네가 원하는 대로. ::
:: 기대할게. ::
[명칭]-MG-1126.20.10
:: 나도 그래. ::
Chapter 3
Summary:
메가트로너스는 사운드웨이브를 향해 돌아섰다. "이 계획은 괜찮을 거다." 메가트로너스는 누구보다 자신을 설득하기 위해 큰 소리로 말했다. "오라이온은 그 역할을 맡은 것에 충분히 기뻐하는 것 같고, 누군가가 우리를 너무 가까이서 감시하지 않는다면 평소처럼 우리가 즐기는 모든 일상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을 거다. 그러면 별 일은 없겠지."
:: 메가트로너스: 유리한 위치를 점하려는 의도입니다. 구애하지 않고 구애. 차지하지 않고 차지. ::
사운드웨이브는 언제나 그렇듯이 그 어떤 메크보다도 통찰력이 뛰어났다.
Chapter Text
:: 이 계획: 어리석습니다. ::
"그래, 고맙군, 사운드웨이브. 잘 알고 있다." 메가트로너스는 으르렁거렸다. "하지만 네가 내 입장이었다면 어떻게 했겠나? 그런 제안을 감히 거절할 수 있었겠나?"
:: 오라이온 팩스: 사운드웨이브가 메가트로너스의 자리에 있었다면 제의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
메가트로너스는 비웃으며 사운드웨이브의 말을 외면했다. 메가트로너스는 오라이온이 숨겨진 깊은 애정 어린 마음에서 그런 제안을 했다고 믿고 싶었지만,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오라이온 팩스는 가장 친한 친구였고, 이타적인 것으로 유명했다. 오라이온은 아는 메크나 동료에게 도움을 줄 때만큼이나 낯선 메크에게도 기꺼이 도움을 주었다. 이는 분명히 메가트로너스를 위한 또 다른 이타적 행동일 뿐, 그 이상은 아니었다.
메가트로너스는 감히 그것이 다른 것일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건 요점에서 벗어난 이야기다." 메가트로너스는 말했다. "다른 파이터들은 그처럼 존경받고 매력적인 메크를 차지할 만한 실력이나 영향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걸 너도 잘 알고 있을 거다. 오라이온을 거부하는 것은 내가 저지를 수 있는 가장 큰 실수였을 거다."
:: 이 부분: 이 계획에 찬성하는 유일한 부분입니다. ::
메가트로너스는 이를 악물고 일어나 뒷짐을 진 채 방 안을 서성였다. 사운드웨이브는 근처에 앉아, 빈 바이저로 격렬하게 반대 의사를 표하고 있었다. "어떻게 이런 제안을 받아들일 수 있었습니까?" 사운드웨이브는 특유의 조용한 어조로 묻는 듯했다. "도대체 무슨 생각에 사로잡혀 이게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한 것입니까?"
메가트로너스는 속으로 자책했지만, 무엇이 자신을 사로잡았는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 자신의 신경망은 잠시 자리를 비우고 통제권을... 뭐, 놈에게 넘겨준 것이다. 에휴, 됐다. 이제 돌이키기에는 너무 늦었고, 메가트로너스는 이 터무니없는 사태의 해결책을 찾아야 했다.
보통 상황이었다면 메가트로너스는 오라이온에게 자신의 상황을 얘기하고, 똑똑한 기록 보관자였다면 무엇을 할지 물었을 것이다.
안타깝게도 이번 상황에서는 오라이온 팩스가 문제였다.
:: 오라이온 팩스: 아직도 당신의 감정을 알지 못합니다. ::
"내 감정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이 상황에서는 유리하게 쓰일 수 있다." 메가트로너스는 욱하는 마음을 간신히 억누르며 쏘아붙였다. 그렇게 말하는 걸 들으니 마음이 쓰렸다: 감정은 약점, 취약점 같은 것이었다. 경멸받아 마땅한 무언가 같은 것. "그러면 내 연기가 더 그럴듯해 보이겠지."
:: 그렇습니다 - 파티에 참여할 검투사들과 메가트로너스 자신 모두를 위한 것입니다. ::
이런, 젠장. 그는 매번 맞는 말만 한다. "나는 내 욕망에 굴복할 만큼 어리석지 않다." 메가트로너스가 쏘아붙였다. "나는 환상과 현실을 완벽히 구별할 수 있다."
:: 사운드웨이브: 의심합니다. ::
메가트로너스는 사운드웨이브를 설득할 만한 말을 할 수 없었다. 사실, 메가트로너스는 속으로 똑같은 일에 대해 스스로를 질책하고 있었다. 프라임의 자리만큼이나 간절히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메가트로너스가, 어떻게 오라이온과 두었던 그 조심스러운 거리를 유지할 수 있겠는가?
오라이온 팩스와의 로맨틱한 사이는 불가능하겠지만 메가트로너스는 여전히 그것을 갈망했다.
메가트로너스는 사운드웨이브를 향해 돌아섰다. "이 계획은 괜찮을 거다." 메가트로너스는 누구보다 자신을 설득하기 위해 큰 소리로 말했다. "오라이온은 그 역할을 맡은 것에 충분히 기뻐하는 것 같고, 누군가가 우리를 너무 가까이서 감시하지 않는다면 평소처럼 우리가 즐기는 모든 일상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을 거다. 그러면 별 일은 없겠지."
:: 메가트로너스: 유리한 위치를 점하려는 의도입니다. 구애하지 않고 구애. 차지하지 않고 차지. ::
사운드웨이브는 언제나 그렇듯이 그 어떤 메크보다도 통찰력이 뛰어났다.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메가트로너스는 망설이며 말했다. "오라이온이 그 경험을 한다면 - 오라이온과 나의 정신과 스파크가 하나가 되는 경험을 한다면 - 나와의 사이를 원하게 될지도 몰라."
:: 오라이온 팩스: 여전히 상위 카스트입니다. 메가트로너스: 이 목표를 향해 너무 멀리, 너무 빨리 나아가고 있습니다. ::
"혁명의 끝에서도 그가 나를 기다릴 거라고 감히 기대하지 못하겠군." 메가트로너스는 암울하게 말했다. "우리 전투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는 알 수 없다. 나에게 중요한 것은 지금 뿐이야." 메가트로너스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사운드웨이브의 빈 바이저를 살펴보았다. "보안 영상을 봤군. 나에 대한 그의 반응이 연기처럼 보이나?"
사운드웨이브가 답장을 보내기까지 길고 긴 침묵이 이어졌다.
:: 아닙니다. 오라이온 팩스: 진심인 것 같습니다. 예비 결론이 만족스러운지 확인하려면 더 많은 자료가 필요합니다. ::
"더 많은 자료를 얻을 충분한 기회를 갖게 될 거다." 내부 크로노미터가 울리자 메가트로너스는 말했다. "오라이온은 앞으로 30분 안에 역에 도착할 예정이다. 나는 그를 데리러 떠날 거다. 이제 너도 슬슬 가봐라."
사운드웨이브는 바이저에 미소 짓는 이모티콘을 띄우며 의기양양하게 조롱했다. :: 메가트로너스: 이 상황이 지속되는 동안 마음껏 즐겨야 합니다. 아직 할 수 있을 때. ::
메가트로너스는 주먹을 꽉 쥐고 어깨 너머로 차가운 시선을 던진 뒤, 자신의 방에서 뛰쳐나갔다.
그럴 생각이다.
메가트로너스는 평소 자신의 모습과는 전혀 달리 무려 20분이나 일찍 역에 도착했다. 메가트로너스는 시간 약속을 잘 지키는 데 자부심을 갖고 있었지만, 절망적인 모습을 보이고 싶지도 않았다. 그는 연설을 하고, 완벽해지기 위한 훈련을 하며, 승리를 위해 아레나에서 싸우는 등 할 일이 산더미처럼 많은 메크였다. 혁명을 이끌어야 했고, 낭비할 시간 따윈 없었다. 다른 메크를 기다리며 한심하게 서 있는, 지나치게 열성적인 하인처럼 굴 시간 따위는 더더욱. 메가트로너스는 그것보다 더 나은 메크였다.
아니, 그렇지 않았다. 적어도 오라이온 팩스와 관련된 일을 제외하면 그는 대부분 그것보다 더 나은 메크였다.
기차가 윙윙거리는 소리를 내며 지나가는 걸 바라보며, 메가트로너스는 자신이 기다리는 기록 보관자를 태우고 올 기차를 향해 눈을 가늘게 떴다. 그는 똑똑하고, 능력 있고, 아름다운 그 기록 보관자에게서 손을 얹어도 된다는 허락을 받은 상태였다. 원하는 만큼.
메가트로너스의 극도로 이기적인 면은 오라이온이 도착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고, 기회가 사라지기 전에 그 욕망을 가능한 한 많이 해소하고 싶어했다.
오라이온이 알아차리지 못하는 사이에 얼마나 많은 터치를 했던가? 오라이온의 허리, 엉덩이, 머리를 손가락으로 부드럽게 어루만지다가, 자신의 마음이 드러나기 직전에 손을 거두기를 몇 번이나 반복했던가? 메가트로너스는 오라이온 팩스를 너무나 오랫동안 갈망해왔기에, 그를 갈망하지 않는 감정이 어떤 것이었는지조차 잊어버릴 지경이었다, 그리고 지금...
이제 메가트로너스는 적어도 공공장소에서는 원하는 곳에 손을 얹을 수 있었다 - 하지만 사적인 자리에서는 오라이온은 여전히 예전과 같은 메크, 챔피언을 형제로 여기는 내성적이고 사려 깊은 기록 보관자였다. 메가트로너스는 불쾌한 듯 입을 비죽 내밀었다. 이 얼마나 끔찍하고 저주스러운 단어인가, 형제라니: 깊은 감정을 암시하면서도, 그 감정이 더 본능적인 갈망과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부정하기 위한 단어. 메가트로너스는 오라이온도 자신의 내면 깊숙한 곳에서 똑같은 갈망을 품고 있는지, 자신의 스파크가 오라이온을 향해 타오르듯, 오라이온의 스파크도 자신을 향해 불타고 있는지. 진심으로, 간절하게 알고 싶었다.
이제 마침내 진실을 알아낼 수 있는 순간이 찾아왔는지도 몰랐다.
빛나는 은빛 기차가 유압 장치의 쉿 소리를 내며 멈춰섰다. 메가트로너스는 필드를 넓히며 자세를 바로 했다. 메가트로너스는 눈을 이리저리 움직여 자신이 보고 싶어하는 유일한 메크를 찾았다 - 이 역에서 오랜 시간 기다려서라도 손에 넣을 유일한 메크.
오라이온은 마치 햇살처럼 환한 미소를 지으며 기차에서 걸어나왔다. 오라이온의 안테나는 인사하듯 부드럽게 움직였고, 얼굴과 머리는 오후 햇살을 받아 은빛으로 반짝였다. 강인하고 각진 얼굴은 오후 햇살 속에서 더욱 돋보였다. 오라이온의 움직임 하나하나에는 메가트로너스의 시선을 끊임없이 사로잡는 미묘한 힘과 우아함이 있었다. 오라이온은 군중을 가르며 메가트로너스를 향해 걸어왔다. 너무 빠르기도 하고 너무 느리기도 했다. 마치 메가트로너스에게 닿기를 간절히 바라면서도 어떤 힘에 붙잡혀 있는 듯했다.
물론, 그건 착각이었을지도 모른다. 메가트로너스는 군중 속을 활보하며 지나가는 메크들이 비켜주는 동안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걸어갔다. 두 메크 사이의 거리는 순식간에 좁혀졌다.
"오!" 오라이온은 메가트로너스를 바라보며 고개를 들었다. 사실 오라이온은 메가트로너스보다 그리 작지는 않았지만 메가트로너스가 오라이온을 놀리며 때때로 장난처럼 작은 기록 보관자라고 부를 만큼은 충분할 정도로 작았다. 그가 따뜻하고 진심 어린 미소를 지으며 자신을 올려다보는 그 순간 키 차이는, 정말이지 너무나 매력적이었다. "안녕, 메가트로너스. 엄청 빨리 왔네 -"
"안녕하신가, 나의 기록 보관자." 메가트로너스는 허리를 숙여 오라이온의 손을 두 손가락으로 집어들고 입가에 가져가 조심스레 입을 맞췄다.
메가트로너스가 상상해온 수많은 장면들 속에서도 오라이온이 이렇게까지 얼굴을 붉힌 적은 없었다. 오라이온은 잠시 동안 멍하니 입을 약간 벌린 채, 말도 없이 메가트로너스를 바라보았다. 너무 귀엽군.
오라이온의 통풍구가 엄청난 소리를 내며, 그에게서 뜨거운 김이 파도처럼 뿜어져나왔다. 그의 입술은 짧은 순간, 약간 풀어진 듯한 모습으로 유혹적으로 벌어졌다. 그러자 오라이온은 재빨리 입을 다물고 어깨를 으쓱하며 태연한 척 자세를 바로잡았다. "아... 안녕, 메가트로너스."
메가트로너스는 낄낄 웃으며 말했다. "요즘 인사를 두 번씩 하는 습관이 생긴 건가? 아니면 벌써 첫 인사를 잊은 건가?"
오라이온의 얼굴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나는... 조금 정신이 없었어."
"그래서 그랬군." 메가트로너스는 비밀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오라이온에게 젠틀하게 팔을 내밀었다. 그것은 길드의 의전 마스터들로부터 배운 제스처였다. 길드는 그들에게 고귀한 행동과 우아한 표현을 가르쳐 스타 검투사를 양성함으로써 상위 카스트들의 소비를 유도하려 시도했으며, 오라이온도 이 제스처를 알고 있었을 것이다. "자, 나의 친애하는 오라이온. 네가 내 곁을 떠난 시간이 너무 길었어. 내 숙소로 함께 가지 않겠나...?"
메가트로너스는 오라이온의 대답을 인내심 있게 기다렸고, 그 의미는 역 근처에 숨어 있던 기자들조차도 분명히 알아챌 수 있을 정도였다. (역에는 여러 언론사의 기자들이 있었는데, 메가트로너스가 기다리고 있을 때 그들과 그들의 미니 카메라 기계가 역 주변에 숨어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오라이온의 프레임은 다시 뜨거운 열기로 가득 찼고 오라이온의 시선에는 불안과 혼란, 그리고... 어쩌면 두려움이 섞여 있었다. 하지만 오라이온은 메가트로너스의 팔을 거절하지 않았다. 그 손을 그대로 잡았다 -
아, 오라이온은 메가트로너스의 팔 아래에 프레임을 기대고 있었다. 마치 오래전에 사라졌다가 마침내 제자리를 찾아온 작은 키블처럼. 오라이온은 메가트로너스의 옆구리에 딱 맞게, 완벽하게 들어맞았다.
이상하리만치 오라이온은 마치 원래부터 그래야만 했던 것처럼 그곳에 완벽하게 들어맞았다.
메가트로너스의 엔진이 기분 좋게 그르렁거렸고, 메가트로너스는 팔을 오라이온의 허리에 감아 오라이온을 더 가까이 끌어안았다. 메가트로너스의 회로가 행복감으로 가득 찼고, 회로가 맞닿는 곳마다 정전기가 튀었다. 마법 같았다. 행복 같았다. 절대적인 정의 같았다. 언제나 팽팽하게 긴장돼 있던 스트럿이 느슨해지고, 평화가 그의 깊은 곳부터 차오르기 시작했다. 신체적인 접촉은 언제나 중요했지만, 이건... 마치 갈증으로 죽어가던 와중 마침내 에너존 우물을 찾은 것 같은 감각이었다. 메가트로너스는 이 만족감을 다시는 놓아줄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오라이온이 그가 얼마나 놀랐는지를 눈치챘는지는 알 수 없지만 표정 하나 바꾸지 않고 부드럽게 말했다. “그래. 네 숙소로 가자.” 그리고는 수줍게 메가트로너스를 올려다보았다.
그 순간 메가트로너스의 스파크가 안쪽에서 욱신거렸다. 갈망했고 굶주렸고 거칠었다. 어떻게 이토록 가까이에 있는 오라이온 팩스를, 이토록 다정하게 자신을 껴안고 있는 그를 연인으로 원하지 않는 척할 수 있겠는가? 오라이온이 기꺼이 그를 안아주는 동안, 검투사에게 더욱 단단히 매달리며 얼굴을 메가트로너스의 옆구리에 가볍게 파묻는 상황에서 어떻게 거리를 둘 수 있을까?
마음껏 즐겨라. 마음껏 즐겨라. 더는 할 수 없을 때까지, 더는 선택지가 아니게 될 때까지 마음껏 즐겨라.
동료 검투사 샴블이 역을 빠져나오며 성큼성큼 그들 곁을 지나쳤다. 오라이온이 메가트로너스에게 기대어 있는 모습을 본 그는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고 메가트로너스와 눈이 마주치자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 샴블 역시 상위 카스트의 파트너를 구하기 위해 이곳에 온 것일지도 몰랐다. 하지만 메가트로너스는 신경 쓰지 않았다. 오로지 오라이온의 프레임에서 전해지는 따뜻함, 그리고 부드럽고 흐뭇한 감정의 진동에만 집중했다.
이렇게까지 오라이온의 필드를 강하게 느껴본 적은 없었다. 물론 오라이온은 자주 필드로 감정을 표현하곤 했다. 메가트로너스의 말에 기쁨을 표하거나, 호기심을 드러내거나, 혹은 은근한 불만을 전할 때처럼. 하지만 이건 - 이건 달랐다. 오라이온의 감정들이 파도처럼 메가트로너스를 덮쳤다. 기쁨. 불안. 슬픔. 그 모든 감정이 여운처럼 울리고, 메아리처럼 되돌아왔다. 메가트로너스는 이전에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친밀함이었다.
문득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인터페이스 중에도, 오라이온의 필드는 이렇게 느껴질까? 오라이온은 그런 친밀한 순간에 자신의 필드를 허락한 걸까? 아니면, 더 나아가 파트너에게 쾌락을 주기 위해 의도적으로 감정을 사용하고 있는 걸까?
나는 오라이온의 모든 것을 느낄 수 있다. 내가 얼마나 오라이온을 기쁘게 했는지 알 수 있다. 언제 멈춰야 하는지도 알 수 있다. 그리고 나는 그를 놀릴 수도, 괴롭힐 수도 있다. 나는 -
"오늘 오후는 유난히 조용하네, 메가트로너스." 오라이온은 장난기 어린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보통은 우리가 걷는 동안 이쯤에서 지적인 토론 한두 번쯤은 했었잖아."
메가트로너스는 눈을 깜빡이며 현실로 돌아왔다. 아, 맞다. 대화. 그것도 해야 할 일이었다. 너무 오라이온에게 몰두한 나머지 깜빡 잊고 있었다. "아. 그래. 용서해, 오라이온. 잠시 다른 생각에 빠져 있었어."
메가트로너스는 오라이온의 웃음소리를 필드를 통해 먼저 느꼈다. 기록 보관자 특유의 조심스러운 유머가 필드 속에서 잔물결처럼 번졌다. 살짝 조롱처럼 들리는 것도 사실이었지만, 메가트로너스에겐 그조차도 사랑스러웠다. "내가 방해가 되는 거야?" 오라이온은 물었다. "원한다면 돌아갈게 -"
"아니." 생각보다 먼저, 거의 본능적으로 메가트로너스의 입에서 낮고 거친 소리가 튀어나왔다. 메가트로너스의 손톱이 반사적으로 오라이온의 엉덩이를 파고들었고, 오라이온은 그것을 거의 눈치채지 못한 듯했다. 놀란 듯 눈을 깜빡이던 오라이온의 필드에 잔잔한 행복감이 피어올랐다. "아니, 여기 있어. 너는 나를 방해하지 않았어."
"그럼 너를 곤란하게 만든 거야?" 오라이온은 자신의 - 으윽 - 친구를 걱정하며 망설임과 동시에 진심 어린 존중을 담아 덧붙였다. "너한테 부담 주고 싶지 않아."
“오라이온,” 메가트로너스는 한숨처럼 화를 내뱉었다. “너는 내게 짐이 아니야. 나는 괜찮아. 괜찮다고.”
하지만 그의 말은 오라이온을 설득하지 못했다. 오히려 오라이온의 눈빛에는 더 깊은 혼란과 걱정이 스며들었다. 그는 조심스레 자신의 필드를 움츠리더니 마치 메가트로너스 곁에서 완전히 물러날 듯 그의 팔 아래에서 빠져나가려 몸을 움직였다.
그리고 바로 그 때 메가트로너스의 프로토콜이 발동되었다.
그의 HUD 시스템이 붉은색으로 불타올랐고, 메가트로너스는 오라이온을 더 가까이 끌어당겼다. 거친 손톱이 오라이온의 정교한 플레이팅에 부딪히며 불길하고 날 선 소리를 냈다. 짝.주장=떠나다, 차지 프로토콜이 활성화되자 스트럿이 불안하게 조여들고 시스템이 자동으로 반응했다. 행동.검색=나가기. 수행:방위.보호.차지.
코드가 풀리자, 메가트로너스는 깜짝 놀라 얼어붙은 오라이온 팩스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 방금 대낮의 길거리 한복판에서 오라이온을 자신의 품에 완전히 안아버렸던 것이다.
높이 들어올려 보호하듯 안긴 오라이온의 프레임은 메가트로너스의 가슴에 완벽하게 밀착되어 있었다.
메가트로너스는 눈을 깜빡이며 멍하니 상황을 인식했다. 그의 코딩은 이전엔 이런 적이 없었다. 한 번도 본능처럼 튀어나오거나 의지 없이 행동하도록 그를 사로잡은 적이 없었다. 차지 프로토콜은 과거의 파트너들과 함께 작동한 적은 있었다. 그는 언제나 어느 정도 통제할 수 있었고, 자신을 다스리며 그것들을 눌러왔다. 보호하려는 욕구, 가까워지고 싶은 욕망, 강렬한 질투심, 그리고 그가 억누르기 힘들었던 보호 본능. 그중 일부는 차지 프로토콜과는 무관한 순전한 감정이었다. 메가트로너스는 계속해서 자신을 통제하려고 노력했다 - 하지만 이건...
그의 시스템은 혼란스러웠고, 모든 라인이 과부하로 진동하고 있었다. 그리고 오라이온에게 시선을 다시 고정한 그 순간 서브루틴 하나가 스스로 실행되었다.
오라이온.팩스=짝.
오라이온은 메가트로너스를 조심스럽게 살폈다. 얼굴에는 살짝 찌푸린 표정이 떠올라 있었지만 오라이온의 눈빛은 불쾌함보다는 당황스러움에 가까웠다. 메가트로너스의 품에 안겨 있는 상황은 분명 뜻밖이었지만, 오라이온은 거기서 빠져나가려는 조급함도, 반감을 드러내지도 않았다. 오히려 메가트로너스의 눈에 비친 자기 자신의 놀란 표정을 본 순간, 오라이온은 살짝 미소 지었다. 그 표정엔 장난기가 실린 부드러운 애정이 있었다. "너는 정말 잘생겼구나, 메가트로너스." 오라이온이 무덤덤하게 말하며 그의 가슴을 톡 건드렸다. "그렇다고 내 안정기를 날려버릴 정도는 아니야. 네 도움 없이도 충분히 걸을 수 있어."
메가트로너스는 침을 삼키며 엄청난 열기를 뿜어냈다. 오라이온이 방금... 분명 그에게 추파를 던졌다. 수줍고도 자연스럽게 웃으며 건넨 말 속에는 묘한 진심이 숨어 있었고, 오라이온이 메가트로너스를 잘생겼다고 칭찬했을 때 눈빛이 아주 잠시 흔들린 것도 분명했다. 처음에는 아무리 침울해 보였던 얼굴이라도, 메가트로너스는 오라이온의 마음을 마치 어떤 글귀처럼 또렷하게 읽을 수 있었다.
이 역할을 너는 너무도 잘 해내고 있어. 너무 잘해서...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상황을 더 참기 어렵게 만든다.
메가트로너스는 보컬라이저를 리셋하고, 자존심과 평정심을 끌어모아 미소 지었다. "그래? 방금 휘청거리는 것 같던데. 그렇지 않으면 감히 내 곁을 떠나는 건 꿈도 꾸지 못 꿀걸."
"네 허락을 받아야 떨어질 수 있다니... 정말 어리석군." 오라이온은 느릿느릿 말했다. "네가 네 연인들을 그렇게 안고 다닌다면, 네 방은 늘 북적이겠어. 그들이 네 시야에서 떠나려 하기도 전에 다시 안겨 있을 테니까."
그 모든 연인들이 그런 대우를 받았던 건 아니야. 오직 너만. "나는 내 연인들을 감금하지 않아, 오라이온." 메가트로너스는 대신 웃으며 응수했다. "원한다면 지금이라도 내려줄 수 있어. 하지만... 잠깐만. 단 몇 초만이라도 내 방식대로 하게 해 줄 수 없겠나? 이렇게 너를 안고 걷는 게 쉬울 거라고 항상 생각했어."
오라이온의 필드는 마치 호수 위의 파도에 반사된 햇살처럼 정전기로 가득 차 있었다. 잠시 동안 그는 거절할 듯한 기색을 보였지만, 곧 그의 몸은 서서히 긴장을 풀었다 - 머뭇거리던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음... 뭐, 나쁘지 않겠지."
"정말 관대하군." 메가트로너스는 눈을 굴리며 살짝 비웃었다. "필요한 게 있다면 뭐든지 해줄게."
"필요한 거...? ...아." 오라이온은 잠시 망설였다. 손가락이 공중에서 어색하게 흔들리며 멈췄다. 처음에는 뻣뻣하고 어색한 태도였지만, 그것도 잠시, 메가트로너스는 그가 어떻게 그 순간을 지나고 다시 다가갈지 이해할 수 있었다. 메가트로너스는 급격하게 화를 내기 직전이었다. 어떻게 이렇게 쉽게 추파를 던지더니, 갑자기 얼어붙을 수 있을까? 그의 체구와 마음이 서로 엇갈리는 순간이었다.
오라이온은 조심스럽게 메가트로너스의 목을 두 팔로 감쌌다. 그의 몸짓은 여전히 조심스러웠고, 고개를 들어 메가트로너스를 바라보며 괜찮냐고 무언으로 묻는 듯했다. 아, 맞아, 그건... 사실 말이 되었다. 오라이온은 메가트로너스를 진심으로 존중했고 허락 없이 선을 넘고 싶지 않았다. 늘 그렇듯 메가트로너스는 먼저 최악의 결론을 내렸다. 오라이온을 이렇게 드는 것은 평소 보기 드문 일이었기 때문이다. 오라이온은 같은 카스트의 대부분의 메크보다도 체구가 컸기에, 메가트로너스는 오라이온이 어떤 느낌일지 궁금했다. 그가 자신의 힘을 어떻게 느낄지 궁금했다. 오라이온이 이 상태를 좋아할까 궁금했다.
오라이온은 숨을 깊게 내쉬며, 그 순간 메가트로너스의 가슴에 기댔다. 오라이온의 머리는 자연스럽게 메가트로너스의 어깨에 얹혔다. 그 움직임 하나하나에서, 메가트로너스는 순수한 만족감을 느꼈다. 평온함이 그를 휘감고 있었다.
"허," 오라이온은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이거... 꽤 괜찮은데, 사실."
"좋다. 다행이군." 메가트로너스의 목소리는 너무 작고, 긴장되고, 쉰 목소리였다. 메가트로너스는 위험할 정도로 너무 많은 것을 드러내고 있었고, 그도 그것을 알고 있었다. 메가트로너스는 어떻게든 생각을 다른 데로 돌려야 했다. 오라이온의 기분 좋은 무게감과 온기, 그리고 이렇게 자신의 품에 웅크리고 있는 오라이온의 완벽한 모습에서 생각을 돌릴 무언가가 필요했다. 늘 그렇듯이 메가트로너스의 신경망은 오라이온의 프레임에서 약점을 찾았다. 관절이 헐거운 곳, 미세하게 벌어진 이음새, 노출된 케이블이나 회로. 보통이라면 거기서 전투 정보를 태그하고 전술적 대응을 계산했을 것이다. 메가트로너스가 만나는 모든 존재에게 그러하듯이.
이번에는 운이 없었다. 메가트로너스의 관찰 노트는 태그가 붙어 인터페이스 아래에 보관되었다 .
믿기 어려웠다. 자신의 신경망, 그 냉정하고 효율적인 시스템이 이제는 그마저도 자신을 배신하고 있었다.
"생각보다 가볍군." 무심코 튀어나온 말이었다. 그리고 말이 끝나자마자 메가트로너스는 속으로 이를 악물었다. 왜 그런 말을 했지?
오라이온은 고개를 들고 눈썹을 찌푸렸다. "내 금속 합금은 네 것과 다르지 않아. 하지만 내 엔진이나 장갑은... 확실히 덜 튼튼하지. 아마 그게 차이점일지도 모르지."
"그럴지도." 메가트로너스는 속으로 저주를 퍼부었다. 대체 왜 이런 사소한 걸 언급한 거지? 이 분위기에서 그게 무슨 도움이 된다고? "흠... 덜 튼튼하다라." 그는 입가에 억지로 미소를 걸치며 말했다. "공공장소에서 너를 만질 땐 조심해야겠군. 실수로 전선이나 민감한 회로를 건드리는 일은 피하고 싶거든."
오라이온은 비웃듯 코웃음을 쳤다. "뭐? 난 외부에 노출된 회로나 파이프 따위는 없어. 네가 상상하는 그런 결함도 없고! 내 프레임이 전투용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그렇게 허술하진 않 -"
메가트로너스는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HUD에 관찰 노트를 남겼다. 그러고는 오라이온의 무릎 관절 근처에 튀어나온 와이어를 손가락으로 살짝 꼬집었다.
순간 오라이온의 경적이 울려퍼졌다. 크고 날카로운 소리가 메크들로 북적이는 거리 한복판을 가르며 울렸고 주변의 소음은 순식간에 가라앉았다. 모든 시선이 그들 쪽으로 쏠렸다. 오라이온은 두 손으로 입을 가린 채 얼굴을 파랗게 물들이고 있었다. 푸른 외장은 열로 인해 아른아른 떨렸고 창피함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메가트로너스는 그 모습을 잠시 바라보다가 갑작스럽게 웃음을 터뜨렸다
그가 본 것 중 가장 사랑스러운 모습이었다.
"이런, 젠장. 지금 뭐였지?" 그는 웃음을 간신히 참으며 물었다.
품위 있고 언제나 진지하던 오라이온은 손으로 얼굴을 더 깊숙이 가렸다. "그냥... 네가 갑자기 건드리니까, 깜짝 놀라서 그랬을 뿐이야..."
"놀라서? 지금 한 번 더 하면..."
"어딜 감히!" 오라이온은 외쳤다. 오라이온은 메가트로너스의 손아귀에서 프레임을 비틀며 빠져나오려 시도했지만 아무 소용도 없었다. 오라이온의 힘은 노련한 검투사의 완력과는 비교할 수도 없었다.
"불쌍한 오라이온!" 메가트로너스는 장난스럽게 말했다. "무력한 작은 기록 보관자. 완전히 내 손 안에 들어왔군."
"무력한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지," 오라이온은 눈을 가늘게 뜨고 낮게 그르렁거렸다. 오라이온의 도발에 메가트로너스의 엔진이 열망과 갈망으로 으르렁이며 응답했다. "숙소는 생략하고 바로 스파링 룸으로 가는 게 어때? 놔!"
"흠... 안 될 것 같은데." 메가트로너스는 히죽거리며 말했다. "네 노출된 전선을 더 자극하지 않았으면 해서 말이지."
오라이온은 이를 악물고 메가트로너스를 노려보더니, 그의 갑옷으로 단단히 덮인 가슴을 손가락으로 찔렀다. "시험하지 마, 메가트로너스."
"안 그러면?" 메가트로너스는 웃었다. "결투장을 예약해서 명예를 걸고 싸우자는 거야? 나는 너와 싸우고 싶지 않아. 하지만 언젠가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널 단번에 무력화시킬 수 있는 약점을 알고 있다는 건 좋은 시작이지."
"간지르기가 검투사의 전술인 줄은 몰랐는걸." 오라이온은 빈정대며 말했다. "지금까지 승리를 거두어 온 비결이 그거였나요? 케이온의 챔피언님, 이런 비열한 술수를 써왔을 거라고는 생각 못했는데요!"
"아, 하지만 나는 나의 소중한 기록 보관자를 다치게 하고 싶지 않아." 메가트로너스는 말했다. 메가트로너스의 미소가 한층 깊어졌다. 그의 목소리는 여전히 장난스러웠지만, 그 안에는 예상치 못한 다정함이 묻어나 있었다. 너무 솔직하고, 너무 부드러웠고, 너무나도 정직했다. 그럼에도 메가트로너스는 멈출 수 없었다. "그게 바로 차이점이지. 다른 메크였다면... 싸움은 피투성이가 됐을 거다. 하지만 너를 위해서라면, 단 한 방울의 에너존도 흘리지 않고 끝낼 수 있는 전술을 준비해둘 거야."
갑자기, 오라이온의 안에서 무언가가 따뜻하게 피어올랐다. 오라이온의 당혹감은 숨막힐 듯이 부드럽게 변했고, 눈동자는 메가트로너스가 한 번도 본 적 없는 빛으로 환하게 빛났다. 마치 오라이온으로부터 불꽃이 튀어나와 메가트로너스를 향해 손을 뻗는 것 같았다.
"정말 영광스러운 일이네 - 결코 가볍게 여기지 않을게." 오라이온은 그렇게 말하며 메가트로너스의 뺨을 손가락으로 쓸고 조심스레 손바닥을 그의 머리에 얹었다. "고마워, 메가트로너스."
메가트로너스의 엔진은 만족한 듯 낮게 윙 하고 울렸고 프레임은 자연스레 오라이온 쪽으로 기울었다. "천만에, 오라이온 팩스." 메가트로너스는 잠시 말을 멈추고 오라이온을 향해 장난기 어린 눈빛을 던졌다. "그리고 안심해. 이 작은 사건은 절대 잊지 않을 거야. 너도 잊지 못할 테고."
오라이온은 얼굴을 찌푸리며 입을 비죽 내밀었다. "그렇다면 그 말은 취소할게. 안 고마워, 그리고 앞으로 네가 쓴 약점을 그대로 이용해서 복수해주겠어."
"원한다면 시도해봐." 메가트로너스는 혼자 미소를 지으며, 오라이온이 실제로 도전한다면 어떨지 상상했다.
오라이온의 비죽거리는 표정에 메가트로너스는 확신을 얻었다. 마음을 바꾸기도 전에, 메가트로너스는 허리를 숙여 오라이온의 머리에 부드럽게 입을 맞추고 나지막이 속삭였다. "화내지 마, 나의 오라이온. 그냥 장난이었어."
오라이온의 입에서 작고 쌕쌕거리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아까 경적을 울렸던 그 소리를 최대한 억누른 소리 같았다. 오라이온의 프레임에서는 뜨거운 열기가 뿜어져 나왔고, 메가트로너스가 살짝 몸을 물리자 오라이온은 메가트로너스를 올려다보았다. 그 표정은 거의 - 아주 거의 - 무언가가 부족한 듯, 아름다우면서도 어쩔 줄 몰라하는 당황스러운 얼굴이었다.
메가트로너스는 오라이온의 살짝 벌어진 입술, 기울어진 턱선, 드러난 목선을 바라보며 감탄했다. 오라이온은 자신이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유혹의 화신 그 자체가 되어 있었다. 메가트로너스는 자신 안에서 굶주린 스파크가 타오르고 있는 것을 느꼈다. 오라이온을 바라보면 볼수록 스파크는 더 뜨겁게 더 높이 타올랐다.
오라이온 팩스, 언젠가, 우리 사이의 이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무언가* 가 결국 현실이 될 거야.
그리고 너랑 내가 조금 남았기를 간절히 바란다.
Chapter 4
Summary:
보안 회선
회선 1:
발신:[명칭]-재즈
수신:[명칭]-오라이온.팩스회선 2:
발신:[명칭]-샴블
수신:[명칭]-D-16 {가명:메가트로너스}
Chapter Text
보안 회선
--발신--
[ 명칭.: 재 즈 ]
라인 코드: JZ-0622.20.10
카스트: 18 (군사/정보)
--수신--
[ 명칭.: 오 라 이 온 . 팩 스 ]
라인 코드: OP-0218.20.12
카스트: 17 (학문/데이터 처리)
{특별 허가: 군사.정보.데이터}
[명칭]-JZ-0622.20.10
:: 그래서? ::
[명칭]-OP-0218.20.12
:: 재즈, 케이온에 도착한지 고작 5분 됐어. ::
:: 여기 머무는 동안 내가 뭘 했는지 알아내려고 보고서를 받고 싶은 거라면... 적어도 뭔가 생기고 나서 얘기하자. ::
[명칭]-JZ-0622.20.10
:: 제발, 팩스. 그냥 궁금한 게 죄는 아니잖아. ::
:: 네가 이게 좋은 생각이라고 생각했다는 게 아직도 안 믿겨. ::
:: 네 ‘가짜’ 작전이 네가 생각한 것만큼 가짜처럼 안 보인다는 걸 메가트로너스가 모를 거라고 진심으로 믿은 거야? ::
:: 그는 바보가 아니잖아. ::
[명칭]-OP-0218.20.12
:: 나도 알아. ::
:: 하지만 아직까지는 아무 의심도 안 하고 있어. 충분히 나를 원할 만한 상황이 몇 번이나 있었는데도 말이야. 메가트로너스가 무관심한 건 멍청해서가 아니라... 그냥 나한테 관심이 없는 거겠지. ::
[명칭]-JZ-0622.20.10
:: 낮에는 계속 통신을 주고받고, 밤에는 영상통화까지 하면서 그걸 ‘관심이 없다’ 고 하나? ::
:: 가끔 보면 너는 진짜 다른 행성에서 온 거 같아, 오라이온. ::
:: 그래서 남자친구가 역까지 마중 나오기라도 했어? ::
[명칭]-OP-0218.20.12
:: 그만해, 재즈. ::
[명칭]-JZ-0622.20.10
:: 왜? 남자친구란 말이 마음에 안 들어? ::
:: 그럼 '짝'? ::
:: ‘불타는 데이트 상대’? ::
:: ‘사랑하는 사이’? ::
:: ‘미래의 배우자’? ::
:: 자, 너한테 제일 어울리는 단어는 뭐 같아? ::
[명칭]-OP-0218.20.12
:: 그 얘기는 됐어. ::
:: 지금은 네 도움이 필요해. ::
[명칭]-JZ-0622.20.10
:: 뭐? 무슨 일인데, 무슨 사고라도 난 거야? ::
[명칭]-OP-0218.20.12
:: 아니, 아무 일도 아니야, 그냥... ::
:: 메가트로너스가... 내 손에 키스했어. ::
::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모르겠어. ::
:: 즉, 지금 상황에 *적절한* 행동이 무엇인지 진짜 감이 안 잡혀. ::
[명칭]-JZ-0622.20.10
:: 와, 진짜네. 그거면 확실하잖아. 너한테 관심 있는 거 맞아, 그렇지? ::
[명칭]-OP-0218.20.12
:: 아니, 그건 그냥... 보여주기용일 뿐이야. 진심은 아닐 거야. ::
:: 그래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
[명칭]-JZ-0622.20.10
:: 그럼 품에 안겨. 오라이온. ::
:: 분명 좋아할걸. ::
[명칭]-OP-0218.20.12
:: 아니, 그럴 리 없어. ::
:: 하지만, 내가 메가트로너스를 안고 있는 건 좋아하는 것 같아. ::
:: 지금도 내 어깨에 팔을 두르고 있어. ::
:: 그리고 나를 다시 숙소로 데려가겠다고 은근히 암시했어. ::
[명칭]-JZ-0622.20.10
:: 됐다! 그거야! 바로 그거야! ::
:: 이제 가보자, 오라이온. 멋지게 해보자! ::
[명칭]-OP-0218.20.12
:: 프라이머스시여, 재즈. ::
:: 다시 말하지만, 메가트로너스는 진심이 *아니야*. ::
:: 그저 여론을 의식하고 있을 뿐이야. ::
:: 비록 메가트로너스가 내 입을 계속 바라보고 있긴 하지만. ::
:: 평소 같았으면 내가 먼저 키스했을 거야. ::
:: ...지금 키스를 *해야* 할까? ::
[명칭]-JZ-0622.20.10
:: 말도 안 되는 소리는 집어치우고, 네 감정부터 솔직히 털어놔. ::
:: 메가트로너스가 너한테 진짜 관심 있는지부터 확인하고. ::
:: *그런 다음* 키스해. ::
[명칭]-OP-0218.20.12
:: 안 돼. 그럴 순 없어. ::
:: 그러다 모든 걸 망칠 수도 있어. 메가트로너스를 잃는다면... ::
:: 글쎄. ::
:: 어떻게 해야 할지 정말 모르겠어. ::
[명칭]-JZ-0622.20.10
:: 누가 너한테 진지한 고전 로맨스물에 나오는 주인공 같다고 안 해줬냐? ::
:: 고대 신화 속 운명적인 사랑 같은 그런? ::
[명칭]-OP-0218.20.12
:: 들어본 적 있는 것 같기도 해. ::
:: 하지만 메가트로너스는... 내가 평소 연인들한테 하던 걸 좋아할 타입이 아니야. ::
:: 그는 나를 사탕과 꽃에 약한 메크로 보지 않거든. ::
[명칭]-JZ-0622.20.10
:: 그럴지도 모르지만, 감정 표현은 좋아하지. 그리고 너는 그걸 꽤 잘하잖아, 오라이온. ::
[명칭]-OP-0218.20.12
:: 아마도. ::
:: 오. ::
[명칭]-JZ-0622.20.10
:: 뭐야? 뭔데? ::
::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거야?! ::
[명칭]-OP-0218.20.12
:: 내가 돌아가야겠냐고 물었는데, 내가 움직이려 하자 메가트로너스가 나를 뒤에서 잡아당겼어. ::
:: 지금은 나를 들어서 안고 있어. ::
:: 나... 이게 무슨 뜻인지 모르겠어. ::
[명칭]-JZ-0622.20.10
:: 프라이머스시여, 오라이온. 그 말은 그가 너한테 완전히 빠졌다는 뜻이야. ::
:: 어서 말해. 지금이야. ::
[명칭]-OP-0218.20.12
:: 나중에. ::
:: 지금 이 순간은 그냥 이대로 있고 싶어. 망치고 싶지 않아. ::
[명칭]-JZ-0622.20.10
:: 설마 지금 껴안고 있는 거야? ::
[명칭]-OP-0218.20.12
:: ...그럴지도. ::
[명칭]-JZ-0622.20.10
:: 그럴 줄 알았어. 벡터 시그마. ::
:: 근데 진심으로 대단하긴 하다. 너를 그렇게 들어올리다니. 너는 작은 메크가 아니잖아. ::
[명칭]-OP-0218.20.12
:: 맞아. 메가트로너스는 정말... 커. 나보다 훨씬. 그리고... 강해. ::
:: 그냥... 엄청나게 강해. ::
:: 응. ::
[명칭]-JZ-0622.20.10
:: 벡터 시그마, 오라이온. 그냥 한 번 기절해버려 보는 건 어때? ::
:: 파티는 언제 시작이랬지? ::
[명칭]-OP-0218.20.12
:: 한 달도 채 남지 않았어. ::
:: 음. 재즈... 내가 실수로 경적을 울렸는데 이 상황을 어떻게 수습할 수 있을까? ::
[명칭]-JZ-0622.20.10
:: 뭐라고, 팩스? 진짜, 너는 나를 참을 수 없게 만들어. ::
[명칭]-OP-0218.20.12
:: 내 잘못이 아니야! 메가트로너스가 나를 놀렸단 말이야! 무릎 관절 근처에 있는 와이어를 건드렸는데, 그게 감각 회로랑 충돌해서... ::
[명칭]-JZ-0622.20.10
:: 간지럼 타는 거, 메가트로너스도 이제 알겠네. ::
[명칭]-OP-0218.20.12
:: 그래, 맞아. ::
:: 운이 좋으면 프라임이 에테르에서 내려와 날 벌할지도 모르지. ::
:: 재즈, 제발... 원래 이런 상황 수습 잘하잖아. ::
:: 너는 원래 플러팅의 달인이었잖아. ::
:: 도와줘? ::
[명칭]-JZ-0622.20.10
:: 이번 달... 정말 아주 긴 한 달이 될 것 같지 않아? ::
보안 회선
--발신--
[ 명칭.: 샴 블 ]
라인 코드: SH-1004.20.13
카스트: 0 (산업/공장 근로자)
--수신--
[ 명칭.: D - 1 6 ]
{ 가명.: 메 가 트 로 너 스 }
라인 코드: MG-1126.20.10
카스트: 0 (산업/광부)
[명칭]-SH-1004.20.13
:: 오늘 아침, 너랑 사서가 같이 있는 걸 봤어. 끔찍할 정도로 편안해 보이더군. ::
:: 역에서 그가 너를 껴안고 있는 것도 봤지. ::
[명칭]-MG-1126.20.10
:: 그래, 잘 봤겠지. ::
:: 네 시선은 눈에 띄더군. ::
:: 네 윙크는 마치 초신성처럼 미묘했다. ::
[명칭]-SH-1004.20.13
:: 그냥 축하해주려는 거야. ::
:: 드디어네. ::
:: 얼마나 걸렸지? 수십 년은 됐잖아? ::
:: 솔직히 말해 네 매력도 다한 줄 알았거든. ::
[명칭]-MG-1126.20.10
:: 네 바람대로 내가 매력을 잃었기를 *바라고* 있었겠지. ::
:: 착각이란 게 얼마나 어리석은지 다시 깨닫게 됐겠군. ::
[명칭]-SH-1004.20.13
:: 네가 뭘 잘못하고 있는지 궁금해한 건 나만이 아니었어. ::
:: 우리 전부, 네가 언제쯤 그 메크랑 밤을 보낼지 내기하고 있었거든. ::
[명칭]-MG-1126.20.10
:: 그래? ::
:: 내 사생활이 검투사들 사이에서 그렇게 인기 있을 줄은 몰랐군. ::
[명칭]-SH-1004.20.13
:: 잘 봐, 끊임없이 네 주위를 맴도는 예쁜 메크가 있었는데도 손도 안 댔잖아. 그게 신기했던 거지. ::
:: 솔직히 낭비처럼 보였어. ::
[명칭]-MG-1126.20.10
:: 만약 네가 다시 오라이온 팩스를 *그런 식으로* 말한다면, 내가 직접 너를 찢어버리고 스크랩릿 소굴에 던져버릴 거다. ::
:: 이해했나? ::
[명칭]-SH-1004.20.13
:: 와, 화났네. ::
:: 진정 좀 해. ::
:: 어차피 그는 네 짝도 아니잖아. ::
[명칭]-MG-1126.20.10
:: 그가 내게 어떤 존재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
:: 중요한 건 그가 *나의 것* 이라는 거다. ::
:: 그리고 난 그 누구에게서든 내 것을 지킬 거다. 검투장에서처럼 말이지. ::
:: 그에게 손대지 마라. 그러면 문제도 없을 테니까. ::
[명칭]-SH-1004.20.13
:: 좋겠네. ::
:: 챔피언이 되면 원하는 걸 다 가질 수 있으니. ::
[명칭]-MG-1126.20.10
:: 너는 내가 가진 것을 이룰 힘도 능력도 없다. ::
:: 나는 광산 깊은 바닥에서 내 힘으로 직접 기어나와 여기까지 왔다. ::
:: 내가 지금 무엇을 가졌건 네 천 배 이상은 될 거고. ::
:: 네가 왜 아직도 여기 머물러 있는지나 고민해 봐라. ::
[명칭]-SH-1004.20.13
:: 너는 특별하지 않아, 메가트로너스. ::
:: 무슨 타락한 신 같은 존재도 아니고. ::
:: 너도 우리하고 똑같이 이름 없는 산업용 메크일 뿐이야. ::
:: 그리고 말인데, 만약 네가 챔피언 자리에서 내려와도 그가 곁에 있어줄 거라 믿는다면 곧 크게 실망하게 될 거다. ::
:: 그는 지루해할 거고 몇 달 안에 다른 메크에게 갈 거라고 확신해. ::
:: 다른 메크들처럼. ::
[명칭]-MG-1126.20.10
:: 참 꼴사납게 같잖은 질투 같은 것에나 빠져있군. ::
:: 그렇게 생각한다면 오라이온 팩스를 전혀 모르는 거다. ::
[명칭]-SH-1004.20.13
:: 곧 알게 될 거라고 생각해, 그렇지 않아? ::
:: 두고 보자고, *D-16*. ::
:: 마음껏 즐겨봐. ::
Chapter 5
Summary:
"좋아." 메가트로너스는 그의 허리에 팔을 두르고, 살짝 엉덩이를 툭 쳤다. "문제의 오일 바는 바로 저기고, 내가 보기엔 벌써 좀 늦은 것 같아. 다행히 우리는 격식 있게 눈에 띌 수 있겠지. 내 옆에 바짝 붙어서 날 좋아하는 것처럼 행동해 줘."
오라이온은 메가트로너스를 수줍은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메가트로너스, 나는 너를 정말 좋아해."
메가트로너스는 웃었다. "무슨 말인지 알잖아."
Chapter Text
쨍그랑!
오라이온의 시야가 픽셀화된 불꽃놀이처럼 터지며 번쩍였고, 비틀거리며 뒤로 넘어졌다. 잠시 후 감각 회로가 다시 작동하며 통증 신호와 찌그러진 플레이팅 및 자가 수리 프로토콜에 대한 경고를 동시에 띄웠다. 오라이온은 고개를 가볍게 흔들고는 아파오는 턱을 만지기 위해 손을 뻗었다.
바로 방금 메가트로너스가 날린 믿을 수 없을 만큼 강력한 펀치가 꽂힌 그 턱이었다.
"아야," 오라이온은 충격에 휩싸인 채 중얼거렸다.
스파링 링 건너편에서 메가트로너스는 움직이지 못한 채 얼어붙어 있었다. 그 역시 오라이온만큼이나 놀란 기색이었다. 넓게 뜬 파란 눈에 비친 건 손상된 오라이온의 플레이팅, 펀치를 맞고 바닥을 미끄러진 자국, 그리고 지금은 웅크린 채 쓰러져 있는 오라이온의 모습이었다. 곧 메가트로너스가 정신을 차리고 움직이기 시작했고 오라이온을 안으려는 듯 필드가 열렸다. 그는 급히 오라이온에게 다가가, 무릎을 꿇고 두 손으로 그의 얼굴을 감싸쥐었다. 조심스럽게 상처 부위를 들여다보는 그의 손끝엔 두려움이 어려 있었다.
"프라이머스, 오라이온, 미안해." 메가트로너스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렇게 세게 칠 생각은 아니었어. 많이 아파?"
"조금," 오라이온은 건조하게 말했다.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은 들었지만, 그게 내가 네 분노의 대상이었기 때문일 줄은 몰랐지. 포옹이 그렇게 맹렬한 스파링으로 이어질 줄 알았더라면, 좀 더 대비했을 텐데."
메가트로너스는 씁쓸하게 웃으며, 열을 머금은 숨을 내쉬었다. "이건 오늘 아침 일이랑은 관계없어." 그는 얼굴을 찡그리며 잠시 생각에 잠긴 듯 침묵하더니 조심스레 말을 이었다. "거의, 어쨌든. 가만히 있어봐. 좀 따끔거릴 거야."
그러고는 손끝에 힘을 주어 오라이온의 금속 턱을 눌러 손상된 부위를 제자리로 맞췄다. 그야말로 검투사들이 애용하는 만병통치약 같은 응급처치였다. 빠르고 효과는 있지만... 꽤 아팠다.
"아야," 오라이온은 여전히 얼얼한 얼굴을 문지르며 다시 한 번 신음했다. "거의? 진정한 굴욕을 당한 건 네가 아니라 나야 - 그 점은 꼭 기억해두시길."
메가트로너스는 낄낄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나 오라이온에게 손을 내밀었다. "네가 경적을 울렸던 건 제쳐두고서라도, 오늘 아침엔 그다지 창피한 일은 없었지."
"없었다고? 그럼 왜 거의라고 말한 거지?" 오라이온은 그의 손을 잡으며 몸을 일으켰고, 메가트로너스는 그를 힘껏 끌어당겼다. 두 손이 맞닿자 메가트로너스의 힘 있는 손길에 오라이온은 스파크가 조여드는 느낌을 받았다. 그 힘에 못 이겨 그는 너무 가까이 당겨졌고, 잠시 동안 둘은 가슴이 맞닿은 채 서로를 마주 보았다. 두 개의 동체가 덜컹거리며 충돌했고, 충격으로 작은 페인트 조각들이 떨어져 나가 메가트로너스의 은빛 동체 위에 붉은 흔적을 남겼다. 마치 -
...아니. 오라이온은 마음속 상상을 끊어냈다. 지금처럼 필드가 겹쳐 감정이 그대로 전달되는 상황에서, 메가트로너스가 그런 감정을 느끼게 할 수는 없었다. 대신 그는 얼굴이 달아오르는 걸 느끼며 조심스럽게 한 발자국 물러섰다. 머물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그 거리만큼은 유지해야 했다.
연인이자 친구로 남는 건 참 가혹한 일이야. 한쪽 역할은 절대로 내 것이 될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
메가트로너스는 손을 등 뒤로 젖히고 살짝 씁쓸한 콧노래를 흘리며 오라이온을 놓아주었다. "상황은 오늘 아침과 별로 관련이 없어." 말투가 한층 어두워지며 메가트로너스의 표정에 그늘이 드리워졌다. "다른 검투사 중 한 명이 우리가 함께 있는 걸 보고... 나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게 적절하다고 생각했던 모양이야. 스파링 중에 그 통신이 집중을 방해했고 - 그래서 네 얼굴에 불필요한 타격을 입힌 것 같아. 미안해, 오라이온. 다음부턴 더 조심할게."
오라이온은 잠시 상상해보려 했다. 그 '검투사' 라는 메크가 감히 케이온의 챔피언, 무패의 메가트로너스에게 그런 메시지를 보낼 정도로 담대한 존재일 수 있을까? ...도저히 상상할 수 없었다. 그 메크가 최소한 그런 무모한 짓을 벌일 만큼의 명성을 갖고 있기를 바랄 뿐이었다.
"정말... 대담하네." 오라이온은 작게 웃으며 말했다.
메가트로너스는 웃음을 터뜨리며 방금 전까지 자신을 짓누르던 분노를 말끔히 걷어냈다. "대담하고... 멍청하지." 메가트로너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메크는 내가 평소에 어울리는 쪽은 아니야. 오늘 전까지만 해도 그냥 행사장에서 한두 마디 나누는 수준이었지. 곧 조용히 있었으면 좋았다고 후회하게 될 거야."
오라이온은 궁금증을 억누르며 침을 삼켰다. 그 검투사가 도대체 무슨 말을 했기에 메가트로너스가 이렇게까지 흔들린 걸까? 그가 단순히 말을 걸었다는 사실이 불쾌했던 걸까? 아니면 자신과 메가트로너스 사이에 어떤 애착이 있다는 걸 눈치챘다는 그 인식 자체가 더 큰 문제였던 걸까?
곰곰이 생각할수록 후자가 더 설득력 있어 보였다. 두 메크는 언제나 가까운 사이였지만 동시에 항상 거리를 두고 있었다; 친구였고, 동료였고, 공동 리더였지만 그 이상은 아니었다. 그러나 지금, 마치 자신이 메가트로너스의 것이라도 되는 듯 행동한 그로 인해, 메가트로너스는 진정한 짝이 될 수 있었을지도 모를 메크를 찾을 기회를 잃어버린 것이다. 게다가 오라이온의 존재 자체가 그를, 메가트로너스를 조롱의 대상으로 만들고 있었다.
오라이온은 미래를 떠올렸다. 그들의 관계에 얽힌 거짓말이 초래할 혼란을 상상하며,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큰 실수를 저질렀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밀려왔다.
"메가트로너스, 혹시 너에게 부정적인 여론이 몰린다면 공공장소에서 억지로 행동을 바꿀 필요는 없어." 오라이온은 조심스레 말을 꺼내며, 메가트로너스의 어깨 위에 손을 올렸다. "내가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면..."
메가트로너스의 눈이 번쩍이며 강렬한 빛을 뿜었다. "네가 문제를 일으킬 때는 단 하나뿐이야, 나에게 충분한 애정을 주지 않을 때." 메가트로너스는 낮고 위협적인 목소리로 으르렁댔다. "걱정하지 마, 오라이온. 괜찮아. 사실 나는 지금이 더 좋아."
지금이 더 좋아. 그 말에 오라이온의 시야가 아득해졌다. 프레임에 따스한 열기가 돌았고, 어쩔 수 없이 미소가 피어올랐다.
"나도 그래," 오라이온은 부드럽게 말했다.
그러나 그 순간, 자가 수리 프로토콜이 다시 작동하면서 얼굴 아래의 멍든 회로와 금속이 움찔거리기 시작했다. 오라이온은 깜짝 놀라며 반사적으로 상처 부위를 문질렀다. "내일 아침엔 꽤 아프겠는걸?"
메가트로너스는 얼굴을 찌푸리더니, 조심스레 손을 뻗어 오라이온의 뺨을 쓰다듬었다. "지금도 많이 아파?"
"아프긴 한데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거야." 이런, 프라이머스시여. 이 손길이 이렇게 좋을 줄이야. 프레임 깊숙이까지 퍼지는 그 따뜻함에 그는 더 많은 접촉을 갈망하고 있었다.
카드를 잘 꺼내면 더 많은 걸 얻을 수도 있어.
오라이온은 눈에 살짝 장난기를 띄우며 진지한 표정으로 메가트로너스를 올려다보았다. "있잖아, 황무지에서 들은 옛날 전설 같은 이야기인데... 부상 부위에 적절한 관심을 받으면 자가 수리 프로토콜이 더 빠르게 작동한다더라."
메가트로너스는 어리둥절한 듯 눈썹을 찌푸렸다. "무슨 종류의 관심 말이야?"
오라이온은 말없이 고개를 돌려 두 손가락으로 자신의 뺨을 살짝 두드렸다. 마치 조용하지만 명확한 지시처럼.
메가트로너스의 표정이 서서히 풀렸다. 놀람과 즐거움이 뒤섞인 눈빛이 메가트로너스의 얼굴에 번졌고 그의 목소리는 한층 부드러워졌다. "너는 내가 - 아... 뭐라고 해야 하지 - 키스로 낫게 해주길 바란다는 건가?"
오라이온은 아무 말 없이 그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그리고 이번에는 좀 더 단호하게, 다시 뺨을 두드렸다.
"믿기 힘들군," 메가트로너스는 짧게 웃으며 머리를 저었다. "그럼 이리 와 봐."
오라이온은 미소를 머금은 채 한 걸음 다가섰다. 메가트로너스의 필드 안으로 들어오며, 딱 알맞은 각도로 고개를 기울였다. 그 순간 메가트로너스는 마치 회로가 멈춘 듯 움직이지 못한 채 그를 바라보았다. 오라이온은 뭘 상상하고 있을까?
더 이상 생각할 겨를도 없이 메가트로너스는 조심스럽게 손을 뻗어 오라이온의 머리를 감쌌다. 가까이 기대자 눈이 어두워졌다. 메가트로너스의 엄지손가락이 오라이온의 입술을 스쳤고 무언의 질문처럼 아주 살짝, 조심스레 - 그리고 마침내 메가트로너스의 입술이 오라이온의 뺨에 부드럽게 닿았다. 한 번. 그 다음은 두 번째. 그리고 세 번째. 정전기 같은 떨림이 오라이온의 프레임을 타고 퍼져나갔다: 오라이온이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부드럽고,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진심 어린 키스였다.
그 때 메가트로너스는 조심스레 물러섰다. 메가트로너스의 시선은 오라이온의 입술에 머물렀고, 그 거리는 너무나도 가까웠다. 시간이 멈춘 듯한 정적 속에서 오라이온은 자신의 통풍구가 요란하게 울리는 것을 느꼈다.
메가트로너스는 미소 지으며 마지막으로 오라이온의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춘 후 마지못해 손을 거두었다.
"그래서," 메가트로너스는 눈빛을 밝히며 물었다. "조금은 나아졌어?"
"응." 오라이온은 입술을 만지고 싶은 충동을 꾹 눌렀다. "한 판 더 할까? 아니면 오늘은 여기까지?"
"그러고 싶지만, 오늘 밤 파티에 가야 해." 메가트로너스는 말했다. "내일은 좀 더 전력을 다해줬으면 좋겠군, 나의 기록 보관자. 오늘은 나한테 전혀 위협적이지 않았어."
"반면에 너는 나에게 꽤 위협적이었지." 오라이온은 비꼬듯 말했다. "며칠간 턱이 욱신거리겠는걸."
"자가 수리 프로토콜 활성화에 도움이 필요하면 내가 어디 있는지 알 수 있을 거다." 메가트로너스는 씩 웃으며 뒤돌아섰고, 손짓으로 오라이온을 따라오게 했다. 오라이온은 그 자리에 얼어붙은 듯 멈춰서서 검투사를 훑어보며 걸어갔다. 맙소사, 메가트로너스는 정말 아름다웠다. 자신이 얼마나 아름답고, 얼마나 강력하고, 얼마나 잘생겼는지 알고 있을까? 오라이온은 넓은 어깨부터 날렵하게 조여진 허리, 그리고 아래로 이어지는 메가트로너스의 정교한 프레임의 이음새 하나하나까지 바라보지 않을 수 없었다. 오라이온의 프레임은 속에서부터 뜨거워졌고, 찌릿한 열기가 그를 덮쳤다. 오라이온은 억지로 시선을 돌리며 서둘러 걸음을 재촉했다.
그 감정의 흔적이 메가트로너스에게 감지되기 전에, 어떻게든 사라지길 바랐을 뿐이다.
"우리가 참석할 파티에 대해 말해줘." 마침내 검투사와 눈이 마주치자 오라이온이 말했다. "무슨 일이 있을지에 대해선 거의 말 안 해줬잖아."
"큰 기대는 하지 마." 메가트로너스의 말투는 경멸을 숨기지 않았다. "이건 지역 오일 바에서 열리는 갈라 행사보다 훨씬 가벼운 모임이야. 메인 홀은 사교 공간으로 쓰일 거고, 바에서는 중고급 주류를 판매할 거야 - 싸고 형편없지만 풍족하게 제공될 거야. 1층의 일부 방은 게임룸으로 지정될 거야. 도박도 가능하지만... 스윈들 근처에선 눈 깜짝할 사이에 다 털릴 수도 있으니 조심하는 게 좋아. 위층의 다른 방들은... 보다 사적인 용도로 열려 있을 거고." 메가트로너스는 그 말을 둘 사이에 끄집어내며, 어떤 사적인 용도로 쓰는 건지 짐작할 수 있도록 했다. "초대받은 건 이번 시즌에 성과를 낸 검투사들이고, 대부분은 자기만의 데이트 상대를 동반해서 올 거야. 다른 선수들과 비교당하고, 서로를 저울질하게 될 거야.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는 - 눈에 띄고, 주목받고, 그 다음에 떠나는 것. 오래 머물 필요는 없어"
스파링 링을 벗어나 거리로 나서자, 오라이온은 문득 실망스러운 기분이 들었다. 메가트로너스는 정말로, 자신 같은 뻣뻣하고 재미없는 사서와 함께 파티에 가고 싶은 걸까? 아니면 진심은... 동료 검투사들 속에서 자유롭게 어울리고, 농담을 나누고, 원하는 상대를 초대해 밤을 보내고 싶을까?
아마 그는 내가 재미를 모른다고 생각하는 거겠지.
"겉보기엔 다소 둔하고, 사교성 없어 보일 수는 있어도... 나도 파티에서 나름 괜찮은 동반자가 될 수 있어." 오라이온은 건조하게 말했다. 자신이 느낀 만큼 상처받은 것처럼 들리지 않기를 바랐다. "상상하기 힘들겠지만, 가끔은 - 아, 뭐라고 해야 할까 - 재미를? - 느끼는 것도 좋아해. "
메가트로너스는 오라이온의 안테나 끝을 손가락으로 살짝 만지며 낄낄 웃었다. "나는 단 한 번도 그렇게 생각해 본 적 없어, 나의 기록 보관자." 메가트로너스는 말했다. "네가 어떤 결점을 가지고 있든, 나는 네가 둔하다거나 사교성이 없다고 생각하지 않아. 이 모임에 오래 있고 싶지 않은 이유는, 그런 게 아니야. 그저, 네가 내 곁에 있을 때면, 나는 그 시간을 너와만 보내고 싶을 뿐이야 - 오직 너하고만. 이 메크들은 매일 보는 경쟁자들이고, 내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냐. 하지만 너는..." 그는 오라이온의 허리를 감싸 안으며, 뜨거운 눈빛으로 마무리했다. "너는 내게 특별한 존재야. 귀중하고, 소중하고... 그래서 다른 누구에게도 그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아."
오라이온의 얼굴에 천천히 열기가 번졌다. 가슴 속에서는 스파크가 터지듯 작고 밝게 타올랐다. 그건 고백처럼 달콤하고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진심이었다.
거의.
오라이온은 미소 지으며 메가트로너스의 품에 몸을 기댔다. "그래, 네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나도 오래 머물 생각은 없어."
"좋아." 메가트로너스는 그의 허리에 팔을 두르고, 살짝 엉덩이를 툭 쳤다. "문제의 오일 바는 바로 저기고, 내가 보기엔 벌써 좀 늦은 것 같아. 다행히 우리는 격식 있게 눈에 띌 수 있겠지. 내 옆에 바짝 붙어서 날 좋아하는 것처럼 행동해 줘."
오라이온은 메가트로너스를 수줍은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메가트로너스, 나는 너를 정말 좋아해."
메가트로너스는 웃었다. "무슨 말인지 알잖아."
나는 너를 로맨틱하게 좋아해. 그 말은 끝내 입 밖으로 나오지 못했다. 대신 그는 이렇게 말했다. "오늘 밤 나는 내가 가장 반짝이고, 사랑하고, 사랑받는 메크가 되도록 해볼 거야." 그는 대신 말했다. "너도 그에 걸맞은 보답을 해줘야 해."
"내가 너를 사랑한다는 걸 의심하는 건가, 오라이온? 그렇다면, 내 감정을 전달하는 데 완전히 실패한 셈이군." 메가트로너스는 오라이온에게 미소를 지었고, 그 말에 오라이온의 다리는 무겁게 흔들렸다. 충격과 압도적인 감정, 그리고 절박하고 고통스러운 갈망에 빠진 듯했다.
"무슨 말인지 알잖아," 오라이온은 중얼거렸다. 그리고 자신도 모르게 말을 잇고 말았다.: "하지만... 그 감정에 익숙해지기 위해서라도 다시 나한테 키스하는 게 좋을 것 같아."
메가트로너스는 걸음을 멈췄다. 마치 프로세서에 오류가 발생한 듯 전혀 예상치 못한 입력을 처리하지 못하고 있는 듯한 표정이었다.
오라이온은 바닥에 녹아내리거나, 사라지거나, 아니면 행성 지각의 불타는 틈으로 떨어져 다시는 돌아오지 않고 싶었다. "아... 그게... 왜 그런 말을 했는지 모르겠어. 그냥 잊어버려 -"
그러나 메가트로너스의 눈이 가늘어지며 번뜩이는 것을 보고, 오라이온은 본능적으로 알아챘다. 오, 안 돼. 나는 도전장을 내민 셈이야. 메가트로너스는 절대 도전을 무시하지 않아. 오라이온이 온전히 생각해낼 수 있었던 유일한 생각이었다. 다음 순간, 메가트로너스는 오라이온의 손목을 잡아챘고 턱을 단단히 쥐어 들어 올렸다. 오라이온의 통풍구가 멎었다. 눈이 확장되었다가 흐려졌다. 메가트로너스가 숨결이 닿을 거리까지 다가오자 오라이온은 눈을 깜빡일 새도 없이 그에게 붙들렸다.
오라이온은 눈을 깜빡였고, 모든 게 끝났다. 메가트로너스의 키스는 깃털처럼 가벼워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너무 빨라서 오라이온의 감각 기관은 거의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였다. 오라이온의 프레임 전체가 순간적으로 놀라 삐 소리를 내며 작동했고, 메가트로너스가 물러서자 오라이온은 충격과 실망이 뒤섞인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
"됐다." 메가트로너스는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만족스러운가?"
그 표정은 말 그대로 잘했다고 자랑스러워하는 얼굴이었다. 오라이온은 얼굴을 찌푸리며 팔짱을 끼었다. "그 정도면 적당한 것 같네."
메가트로너스는 마치 뺨을 맞은 듯 한 발 물러섰다. "적당하다고?"
오라이온은 어깨를 으쓱하며 돌아서서 다시 걷기 시작했다. "적당해." 오라이온은 반복했다. "점수로 매기자면... 글쎄, 1점에서 10점 사이면 3점쯤? 관대하게 보면 4점 - 그런데 굳이 관대해질 필요는 없을 것 같아. 이제 갈까?"
뒤에서 메가트로너스가 낮게 아주 깊게 으르렁거렸다. 얼마나 강렬하게 으르렁거렸는지, 오라이온은 몇 미터 떨어진 거리에서도 그 분노의 열기를 느낄 수 있었다. 오라이온은 신경을 곤두세웠다. 내가 일부러 그런 건가? 아니면 정말 어리석은 선택을 한 건가? 오라이온은 아직 확신하지 못했다.
발 아래 땅이 갑자기 떨리면서 오라이온은 불안정해졌다. 걸음걸이. 메가트로너스의 걸음걸이. 오라이온이 프레임을 돌리려 했지만 너무 늦었다.: 메가트로너스의 손이 팔에 닿았고 그 다음 순간 강하게 당겨졌다. 오라이온은 중심을 잃고 몸이 휘돌았다. 그리고 금속이 금속에 부딪히는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메가트로너스의 거대한 프레임에 충돌했다. 충격에 오라이온의 가슴에서 페인트 조각이 떨어졌고, 그 조각들이 메가트로너스의 흉부에 흩어졌다. 오라이온은 고개를 들었다. 메가트로너스가 가까이 다가오는 것을 보자, 하려던 말을 내뱉기도 전에 목소리가 뚝 끊겼다. 바로 거기에, 어둡고 단호한 눈빛으로 오라이온 위쪽에 있었다.
젠장.
"적당한 걸로는 안 되겠는데." 메가트로너스는 오라이온을 바라보며 말했다. "난 언제나 최고가 아니면 만족하지 않아. 특히, 이런 순간이라면 더더욱. 그러니, 나의 오라이온. 다시 한번, 제대로 해보자.”
오라이온은 입술을 달싹이며 침을 삼켰다. "네가 원하는 대로."
메가트로너스는 활짝 웃으며 송곳니를 드러내며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 메가트로너스는 오라이온의 허리를 꽉 붙잡고 오라이온이 쓰러져 땅에 부딪히고 더 많은 멍이 들 것이라고 확신할 때까지 깊숙이 밀어 넣었다. 오라이온은 거의 항의, 경고, 애원하는 듯한 목소리를 낼 뻔했다. 하지만 말을 꺼내기도 전에 메가트로너스는 그를 잔혹하고 소유욕 넘치는 키스로 압도했다. 오라이온은 숨을 헐떡이며 메가트로너스의 어깨와 머리를 움켜쥐었다. 잠시 오라이온은 안정적인 자세를 찾으려 애썼고, 메가트로너스의 품에 안겨 균형을 잡으려 애썼다... 하지만 메가트로너스가 오라이온의 아랫입술을 자신의 혀로 쓸어내리는 순간, 그건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다.
젠장. 나는 이 흐름 속으로 곧장 뛰어들어 그가 원하는 곳 어디든 나를 쓸어가게 두겠다.
오라이온이 입술을 벌리자 메가트로너스의 엔진이 승리의 함성을 지르며 으르렁거렸고, 프레임은 온통 굉음을 냈다. 메가트로너스는 자세를 바로 하고 오라이온을 끌어안고 머리 양쪽을 붙잡았다. 오, 다시 메가트로너스의 혀가 오라이온의 혀를 희롱했고, 송곳니가 오라이온의 아랫입술을 잡아당겼다. 오라이온의 안정기가 다시 움직였다. 오라이온은 이 키스가 자신의 얼굴을 더 움푹 패게 만들지 않을까 어렴풋이 생각했다. 하지만 오라이온은 개의치 않았다. 영원히 이렇게, 강하고 빠르고 잔혹하게, 누가 자신을 차지했는지조차 의문이 사라질 때까지 키스를 받고 싶었다. 오라이온은 완전히 취한 채, 온 힘을 다해 키스에 응했다. 그들 주변의 세상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고, 우주는 메가트로너스와 자신에게로 좁아졌다. 마치 그들 주변의 도시, 행성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오라이온은 오랫동안 별을 본다는 은유가 다소 과장된 표현이라 여겨왔지만... 별을 본다는 그 말이야말로 이 감정을 가장 정확히 설명할 수 있는 말이라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었다.
메가트로너스는 격렬했던 기세를 서서히 늦추고, 마침내 조심스럽게 거리감을 두었다. 메가트로너스의 쿨링팬이 거칠게 회전하며 흔들리는 소리를 냈다. 오라이온의 내부도 비슷했다. 서로의 리듬이 공명하듯 울려 퍼졌다. 메가트로너스는 오라이온을 완전히 일으켜 세워, 오라이온이 경험한 가장 황홀한 키스를 한 후 발걸음을 다시금 제대로 떼도록 도왔다.
"됐어." 메가트로너스는 거칠게 말했다. "이번에는 몇 점이었나?"
10점 만점에 1,000점이었다. "조금 나아졌지." 오라이온도 거칠게 말했다. "몇 점 정도."
메가트로너스는 눈을 굴렸지만, 입가에 살짝 띤 미소는 기쁜 기색을 드러냈다. "넌 프라임보다도 더 까다로운 상대군." 메가트로너스는 말했다. "가자, 오라이온. 더 이상 지체할 시간 없어. 어서 끝내자, 알았지?"
그 말에 오라이온의 스파크가 순간 움찔했지만, 이내 그는 차분히 고개를 끄덕이며 그 옆에 섰다. 그의 발걸음은 흔들리지 않았다. "물론이야, 메가트로너스. 네가 원하는 대로."
메가트로너스가 바에 들어서자, 수백 명의 함성이 그를 맞이했다. 모두가 그의 이름을 외치며 챔피언을 응원했다. 메가트로너스는 미소를 지으며 손을 들어 인사했다. 환호성이 점점 커져가는 가운데 그의 필드에는 자부심과 기쁨이 가득했다. 그 함성은 동료 검투사들 사이에서도 믿기 어려울 정도였다. 메가트로너스는 동료들뿐 아니라, 자신보다 계급이 낮은 메크들에게도 영웅처럼 보였다. 오라이온은 그 모습을 보며 기뻐하지 않을 수 없었다.
메가트로너스는 돌아서서 오라이온에게 작게 인사를 건네고 사서에게 손을 내밀었다. "기록 보관자."
"챔피언." 오라이온은 주저 없이 그의 팔을 잡았고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며 눈 앞의 방을 둘러보았다.
수백 개의 눈이 오라이온을 향하고 있었다.
모든 시선이 자신에게 집중되는 그 순간, 오라이온은 마치 한순간에 발가벗겨진 듯한 느낌에 얼어붙을 뻔했다. 그렇게 강렬한 시선 속에 놓인 건 처음이었다. 그의 등장에 놀란 듯한 웅얼거림이 방 안에 퍼졌고, 그 속에는 시기와 실망, 기쁨이 뒤섞인 복잡한 감정들이 흘렀다. 방 안 곳곳에서 휘파람 소리가 터졌고, 뒤쪽에서는 누군가가 큰 소리로 외쳤다. "드디어!"
드디어? 메가트로너스를 아는 메크들이 이걸 예상하고 있었단 말인가? 그들은 이 모든 시간 동안, 결국 메가트로너스와 자신이 함께할 거라 짐작하고 있었던 걸까? 오라이온은 메가트로너스를 바라보며 눈빛으로 묻듯 질문을 던졌고, 메가트로너스는 당황한 듯한 미소로 응답했을 뿐이었다.
그는 오라이온이 우려했던 것처럼 그를 밀어내지 않았다. 오히려 오라이온의 손을 더욱 단단히 쥐며 본당을 함께 걸어갔다. 걸음을 옮길수록 오라이온은 그 이유를 서서히 이해하게 됐다. 검투사들의 대화를 들으며, 위로가 되는 말은 별로 없었다. 그들의 시선은 마치 에너존 크리스탈을 품평하듯 자신을 꿰뚫고 있었다. 대부분의 메크는 오라이온을 충분히 만족스러운 존재로 받아들이는 듯했다.
메가트로너스가... 질투하고 있는 건가?
오라이온은 그 생각을 끝내기도 전에 자기 안에서 올라오는 질투심에 프로세서가 혼란스러워졌다. 이 자리에 있는 이들 중 절반은 검투사가 아니라 파티를 위해 모인 미래의 파트너들이었다. 그들은 메가트로너스를 바라보며 챔피언과 어떤 멋진 순간을 만들 수 있을지 상상하며 군침을 흘리고 있었다. 오라이온의 스파크가 조여들었다. 다른 메크들이 메가트로너스를 탐내는 모습을 보는 데 이렇게 많은 시간을 쓰게 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었다.
갑자기 메가트로너스의 허리를 끌어안고 싶은 충동이 이전보다 훨씬 강렬해졌다.
그 와중에 오라이온은 몇몇 검투사들의 데이트 상대를 알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자신과 같은 카스트 출신은 없었지만, 데이터 마이닝 작업 중 함께 일했던 메크들이 몇 명 있었다. 일부는 기록의 전당 단골이었고 오라이온을 알아본 메크들은 반가운 눈빛으로 손을 흔들기도 했다. 그리고 어떤 메크는 마치 "맙소사, 잘했어." 라고 말하듯, 엄지를 치켜세웠다.
오라이온은 그 모든 것이 보이는 것만큼 대단한 일이라면 좋겠다고 바랄 뿐이었다.
방 안을 마지막으로 훑던 오라이온의 시선이 뒤편의 한 메크에게 멈췄다. 윤기 나는 남색과 은색으로 칠해진 거대한 검투사였다. 빛나는 주황색 눈빛은 오라이온이 어디를 가든 따라붙었다. 그는 그저... 멍하니, 그러나 어딘가 어두운 눈빛으로 오라이온을 바라보고 있었다. 다른 검투사들처럼 오라이온을 살펴보는 게 아니었다. 마치 무언가를 꾸미는 듯한 시기와 위협이 담겨 있었다. 오라이온의 플레이팅이 불안하게 떨렸다. 메가트로너스가 그 검투사들을 위해 바 쪽으로 길을 터주는 동안에도, 그 시선은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오라이온을 따라다녔다. 그 시선은 마치 영원한 동반자처럼 붙어 있었다.
"여기에 네 친구들이 있구나." 메가트로너스는 담담히 말했다. 뒤쪽의 이상한 메크를 봤음에도 메가트로너스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네가 검투사들의 파트너 중 몇몇은 알고 있으리라 생각했어야 했는데."
"친한 친구는 없어." 오라이온은 방 안을 멍하니 둘러보며 말했다. "직업상 마주친 메크들 몇 명 정도지. 언젠간 얘기를 나눠야겠지. 사실, 내가 너에게 소개해주는 게 앞으로 꽤 도움이 될 수도 있어." 잠시 말을 멈추고 오라이온은 목소리를 낮췄다. "메가트로너스. 왼쪽 구석에 있는 저 검투사는 누구야?"
메가트로너스의 프레임이 즉시 굳으며 본능적으로 경계 태세에 돌입했고 오라이온이 가리킨 쪽을 노려보았다. 오라이온은 그 순간 메가트로너스의 필드에서 솟아오르는 혐오의 물결을 느꼈다. 그 감정은 너무도 강렬해, 회로 깊은 곳까지 파고들 정도였다. "그놈은 신경 쓰지 마, 오라이온." 메가트로너스는 오라이온을 끌어당기며 으르렁거렸다. "저건 샴블이야. 아까 말했던 그 메크 말이야. 만약 녀석이 엄청나게 멍청하지 않다면, 우리를 그냥 두겠지."
샴블. 메가트로너스를 도발했던 자가 바로 저 메크였단 말인가? 오라이온의 불안감은 점점 커졌다. 샴블의 무겁고 불쾌한 시선이 계속 등을 짓누르자, 오라이온은 오늘 밤을 무사히 끝낼 수 있을지 걱정되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오라이온은 메가트로너스에게 바짝 다가가 그의 존재에 안도했다. "그를 우리 모임에서 본 기억은 없는데."
"한두 번 연설엔 참석했을지도 모르지. 하지만 우리 편은 아니야." 메가트로너스의 말에는 경멸이 묻어났다. "그 녀석은 족쇄를 차고 사는 것에 만족하고, 스스로 그걸 벗으려는 자들을 혐오하지. 정확한 의도는 모르겠지만, 네가 그의 관심을 끈 건 분명해."
"내가?" 오라이온은 놀라서 되물었다. "왜?"
메가트로너스는 비웃는 눈빛으로 오라이온을 바라보았다. "최근에 거울 한 번 본 적 있나, 오라이온? 이유는 너무나 분명하잖아."
오라이온은 잠시 당황해 눈을 깜빡이다가 이내 기뻐했다. "메가트로너스, 지금 나를 매력적이라고 말한 거야?"
"그 얘기 예전에 하지 않았나?"
"몇 번이고 말해줘도 좋아."
메가트로너스는 웃었다. 메가트로너스의 손바닥이 오라이온의 등에 닿자 따뜻함이 전해졌다. "오라이온, 넌 정말 아름다워. 그리고 네가 내 곁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오늘 밤 여기 있는 모든 메크들이 나를 질투하게 될 거야. 너 같은 아름다운 메크의 눈길을 끌기 위해서라면 그들은 뭐든지 할 테지."
오라이온의 얼굴이 붉어졌다. 열이 오르고, 미소를 도저히 멈출 수가 없었다. "놀리는 거야?"
"절대 아니야." 메가트로너스의 손길은 여전히 부드럽게 등을 쓰다듬었고, 그의 시선은 더욱 깊고 진지해졌다. "널 놀리는 게 재밌을 때도 있긴 하지. 하지만 지금은 아니야. 이건 진심이야."
오라이온은 갈망 어린 눈빛으로 그를 올려다보았다. 메가트로너스도 자신의 감정에 반응하고 있는 걸까? 이 모든 칭찬과, 달콤한 손길, 그리고 숨기지 못한 눈빛들. 그 모든 것이 너무 생생하고 진짜 같았다.
메가트로너스는 마치 다시 키스할지 말지를 망설이는 듯 조심스레 오라이온의 입술을 바라보았다. 오라이온은 숨을 죽이며 그가 다가와 주길 간절히 바랐다...
하지만 메가트로너스는 돌연 몸을 돌리며 오라이온의 프레임에서 손을 떼었다. "뭐 좀 마시자." 메가트로너스는 바를 향해 퉁명스레 말했다. "여기서 기다려. 금방 올게."
오라이온은 움찔하며 제 프레임을 꼭 껴안고 그의 시선은 메가트로너스를 피해 방 안의 다른 쪽으로 향했다. 챔피언이 자신의 감정에 공감한다는 생각조차 해본 적이 있다는 사실에 부끄러웠다. 어떻게 그렇게 어리석을 수 있을까? 이건 가짜 연기였다는 걸 오라이온은 알고 있었다; 처음부터 알고 있었던 사실이다. 메가트로너스가 그 역할을 너무 잘 수행한 게 그의 잘못일까? 자신이 더 나아져야 했다. 현실을 받아들여야 했다. 그들은 친구일 뿐이었다. 소중한 친구, 그러나 그 이상은 아니었다. 동반자 따위는 결코 될 수 없는 사이였다.
그가 아무리 그걸 원하지 않아도.
오라이온은 바 쪽을 바라보았다. 메가트로너스는 바텐더에게 미소를 보이며 그녀가 던진 농담에 웃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며 오라이온은 마치 자신의 스파크가 두 조각으로 쪼개지는 듯한 고통을 느꼈다.
"이봐."
낯선 목소리에 오라이온은 펄쩍 놀라며 움찔했다. 눈을 깜빡이며 고개를 돌리자 - 샴블이 바로 눈앞에 서 있었다. 그는 불쾌할 정도로 기름진 미소를 띠고 있었고, 그 눈빛은 뜨거운 석탄처럼 이글거렸다. 샴블의 키는 오라이온과 같았지만 동체는 훨씬 더 크고 두꺼운 갑옷과 무장으로 중무장돼 있었다.
오라이온은 조심스레 한 발짝 물러섰다. 자신의 필드를 단단히 유지하며 경계심 어린 눈빛으로 샴블을 바라보았다.
"안녕하세요." 오라이온은 마침내 입을 열었다.
"안녕. 이름은 샴블이야." 샴블은 이를 드러내며 씩 웃었다. "물론 네가 누군지는 물을 필요도 없지. 넌 반란군 사서, 오라이온 팩스, 맞지?"
"맞습니다." 오라이온은 조심스럽게 한 발짝 물러서며 만일을 대비해 방어 자세를 준비했다. 그와 메가트로너스가 대련을 시작한 이유가 바로 이것이었다. 언제든 자신을 지킬 수 있도록. 무기는 없었지만 필요하다면 주먹만으로도 위협을 가할 수 있었다. "무슨 일이시죠? 도움이 필요하신가요?"
"오, 너는 나에게 꽤 많은 걸 해줄 수 있을 것 같은데." 샴블은 프레임을 가까이 기울이며 말했다. 오라이온은 경계하며 또 한 걸음 물러났다. "하지만 진짜 묻고 싶은 건 내가 너를 위해 무엇을 해 줄 수 있느냐는 거겠지."
오라이온은 멸시하는 눈빛으로 샴블을 흘끗 보았다. "관심 없어요."
"아, 그러지 마, 오라이온." 샴블은 부루퉁한 표정으로 말했다. "챔피언이 드디어 너한테 관심 좀 보인다고 해서 모든 게 잘 되고 있다고 착각하는 거야? 저 녀석이 널 몇십 년, 아니 한 세기 동안이나 신경도 안 썼다니까? 젠장, 내가 너였으면 열 받아 죽었을 거야."
"하지만 당신은 제가 아니예요." 오라이온은 차갑게 대꾸했다. "화낼 이유도, 이유가 될 만한 감정도 없습니다."
"정말 그럴까? 난 너희 둘을 따라 여기까지 왔고, 네가 무슨 짓을 했는지도 봤지. 그토록 소중하다는 챔피언한테 입맞춤을 구걸했잖아. 그건 불공평해. 예쁜 메크를 방치하는 건 정말 무례하거든." 샴블의 통풍구에서 불쾌한 열기가 뿜어져 나왔다. "나였다면 그러지 않았을 거야."
오라이온의 탱크가 끓어올랐다. 역겨움과 분노가 탱크 안에서 뒤섞였다. 메가트로너스는 오라이온을 존중하고 싶었기에, 그리고 실제로는 오라이온에게 어떤 낭만적인 감정도 품고 있지 않았기에, 조심스럽게 만지는 것 뿐이었다. 이 모든 것은 가짜였고, 오라이온은 그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 모든 연기를 간파한 채 끼어드는 메크가 눈앞에 있었다. 이 상황을 어떻게 해야 할까 -
그 순간 익숙한 윙 소리가 귀를 찔렀다. 오라이온은 반사적으로 익숙한 프레임 쪽으로 몸을 기울였다. 메가트로너스가 바로 옆에 서 있었고 퓨전 캐논이 으르렁거리며 발사 준비를 마쳤다.
"아까 내 말을 네가 이해한 줄 알았는데, 샴블." 메가트로너스는 눈을 가늘게 뜨고 으르렁거리며 말했다. "오라이온 팩스에게 손대지 마라."
"왜? 너 그런 일 못 하는 놈이잖아." 샴블은 쏘아붙였다. "네가 예전 짝들과 그렇게 거리를 두는 걸 본 적이 없어. 마치 그를 싫어하는 것처럼 굴잖아."
메가트로너스의 프레임 전체가 긴장으로 굳어갔다. "네 멋대로 말하지 말아라! 내가 오라이온을 존중한다고 해서, 그게 곧 욕망이 없다는 뜻은 아니다." 메가트로너스도 쏘아붙였다. "샴블, 나에게 원하는 게 뭐지? 대체 너한테 오라이온이 뭔데 이렇게 집착하는 건가? 아니면 네가 질투라도 하는 건가?"
오라이온은 그 말에 당황했다. 샴블을 본 건 오늘이 처음이었고 전혀 모르는 사이였다. 하지만 샴블의 표정이 순간적으로 무너졌다. 그의 눈빛은 어두워졌고, 프레임은 딱딱하게 굳어 공격 자세로 전환되었다. "항상 넌 모든 걸 다 가져." 샴블은 으르렁거렸다. "모든 영광, 모든 트로피, 모든 멋진 메크... 네가 하는 그 위선적인 연설, 걱정하는 척 다 좋아. 하지만 결국엔, 네가 원하는 걸 가질 수만 있다면 우리 나머지 메크들이 어떻게 되든 상관도 안 하지! 넌 위선자고 거짓말쟁이야. 학자가 아니라 쉐어웨어처럼 보이는 상위 카스트 사서랑 어울릴 자격도 없어. 그를 제대로 다루지도 못하면서!"
메가트로너스의 퓨전 캐논에서 고조된 진동음이 울렸다. 발사까지 단 한 순간. 이런, 프라이머스시여. 메가트로너스가 나를 지키기 위해 샴블을 쏠 거야 -
오라이온은 메가트로너스가 그렇게 빠르게 화를 내는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하물며 자신 같은 존재를 두고 그렇게까지 분노하다니. 샴블이 뭐라고 했는지조차 오라이온은 제대로 알아듣지 못했다. 그의 모든 시스템이 단 하나의 메크 메가트로너스에게만 집중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메가트로너스." 오라이온은 메가트로너스의 팔을 꽉 붙잡고 단호하게 눈을 마주쳤다. "그만둬. 이 메크는 네 분노를 받을 자격이 없어."
메가트로너스는 낮게 으르렁거리며 오라이온을 보호하듯 팔로 감싸안았다. "그는 너를 모욕했어." 그는 샴블을 노려보며 말을 이었다. "그는 너를 깔보고, 나를 시험했지. 마치 내 감정을 전부 안다는 듯이 -"
그의 목소리에는 격정이 담겨 있었고 그 말은 순간적으로 진실처럼 들렸다. 정말로 그가 느끼는 감정이 깊고, 낭만적이며, 오라이온은 손을 뻗어 그의 머리를 자신 쪽으로 돌리고, 눈을 마주쳤다. "난 네가 무슨 생각하는지 알아." 오라이온은 말의 무게를 느끼며 말했다. "중요한 건 그것뿐이야. 그렇지?"
메가트로너스는 한동안 꼼짝도 하지 않았다. 스파크가 몇 번 더 뛰었고, 프레임에는 여전히 분노의 진동이 감돌았다. 오라이온은 자신의 말이 아무 효과도 없을까 봐 두려웠다. 메가트로너스가 샴블을 죽이고, 그 날 밤이 끝나기도 전에 투옥되거나 그보다 더 끔찍한 일을 당하게 될까 봐. 하지만 결국 그의 동체가 풀어지며, 퓨전 캐논을 내려놓고 제자리로 돌아갔다.
"그래." 메가트로너스는 조용히 말했다. "중요한 건 그거 하나뿐이야."
메가트로너스는 오라이온을 샴블로부터 멀어지게 돌려세우고 어깨 너머로 마지막으로 노려보았다. 그 뒤에서 샴블은 말없이 분노를 삭이고 있었다. 오라이온은 메가트로너스를 거의 껴안다시피 붙잡고 자신의 필드를 열어 마음을 전했다.
신경 쓰지 마. 내가 있어. 내가 진짜로 아끼는 건 오직 너야.
"이리 와." 메가트로너스는 퉁명스럽게 말하며 본당 밖으로 발을 옮겼다. "잠깐... 시간이 좀 필요해. 위층은 지금은 비어 있을 거야."
오라이온은 필드를 통해 안도와 동의, 따뜻함을 전했다. 그리고 말없이 메가트로너스를 따랐다. 말은 없었지만 메가트로너스는 여전히 곁에 있었다.
Chapter 6
Summary:
보안 회선
발신:[명칭]-사운드웨이브
수신:[명칭]-D-16 {가명:메가트로너스}
Notes:
원문 작가 노트 번역:
휴가 중이라 이번 주말까지는 답글을 달지 못할 수도 있어요. 그래도 꼭 읽겠습니다!
Chapter Text
보안 회선
--발신--
[ 명칭.: D - 1 6 ]
{ 가명.: 메 가 트 로 너 스 }
라인 코드: MG-1126.20.10
카스트: 0 (산업/광업)
--수신--
[ 명칭.: 사 운 드 웨 이 브 ]
라인 코드: SW-0821.20.12
카스트: 3 (드론/정보)
[명칭]-MG-1126.20.10
:: 사운드웨이브. ::
:: 지금 카세트는 사용 중인가? ::
[명칭]-SW-0821.20.12
:: 부정적. ::
:: 질문: 새로운 임무입니까? ::
[명칭]-MG-1126.20.10
:: 오라이온이 머무는 동안 레이저비크가 오라이온을 계속 관찰하게 하라. ::
:: 다른 검투사가 과도하게 접근하는 순간 나에게 즉시 보고하도록. ::
:: 래비지도 레이저비크를 보조하라.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서. 단, 자원을 과도하게 쓰지 않아도 좋다. ::
[명칭]-SW-0821.20.12
:: 래비지: 레이저비크보다 여유 있습니다. ::
:: 두 기체 모두 오라이온 팩스에 배정됩니다. ::
:: 우선순위: 긴급. ::
[명칭]-MG-1126.20.10
:: 고맙다. ::
:: 그리고 네 직접 정찰도 필요하다. ::
[명칭]-SW-0821.20.12
:: 긍정적. ::
:: 사운드웨이브: 투입 준비 완료. ::
:: 질문: 목표 대상? ::
[명칭]-MG-1126.20.10
:: 샴블이라는 이름을 쓰는 검투사에 대해 알아야 할 모든 것을 보고하라. ::
:: 그의 비밀, 약점, 그를 미워하는 이들까지. ::
:: 전투 스타일에 대한 관찰 결과도. ::
:: 우리가 이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이 필요하다. ::
[명칭]-SW-0821.20.12
:: 긍정적. ::
:: 사운드웨이브: 수집 및 분석 개시. ::
:: 질문: 목적? ::
[명칭]-MG-1126.20.10
:: 네가 알 필요는 없다. ::
:: 기회가 주어지는 즉시, 나는 그를 제거할 것이다. ::
:: 지금 네가 알아야 할 건 그것뿐이다. ::
[명칭]-SW-0821.20.12
:: 분석 중… ::
:: 메가트로너스: 파티 참석 예정. ::
:: 오라이온 팩스: 역시 참석. ::
:: 샴블: 참석 예정입니까? ::
[명칭]-MG-1126.20.10
:: 나는 이미 말했을 것이다, 사운드웨이브. ::
:: 자세한 내용은. 네가 알 필요는 없다. ::
[명칭]-SW-0821.20.12
:: 부정적. ::
:: 자세한 내용: 단서. ::
:: 분석에 필수적입니다. ::
[명칭]-MG-1126.20.10
:: 분석은 필요 없다. ::
:: 명령대로 이행하라. ::
[명칭]-SW-0821.20.12
:: 결론... ::
:: 샴블: 오라이온 팩스를 추적 중. ::
[명칭]-MG-1126.20.10
:: 그럴지도. ::
[명칭]-SW-0821.20.12
:: 사운드웨이브: 메가트로너스를 이 정도로 분노하게 할 이유는 거의 그것뿐입니다. ::
[명칭]-MG-1126.20.10
:: ...그래. ::
:: 네 말이 대부분 맞다. ::
:: 샴블은 내가 가진 모든 걸 받을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
:: 내 의도가 거짓되었다고 했고. ::
:: 내 목적이 허상이며 어리석다고 했다. ::
:: 오라이온 팩스는 내가 불편해지는 순간 나를 떠날 거라고. ::
[명칭]-SW-0821.20.12
:: 샴블: 그 점에 있어서는 틀리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
[명칭]-MG-1126.20.10
:: 뭐라고. ::
:: 네가 샴블의 의견에 *동의하는* 건가. ::
:: 너는 오라이온 팩스를 누구보다 잘 알 텐데, 왜 그런 말을 믿지. ::
[명칭]-SW-0821.20.12
:: 사운드웨이브: 우려 사항이 있습니다. ::
:: 우려 사항: 샴블과 같은 종류가 아닙니다. ::
:: 오라이온 팩스: 싸우고자 하는 의지가 약합니다. ::
:: 오라이온 팩스: 지나치게 이상주의자입니다. ::
[명칭]-MG-1126.20.10
:: 그것은 샴블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우려다. ::
:: 네 우려는 본질적으로 완전히 다르다. ::
:: 그리고 네 말에 대한 요점을 말하자면, 나와 너 사이에 그런 이상주의자가 필요하다. ::
:: 우리가 이 운동을 시작한 이래 우리는 고된 삶을 살아왔다. ::
:: 그건 우리의 잘못이 아니다. 이 세상이 그렇게 만들었지. ::
:: 오라이온은 그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준다. ::
:: 오라이온은... ::
:: 오라이온은 나에게 희망을 주니까. ::
:: 상위 카스트의 다른 메크들이 저항하지 않기를 바란다. ::
:: 오라이온은 그들이 우리를 하나의 생명체로 본다는 것을 보여줬다. ::
:: 오라이온은 내 주장을 다듬어 준다. ::
:: 오라이온은 숫돌이 칼날을 벼리듯이 내 아이디어를 다듬어 준다. ::
:: 그가 없었으면, 우리는 여기까지 올 수 없었을 것이다. ::
:: *나는* 여기까지 올 수 없었을 것이다. ::
[명칭]-SW-0821.20.12
:: 메가트로너스: 감정에 휘둘리고 있습니다. ::
[명칭]-MG-1126.20.10
:: 오라이온이 곁에 있을 때 나는 오히려 더 냉정하게 볼 수 있다. ::
[명칭]-SW-0821.20.12
:: 그럴지도. ::
:: 하지만 오라이온의 출신을 잊지 마십시오. ::
:: 오라이온 팩스: 우리와 다릅니다. ::
:: 오라이온 팩스: 우리의 대의를 따르지 않으면 위험한 존재입니다. ::
:: 메가트로너스: 당신은 약점이 거의 없습니다. 그러나 오라이온 팩스: 단 하나의 큰 약점입니다. ::
:: 주의하십시오. ::
[명칭]-MG-1126.20.10
:: 주의하고 있다. ::
[명칭]-SW-0821.20.12
:: 그렇지 않습니다. ::
:: 사운드웨이브: 하지만 언급은 생략하겠습니다. ::
[명칭]-MG-1126.20.10
:: 샴블에 대한 보고를 할 때, 그 문제도 함께 말해라. ::
[명칭]-SW-0821.20.12
:: 파일: 전송 중입니다. ::
:: 샴블: 힘은 메가트로너스에 미치지 못하나 교활합니다. ::
:: 메가트로너스: 항상 뒤를 경계해야 합니다. ::
[명칭]-MG-1126.20.10
:: 고맙다. ::
[명칭]-SW-0821.20.12
:: 메가트로너스: 가장 관심 받는 검투사입니다. ::
:: 보고: 그리드 상의 메가트로너스와 오라이온 팩스 이미지. ::
:: 가십 페이지: 둘에 대해 떠들썩합니다. ::
[명칭]-MG-1126.20.10
:: 잘했다, 사운드웨이브. ::
:: 그러면 파티 일은 해결되었군. ::
:: 이 가십들도 우리에게는 이용 가치가 있다. ::
[명칭]-SW-0821.20.12
:: 네. ::
:: 하지만 짜증스럽기도 합니다. ::
:: 헤드라인: [챔피언, 이른 아침 포옹 세션에서 사서를 품다] ::
[명칭]-MG-1126.20.10
:: 형편없는 헤드라인이군. ::
[명칭]-SW-0821.20.12
:: 긍정적. ::
[명칭]-MG-1126.20.10
:: 말장난이 치졸하군. 작성자는 자신이 재치 있다고 생각했겠지. ::
:: 댓글 반응은 어떤가? ::
[명칭]-SW-0821.20.12
:: 댓글: "마침내" 변형 수십 가지. ::
:: 관계: 오랫동안 기다렸다는 반응 대다수. ::
:: 사운드웨이브: 솔직히 놀랐습니다. ::
[명칭]-MG-1126.20.10
:: "내가 뭐랬나." 라고 해도 되나? ::
[명칭]-SW-0821.20.12
:: 단어 선택: 현명하지 않습니다. ::
[명칭]-MG-1126.20.10
:: 그래, 그런 것 같군. ::
:: 최신 상황을 알려줘서 고맙다. ::
:: 어쨌든 그건 그렇고. ::
:: 오늘 저녁은 시간이 부족할 듯하다. ::
:: 오라이온과 함께 쉴 수 있는 조용한 방을 알아보는 중이다. ::
:: 샴블이 유혹을 시도한 이후로, 우리 둘 다 진정할 시간이 좀 필요하다. ::
[명칭]-SW-0821.20.12
:: 부정적. ::
:: 메가트로너스: 무언가를 꾸미고 있습니다. ::
[명칭]-MG-1126.20.10
:: 무슨 뜻이냐? ::
[명칭]-SW-0821.20.12
:: 작전: 구애하지 않고 구애. ::
:: 메가트로너스: 오라이온 팩스를 유혹할 계획입니다. ::
[명칭]-MG-1126.20.10
:: 아니, 그건 아니다. ::
:: 하지만 조금 더 가까워지려는 시도는 해볼 생각이다. ::
:: 아까 키스 연습 얘기에 꽤나 관심을 보이더군. ::
[명칭]-SW-0821.20.12
:: 자세한 내용: 불필요합니다. ::
:: 메가트로너스: 즐기십시오. ::
:: 오라이온 팩스: 운이 좋습니다. ::
[명칭]-MG-1126.20.10
:: 그가 그렇게 생각하길 바랄 뿐이다, 나의 친구여. ::
:: 고맙다. ::
Chapter 7
Summary:
"능숙하다, 오라이온?" 메가트로너스는 어둡게 웃으며 그르렁거렸다. "흠... 상상이 안 가는군. 내가 아끼는, 책벌레 같은 아이아코니안이 그런 데 경험이 있다니." 메가트로너스의 미소가 더 깊어졌고, 오라이온 주위를 천천히 돌며 방 끝 침대에 기대앉았다. 손으로 머리를 괸 채, 그는 비스듬히 앉아 말했다. "아니, 직접 봐야 믿을 수 있겠군. 네가 불평만 늘어놓고 있으니, 네가 직접 제대로 키스하는 법을 보여줘야지."
Notes:
원문 작가 노트 번역:
돌아왔습니다! 시간이 되는 대로 댓글에도 답글을 달게요. <3 따뜻한 말 남겨주시고, 스토리를 지켜봐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Chapter Text
메가트로너스는 가장 가까이에 열린 방으로 뛰어들며 오라이온과 함께 문턱을 넘자마자 문을 쾅 닫았다. 메가트로너스의 눈이 분노로 들끓으며 이글거렸다. 자신보다 한참 아래인 메크에게서 그런 무례를 당할 줄은 상상도 못했다! 누군가, 특히 중간급 총알받이가 오라이온 팩스를 이렇게 노골적으로 빼앗으려 시도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특히 파티가 시작되기 전이라 더욱 그랬다. 그 뻔뻔함, 그 모욕감 -
방 한가운데서 멈춰선 메가트로너스는 숨을 깊이 들이쉬며 HUD에 터져나오는 붉은 분노의 코드들을 지우려 애썼다.
위협:짝.차지=오라이온.팩스
위협.레벨=우선순위.1
실행-프로토콜:방어.보호.경계
대상:[명칭]=샴블
아니. 오라이온은 내 짝이 아니야. 메가트로너스는 스스로에게 말했다. 주먹을 꽉 쥐자 손바닥에서 에너존이 스며나왔다. 우리가 뭘 가장하든, 무슨 짓을 하든, 난 오라이온의 진심을 잊을 수 없어. 그는 내 것이 아니야.
그 생각에 이끌리기라도 한 듯, 오라이온이 그의 필드 안으로 들어섰다. 진지하고도 걱정스러운 표정이었다. 오라이온은 두 손을 들어 메가트로너스의 헬멧을 감싸고, 엄지로 금속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순간 메가트로너스의 코드가 깜박이며 속삭였다. 오라이온을 차지하라고, 보호하라고, - 자신의 것으로 표시하라고. 비록 오라이온이 자신의 것이 될 수 없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면서도. 그럴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괜찮아?" 오라이온은 부드럽게 물었다.
수많은 답이 떠올랐지만, 그 어떤 것도 현명하지 않았다. "괜찮을 거야." 메가트로너스는 쏘아붙였다. "샴블이 널 협박하고, 날 그렇게 노골적으로 무시한 게 화가 났을 뿐이야. 저렇게까지 뻔뻔할 줄은 몰랐어."
오라이온은 천천히, 신중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자살 행위였지." 오라이온은 말했다. "샴블에게 가장 현명한 선택은 아니었을 거야." 오라이온은 잠시 말을 멈추며 미간을 찌푸렸다. 메가트로너스는 오라이온이 입을 열기 전부터 필드에서 질문을 감지했다. "메가트로너스, 정말 괜찮아? 몸이 과열된 것 같고... 화가 많이 난 것처럼 보여."
당연히 화가 나. 다른 메크가 너랑 도망간다는 상상만 해도 속이 뒤틀리니까. 이 말을 뱉고 싶은 유혹이 너무 강해 메가트로너스의 본능이 거의 무너질 뻔했다. 이제 메가트로너스는 속임수를 쓰는 것이 본능처럼 느껴졌다; 메가트로너스는 끊임없이 음모를 꾸미고, 끊임없이 고민하며, 지금 서 있는 곳보다 항상 열 걸음 앞서 있었다. 하지만 그건 그의 본성에 맞지 않았다. 메가트로너스는 더 솔직하고 노골적으로 굴고 싶었다. 조심 따위는 내던지고, 눈 앞에 있는 오라이온을 차지하고 싶었다. 오라이온의 몸에 자신의 흔적을 남기고, 자신의 연인임을 드러낼 상처와 자국, 그리고 자신의 색으로 얼룩지게 하고 싶었다.
언제나 그랬듯이 그는 결코 자신의 것이 될 수 없는 것을 갈망했고 - 그것이 무엇보다 그를 괴롭게 했다.
"잠깐 시간이 필요하다," 그는 마침내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게 전부야. 샴블이 이렇게 노골적으로 나의... 날 모욕하다니. 언젠가 경기장에서 피로 갚아야 할 모욕이지." 잠깐 숨을 고르다, 메가트로너스는 문득 깨달았다. 자신만 상처받은 게 아니란 걸. 언제나 시선을 받기를 두려워하는 오라이온을 잊고 있었다. "어때, 나의 오라이온? 괜찮은가?"
오라이온은 마침내 미소를 지으며 손을 내려놓았다. "괜찮아, 메가트로너스. 샴블은 아무런 해도 끼치지 않았어. 걱정해줘서 고마워."
걱정이라는 말은 메가트로너스의 감정을 담기에는 한없이 밋밋했다. 그는 단순한 걱정을 넘어, 과보호와 질투, 두려움까지 느끼고 있었다. 메가트로너스의 마음은 점점 더 어두운 곳으로, 더 위험한 곳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오라이온의 마음을 더 잘 알았다면, 절대 다가가지 않았을 그런 곳으로 - 하지만 그들이 나누는 모든 것이 결국 가식에 불과한 지금, 그가 사라질 수도 있다는 생각은 메가트로너스의 질투심에 불을 붙였다.
메가트로너스는 오라이온의 따뜻한 시선과 살짝 올라간 입꼬리를 바라보며 잠시 숨을 죽였다. 안심이 필요한 지금, 욕망으로 몸이 타오르며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고 싶어진 지금, 오라이온에게 손을 대지 않기란 너무도 힘들었다. "잘했어. 샴블이 다가오기 전에 방어 자세를 취하는 걸 봤어. 그 모습이... 아주 인상적이더군."
"용감한 나의 수호자!" 오라이온은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 "구해줘서 고마워, 메가트로너스. 하지만 놈이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 왔다면, 내가 직접 놈의 입을 쳐냈을 거야."
"참 당돌하기도 하군." 메가트로너스는 미소를 지으며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오라이온의 귀를 애정 어린 손길로 감쌌다. "네 계급치고는 기개가 대단하구나."
"칭찬해줘서 고마워." 오라이온은 고개를 돌려 뺨을 메가트로너스의 손에 기대었다. 그 순간 메가트로너스의 스파크가 가슴 깊숙이서 부드럽게 타올랐다.
저기 오라이온이 있었다. 나의 기록 보관자, 나의 영원한 동반자. 내가 그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오직 그 혼자만이 나와 동등한 존재라는 걸 그는 왜 모를까? 어떻게 그렇게 기꺼이 자신을 내어주면서도 진심은 아닐 수가 있지?
"생각보다 더 주의해야 할 것 같군." 메가트로너스는 오라이온에게라기보단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시기와 질투, 어쩌면 널 빼앗으려는 시도가 있을 거라 예상은 했지만... 오늘 밤 샴블이 한 짓만큼 노골적인 건 처음이다. 널 지켜줄 방법을 새로 세워야겠어."
오라이온은 부드럽게 웃음 섞인 소리를 내며 그의 손아귀에서 빠져나와 시선을 돌렸다. 메가트로너스가 느낀 것은 불만이었을까 - 아니면 실망이었을까? "샴블 같은 메크를 멀리하고 싶다면... 나한테 끌리는 척을 좀 더 그럴듯하게 해야 할 것 같네."
척한다고? 애초에 척하는 게 하나도 없는데, 어떻게 더 잘 척할 수 있단 말인가? "난 네 연인 역할을 충분히 잘하고 있어." 메가트로너스는 거의 분노를 억누르듯 말했다. "그리드에 우리 얘기 기사가 벌써 여섯 개나 떴어. 이제 막 시작일 뿐인데. 그걸 못난 연기라고는 생각하지 않을 거다."
"여섯? 정말?" 오라이온은 놀란 듯 눈을 깜박이며 얼굴을 찡그렸다. "흥미롭네. 거기선 우리를 뭐라고 썼는지 궁금한데."
메가트로너스는 사운드웨이브가 전해준 저속하고 유치한 헤드라인을 떠올리며 그 질문을 무시했다. 오라이온이 그런 말장난을 들을 필요는 없었다. "뻔한 억측일 뿐이다 - 실체도 없이 허튼소리만 늘어놓는." 메가트로너스는 말했다. "별로 흥미롭지 않을 거야." 그의 마음 한켠을 불편하게 만드는 무언가가 여전히 그를 괴롭혔다. 다른 질문들을 삼키게 만드는 거슬리는 무언가가 있었다. "내 연기가 왜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것이지?"
오라이온은 믿지 못하겠다는 듯 메가트로너스를 바라보았다. "방금 샴블이 하는 말 못 들었어? 그 녀석이 아주 노골적으로, 네가 예전 연인들과 그렇게 멀리 한 적이 없었고, 결국 네가 날 싫어하는 것 같다고 했잖아."
"그건 질투심이 만든 말이지. 아무 근거 없다." 메가트로너스는 이를 악물며 대답했다. 다른 이들이 오라이온을 빤히 바라보는 동안 오라이온을 향해 손을 얹고 시선을 고정하려 애쓰지 않았던가? 오늘 역에서 오라이온에게 온갖 애정과 낭만을 쏟으며 연기를 하지 않았던가? 샴블에게 자신을 의심할 이유가 있을 리 없다. 그저 질투일 뿐이다.
하지만 오라이온은 달리 생각하는 듯 보였다. "샴블이 파티에 우리를 따라와서... 아... 첫 번째와 두 번째 키스를 전부 봤다고 했어." 오라이온은 도전적인 듯 고개를 들고 메가트로너스를 똑바로 바라봤다. 눈빛은 밝고 집중되어 있었다. "샴블은 심지어 너처럼 나를 냉대하지는 않겠다고까지 말했어."
메가트로너스의 플레이팅이 1초도 안 되어 위협 모드로 돌입했다. 다시 한 번 추악한 질투심이 온몸을 불태웠다. 샴블은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르면서, 어떻게 감히? 오라이온이 전혀 만족하지 못했다는 듯 말하다니! "내가 잘못 느낀 게 아니라면, 두 번째 키스는 꽤 만족해하던 것 같던데?"
"샴블이 말한 건... 첫 번째였어."
메가트로너스는 미간을 찌푸렸다. "무슨 말이지?" 메가트로너스는 물었다. "내가 못했다는 건가?"
오라이온은 말없이 한쪽 눈썹을 올리며 비난하듯 그를 바라보았다. "내 말은 내가 끌리는 메크에게 키스한다면 그렇게 하지는 않을 거라는 거야."
메가트로너스는 항의하고 싶었지만, 사실 오라이온의 말이 틀리지 않았음을 알고 있었다. 첫 키스는 불확실함과 두려움으로 눌려 있었고, 혹시라도 도를 넘을까 봐 자신을 억제했었다. 그 건조하고 얄밉게 생긴 표정을 바라보는 지금도 메가트로너스는 온몸이 불타오르는 듯했다. 손 끝은 그의 금속을 느끼고 싶어 안달이 났다. 저항하는 것은 탐닉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큰 의지를 필요로 했다.
"그래?" 메가트로너스는 고개를 갸웃하며 오라이온의 입가로 시선을 내렸다. "꽤나 심한 비난이군. 뭐, 우리 로맨스의 진실성에 의문을 갖게 만들 순 없지. 어떻게 해야 더 설득력 있게 보일지... 가르쳐 줄 수 있겠나?"
"우선, 그렇게 짧으면 안 돼." 오라이온은 거의 심술궂게 말했다. "네가 나한테 하는 키스가 고작 몇 초뿐인데, 은밀하고, 순결하기만 하고, 거기에 수치심까지 비치다니, 그걸 보고 누가 네가 날 원한다고 믿겠어?"
"그건 전부 너를 위한 거였어, 오라이온." 메가트로너스는 말했다. "내가 평소에 하는 방식은 전혀 그렇지 않아."
오라이온의 얼굴이 더 어두워졌다. 지금 그의 속을 읽어내기는 쉽지 않았다. 마치 자신도 쉽게 대답할 수 없는 질문을 받은 듯, 잠시 당황한 기색이 스쳤다. "그건 내게 공평하지 않아, 안 그래?" 마침내 오라이온이 입을 열었다. "내가 네가 하고 싶은 건 뭐든지 해도 된다고 허락했잖아. 그 약속, 가볍게 한 거 아니야. 그런데 넌 일부만 주면서 날 초라하게 만들고, 결국엔 네가 날 별로 원하지 않는다는 것처럼 보여."
"이런, 프라이머스시여." 메가트로너스는 느릿느릿 말했다. "내 손을 막는 건 너에 대한 존중이라는 걸 알고 있나?"
"입을 가만히 두는 게 더 낫지."
"키스를 할 때 손을 안 쓰는 건가?" 메가트로너스의 목소리는 도전적으로 낮게 울렸다. 솔직히 그는 궁금했다 - 키스는 언제나 자신이 먼저 시작했으니까. 심지어 오라이온이 제안했을 때조차도. 오라이온이 먼저 다가온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메가트로너스는 오라이온이 얼굴을 붉힐 거라고 반쯤 기대했지만, 오라이온은 대담하고, 흔들림 없이, 강한 의지를 담아 메가트로너스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확실히 말해두자면, 난 손을 쓰는 데 꽤 능숙해 - 무엇보다도."
이런, 젠장. 프라이머스시여. 메가트로너스의 엔진이 으르렁거리고 전하가 회로를 타고 번쩍였다. 메가트로너스는 오라이온이 이렇게 경험이 많을 거라곤 상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오라이온이 마지막으로 던진 한 마디, 그리고 그 표정 - 그 차가운 외양 아래 숨겨진 것은 인터페이스를 잘 아는 누군가의 얼굴이었다. 오라이온의 진지한 푸른 눈에는 위험한 빛이 깃들었고, 수줍은 미소는 순식간에 관능적인 미소로 바뀌었다.
사운드웨이브가 옳았다. 이미 상황은 그의 통제를 벗어나 걷잡을 수 없이 굴러가고 있었다 - 그리고 그는 멈추려 하기보단, 더 깊이 빠져들고 있었다.
"능숙하다, 오라이온?" 메가트로너스는 어둡게 웃으며 그르렁거렸다. "흠... 상상이 안 가는군. 내가 아끼는, 책벌레 같은 아이아코니안이 그런 데 경험이 있다니." 메가트로너스의 미소가 더 깊어졌고, 오라이온 주위를 천천히 돌며 방 끝 침대에 기대앉았다. 손으로 머리를 괸 채, 그는 비스듬히 앉아 말했다. "아니, 직접 봐야 믿을 수 있겠군. 네가 불평만 늘어놓고 있으니, 네가 직접 제대로 키스하는 법을 보여줘야지."
오라이온은 갑작스러운 침묵 속에서 천천히 숨을 내쉬었다. 눈빛이 깊어지고 몇 번 눈이 번쩍이며 말을 고르더니 마침내 말했다. "...내가 - 내가 어떻게 하는지 보여달라고?"
"그 도전을 받아들일 자신이 있다면야." 메가트로너스는 부드럽지만 날카롭게 대꾸했다.
오라이온은 익숙한 고집스러운 표정을 지었다가 다음 순간 주저 없이 메가트로너스 위로 몸을 던졌다. 메가트로너스는 탐욕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쿨링팬이 과열되는 것을 무시한 채 머리를 뒤로 기대고 그의 엄숙한 얼굴을 바라보았다. 네가 자랑한 그 능력을 증명해 보라지.
오라이온의 눈에 장난기 어린 불빛이 반짝였고 그는 낮게 숨을 흘리며 몸을 굽혀... 메가트로너스의 목에 키스했다.
메가트로너스는 낮게 으르렁이며 얼굴을 찌푸렸다. 처음 닿은 입술은 부드럽고, 가볍고, 마치 속삭이듯 스쳤다. 그가 오라이온의 입술을 원한 곳은 많았지만, 여기는 아니었다. 그의 기술이 이 정도라니? 왜 하필 이런 데서 시작하는 -
그러자 오라이온이 메가트로너스를 물었고, 메가트로너스는 더 이상 생각하는 것을 멈췄다.
오라이온은 고통과 쾌락을 동시에 가하기 위해 얼마나 정확한 압력을 가해야 하는지 알고 있었다. 오라이온의 치아는 메가트로너스의 케이블을 보호하는 금속 보호막을 멍들게 하고 휘게 했지만, 완전히 부수지는 않았다. 오라이온은 부드러운 소리로 사랑의 물린 자국을 혀로 핥으며, 키스와 핥기로 남은 자국을 달랜 후, 다시 위로 올라가 메가트로너스의 턱을 더욱 세게 깨물었다.
메가트로너스의 스파크가 거칠게 회전했다. 메가트로너스의 몸은 뜨거워졌고, 오라이온이 그의 상처에 얼굴을 문지르는 동안 내부 온도 측정과 쿨링팬의 필요성에 대한 경고가 울려퍼졌다. 오라이온은 자신이 무슨 짓을 했는지 깨달았을까? 오라이온은 메가트로너스에게 뚜렷한 흔적을 남겼다. 그 선택은 의도적인 것일까, 아니면 단순히 서로 다른 문화가 충돌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우연이었을까?
메가트로너스는 머리 뒤에서 한 팔을 빼내 오라이온을 붙잡겠다는 의지를 가득 담아 손을 뻗었다. 메가트로너스는 여기서 주도권을 잡아야 했고, 오라이온의 입술이 필요했으며, 오라이온에게 빠르고 맹렬하게, 그리고 깊이 키스해야만 했다 -
하지만 오라이온은 손을 들어올려 메가트로너스의 움직임을 막았다. 메가트로너스의 은색 손톱 사이로 검은 손가락을 꿰뚫고 온 힘을 다해 그 손을 제자리로 밀어넣었다. 그 기세를 이용해 입을 벌린 채 키스했다. 메가트로너스는 거친 소리를 냈는데, 그 맥박은 그의 안에서 뜨겁고 빠르게 솟구치는 스파크의 리듬과 일치했다. 오라이온은 메가트로너스의 아랫입술을 살짝 핥으며 혀로 입 안을 가볍고 느리고 부드럽게 휘저었다. 메가트로너스의 프로세서는 불꽃과 정전기로 가득 찼다. 메가트로너스가 마침내 다른 손을 빼내자, 메가트로너스의 몸이 위로 휘어지며 패널이 오라이온의 패널에 맹렬하게 부딪혔다. 메가트로너스는 머리 뒤쪽을 잡고 키스를 했다. 오라이온의 자유로운 손이 목을 누르자 온몸이 떨렸다.
이런, 젠장. 메가트로너스는 오라이온이 이렇게 키스할 수 있다고는 상상도 못 했다: 천천히, 맹렬하게, 메가트로너스의 입을 너무나 능숙하게 핥아대서, 메가트로너스는 도저히 상황을 뒤집을 용기가 나지 않았다. 오라이온이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는 것은 분명했다. 메가트로너스는 누군가의 밑에 누워 그저 키스 받는 것에 이렇게 만족해 본 적이 없었다.
오라이온 팩스, 몇 세기 동안이라도 너에게 키스할 수 있을 것 같다.
오라이온은 끈질기게 메가트로너스를 밀어붙이며 스파이크를 완전히 받아낼 작정인 것처럼 포트에 부딪혔다. 오라이온의 어둡고 소유욕에 찬 굉음은 메가트로너스의 에너존을 달아오르게 했다.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던 메가트로너스는 오라이온을 붙잡아 뒤집어 엎어뜨렸다. 오라이온은 날카로운 신음 소리를 내며 침대에 엎어졌다. 손가락이 메가트로너스의 이음새에 파고들어 다리를 거의 벌린 채로 누워 있는 오라이온에게 달라붙었다. 메가트로너스는 전에 없이 격렬하게 키스했다. 패널이 다시 한번 부딪히며 금속에서 불꽃이 튀었고, 흥분이 메가트로너스를 뜨겁게 달구며 덮쳐왔다.
메가트로너스는 쉿 소리를 내며 멈췄다. 전하로 몸이 딱딱거렸다. 그는 원했고 - 필요했다 - 이렇게 빨리 충전된 적은 없었다. 오라이온의 완벽한 몸에 입을 맞추고, 오라이온이 자신의 몸 아래에서 몸부림치는 것을 느끼고 싶었다. 하지만 오라이온이 자신을 바라보는 눈빛은 그 충동을 억누르지 못했다. 그의 시선은 흐릿하고 멍했으며, 한 손은 마치 스파크 챔버를 열어 달라고 말하는 듯 스파크 챔버 위에 얹혀 있었다.
마치 오라이온이 진정으로 나를 원하는 것처럼.
"우린 어떤 식으로든 합의를 봐야 할 것 같아, 오라이온 팩스." 메가트로너스가 거칠게 말하며 몸을 숙여 오라이온의 목에 얼굴을 묻었다.
"합의?" 오라이온의 목소리는 날카로웠지만, 그 속엔 잡음과 미묘한 떨림이 섞여 있었다. 다리는 여전히 넓게 벌어진 채였다. "무슨 말이야?"
오라이온이 어떻게 어떤 순간에는 순진해 보이다가도, 다음 순간엔 세상 물정을 다 아는 듯 보이는지 - 그리고 왜 항상 메가트로너스를 약간 미치게 만드는지 - 그는 도무지 알 수 없었다. 그의 수많은 얼굴을 하나씩 발견하는 것이야말로 메가트로너스에게는 더없이 큰 기쁨이었다. "이번 달 내내 그렇게 키스할 생각이라면, 우리가 어떤 상황이든 간에 쉽게 멈출 수는 없을 거야."
오라이온은 긴장이 풀린 듯 웃음을 터뜨렸다. "칭찬으로 받아들이겠어." 오라이온은 말했다. "실수로 과하게 한 건 미안하게 생각해."
"실수라니, 젠장." 메가트로너스는 낮게 으르렁거렸다. "네가 뭘 하는지 아주 정확히 알고 있던 게 분명해."
오라이온은 낄낄거리며 웃었다. "난 그저 겸손한 책만 읽는 서기일 뿐이야. 인터페이스에 대해서는 너무 고지식해서 잘 모른다고!"
"농담이었지, 오라이온. 그렇게까지 화려하게 내 말이 틀렸다는 걸 증명할 필요는 없었잖아."
"불쌍한 메가트로너스! 샴블이랑 내가 네가 그렇게 굳게 믿고 있던 너 자신을 공격해버렸으니, 네 자존심은 두 배로 상했겠네."
"내 자존심쯤이야 괜찮아. 그렇게 키스할 기회를 한 번 더 준다면." 메가트로너스는 굶주린 듯 씩 웃으며 말했다. 잠시 후, 메가트로너스는 그 말이 얼마나 당연하게 들렸는지, 자신의 의도가 얼마나 노골적으로 드러났는지, 자신의 욕망이 얼마나 노골적으로 드러났는지 깨달았다. 메가트로너스는 어색한 소리와 함께 보컬라이저를 리셋하고 덧붙였다. "물론 전부 계략의 일부였지. 하지만 네가 멈추기 어렵게 만들었잖아."
오라이온은 잠시 침을 삼키며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밝은 표정으로 메가트로너스를 올려다보았다. "몇몇 친한 친구들이 그러더라. 인터페이스할 사이를 만드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아, 지금 나한테 그런 사이를 제안하는 건가?" 프라이머스시여, 하지만 그 제안은 참 괜찮지 않은가? 물론 물론 그가 정말로 바라던 전부는 아니었다. 절반에도 못 미쳤지만 - 시작으로는 충분했다. "흥미롭군!"
"난 그런 사이를 마다하지 않아." 오라이온은 말했다. 오라이온이 진지하게 답했다. 순간 그의 표정은 매우 단호해졌고, 부인할 수 없는 열의가 그 안에서 번뜩였다. "이런 식으로 오늘 밤이 흘러간다면 우리 둘 다 불필요한 에너지만 쌓일 게 뻔하잖아."
메가트로너스는 잠시 시선을 피하며 생각에 잠겼다. 그 역시 오라이온을 놀려주려는 마음이었지만 - 오라이온의 눈빛에는 놀림이 아닌, 무게와 진심이 담겨 있었다. "글쎄... 네 말이 틀리진 않아." 메가트로너스가 중얼거렸다. 그 불필요한 에너지가 거의 완전히 오라이온 자신이 만들어낸 것이라는 사실은 잊어버리자. 그 뛰어난 지성과 진지한 얼굴, 그리고 부드러운 영혼이 메가트로너스에게 에너지 그 이상의 무언가를 불어넣었다는 사실은 잊어버리자.
메가트로너스가 원하는 삶의 동반자이자 짝으로 오라이온을 가질 수 없다면, 이런 형태라도 받아들이는 게 나쁘지 않을지도 모른다.
마침내 고개를 들어 오라이온의 시선을 정면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네가 날 놀리는 건지, 진심인지 모르겠다."
오라이온은 살짝 입술을 깨물며 대답했다. "나도 네가 날 놀리는 건 아닌지 모르겠는데."
메가트로너스는 낮게 흥얼거리며 손을 들어 올려 오라이온의 몸을 따라 손가락을 움직였다. 가슴의 유리창, 그 아래 단단한 금속판, 완벽하게 각진 허리와 패널을 따라 차분히 어루만졌다. 오라이온은 따뜻하고 매끄러웠으며, 새로 벼린 합금처럼 흠 잡을 데 없이 완벽했다. 그는 메가트로너스에게는 꿈에서도 상상 못한 호사였다. 파란 페인트는 이미 긁히고, 금이 가고, 흠집투성이였다. 마치 이미 부서진 듯한 그 표면은, 오히려 그에게 어둡고 기쁜 떨림을 안겨주었다. 마치 이제야 자신의 짝임을 새겨놓았다고 느끼는 듯이.
오라이온이 제안하는 건 그게 아니야. 너도 알고 있잖아.
"제안이 꽤 유혹적이군." 메가트로너스는 조용히 말했다. "괜히 실력을 자랑한 게 아니겠지. 내게 보여줄 게 훨씬 더 많아 보인다."
"네가 원한다면." 오라이온은 부드럽게 웃으며 두 손을 뻗어 메가트로너스의 머리를 감쌌다. "메가트로너스, 넌 내게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소중한 존재야. 난... 가벼운 사이를 마다하진 않지만, 그 때문에 우리가 쌓아온 우정을 망치고 싶진 않아. 불필요한 에너지는 다른 데서도 충분히 풀 수 있잖아."
메가트로너스의 입술이 삐죽 나오고, 손톱이 침대에 깊게 파고들었다. 아니, 그건 아니다. 이유를 설명할 순 없었지만, 오라이온이 다른 곳에서 짝을 찾고, 다른 누군가가 그를 그렇게 경험한다는 생각만으로도 메가트로너스의 가슴은 싸늘히 식어 버렸다.
만약 오라이온이 정말 기꺼이 하겠다면... 정말로 거부하지 않는다면...
메가트로너스는 고개를 들어 오라이온과 시선을 맞췄다. "아까 네가 키스하는 법을 보여줬었지." 메가트로너스는 말했다. "완전히 보여주진 않은 것 같던데."
오라이온의 몸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그의 입술이 촉촉하게 벌어지며 소리를 냈고, 한쪽 팔꿈치로 몸을 일으켜 천천히 메가트로너스에게 다가섰다.
"확실해?" 오라이온은 중얼거렸다.
"그래." 메가트로너스는 확신이 전혀 없었지만 - 시스템 내의 모든 논리 회로가 멈추라고 소리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대답했다. 메가트로너스는 오라이온이 마음을 바꾸기도 전에 오라이온의 허리를 잡고, 오라이온을 무릎 위로 끌어당겼다. "자... 어디까지 했었지?"
오라이온은 메가트로너스의 입을 다시 차지하려 몸을 기울였다. 프라이머스시여, 오라이온은 정말 완벽했다. 메가트로너스의 동의에 용기를 얻은 오라이온은 더욱 강렬하게 키스하며, 더욱 사납게 손가락으로 메가트로너스의 몸을 탐했다. 메가트로너스는 플레이팅을 열어 오라이온이 동체 아래의 민감한 케이블과 회로에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남들에게는 거의 허락하지 않는 취약점이었지만, 오라이온에게는...
오라이온은 그래도 된다고 느껴졌다. 오라이온은 집처럼 편안했다.
메가트로너스는 오라이온의 허벅지를 움켜쥐고 마침내 오라이온에게 표식을 남기고 싶은 충동으로 날카로운 손톱을 금속에 박아넣고 길게 긁힌 자국을 남겼다. 오라이온이 저항할 줄 알았지만, 오히려 부드럽고 간절한 온통 쾌감으로 가득한 신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오라이온도 그 몸짓을 따라 메가트로너스의 동체를 따라 손가락을 움직였다. 은색 플레이팅에 검은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메가트로너스는 저항하고 싶어도 저항할 수 없었을 것이다. 메가트로너스는 격렬한 소리를 내며 오라이온의 목 케이블을 깨물고 오라이온의 보컬라이저로부터 날카로운 쉿 소리를 끌어냈다. 메가트로너스가 입술과 턱, 케이블을 다시 한번 깨물자 체온이 급상승했고, 오라이온의 등에 손톱을 긁는 순간 팬들이 딸깍거렸다. 그의 필드가 메가트로너스를 휩쓸었고, 오, 그것은 바로 그가 그 날 아침 상상했던 것과 똑같았다. 오라이온의 쾌락, 오라이온의 욕망이 메가트로너스 주위에서 맥박처럼 뛰며, 오라이온의 손만큼이나 물리적인 힘으로 동체를 어루만졌다. 믿을 수 없을 만큼... 황홀했다. 메가트로너스는 그런 것을 느껴본 적이 없었고, 맛보기만 했을 뿐이기에 더 많은 것을 갈망했다.
메가트로너스는 오라이온의 허벅지를 붙잡고 일어서서 오라이온을 다시 침대로 밀어넣었다. 오라이온은 신음하며 메가트로너스를 꽉 쥐었고, 메가트로너스는 으르렁거리며 경고의 의미로 오라이온의 귀를 깨물고 오라이온을 제자리에 고정시켰다.
"아아아 -" 메가트로너스가 오라이온의 뺨에 입술을 대며 씩 웃었다. "그렇게 서두를 필요는 없지, 작은 기록 보관자."
"이건 - 이건 불공평해 -" 오라이온이 헐떡이며 웃었다. "잠깐만, 다시 네 무릎에 앉고 싶어 -"
"지금 있는 자리가 딱 좋다." 메가트로너스는 대답했다. 그 말에 오라이온의 온몸이 떨렸다. 메가트로너스가 무언의 초대를 받아들이듯 패널을 힘껏 눌러붙이자, 오라이온의 머리가 침대에 쾅 부딪히며 더 많은 불꽃이 튀었다. 메가트로너스의 손이 천천히 아래로 미끄러지며 오라이온의 패널을 움켜쥐고 달아오른 동체를 쓰다듬자, 오라이온의 웃음은 낮고 날카로운 신음소리로 바뀌었다.
오라이온은 정말 따뜻했다. 동체 바로 아래에서 윤활유가 새어나오기 직전처럼 달아올라 있었다. 아름다웠다.
"자," 메가트로너스는 오라이온을 발끝까지 훑어보며 말했다. "이 패널에 관해서라면..."
바로 그 때 문이 벌컥 열렸다.
오라이온은 깜짝 놀라 몸을 움츠렸다. 문 틀에는 검투사들이 서서 얼어붙어 있었다. 그 가운데는 샴블도 있었다. 그들은 모두 앞에 펼쳐진 광경을 바라보며 숨을 죽였다: 오라이온은 메가트로너스의 아래에 갇혀 있었고, 메가트로너스는 강렬한 시선으로 그들을 노려보고 있었다. 은빛의 가슴에는 붉은 얼룩이 번져 있었고, 패널에는 푸른 자국이 남아 있었다. 오라이온의 몸 위로는 은빛 선들이 뚜렷하게 새겨져 있었다. 검투사들은 오라이온의 턱과 목에 남은 사랑의 자국을 힐끗 보고는 재빨리 서로의 눈을 마주쳤다. 그들의 추측은 즉각적이었다.
메가트로너스는 분노로 몸을 떨었다. 또다시 거부당한 기분이었다. 이번엔 오라이온조차도 거부하지 않았다. 오라이온은 이제 자신이 늘 바라던 모습으로 눈 앞에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방해를 받고서야 메가트로너스는 이성을 되찾았다. 논리를 되새기며 발판을 마련한 그는 지금의 생각이 얼마나 끔찍한지 깨달았다.
검투사 드레드코어, 거대한 검은색과 금색의 여자가 갑자기 씩 웃더니 샴블의 복부를 팔꿈치로 툭 찔렀다. "네가 틀렸던 모양이네, 샴블... 그리고 나한테 20샤닉스 빚졌어."
"뭐?!" 샴블은 얼굴이 불쾌하게 파랗게 질리며 드레드코어를 노려보았다. "아니, 그냥 - 설령 그렇다 해도 -"
드레드코어는 눈을 굴리며 손을 내밀고 손가락을 까딱거렸다. "메가트로너스가 그 귀여운 기록 보관자를 유혹할 용기가 없다고 네가 말했지. 난 오히려 그 귀여운 사서가 사생활을 중요시해서 남들 앞에선 키스하지 않을 거라고 했고. 내 말이 맞았어. 샤닉스, 샴블. 지금 당장."
멋지군. 다른 검투사들은 내기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메가트로너스는 왜 그 사실에 이렇게까지 모욕감을 느끼는지 스스로도 알 수 없었다. 특히 그 날 샴블이 훨씬 전에 비슷한 말을 던졌던 걸 떠올리면 더더욱.
오라이온이 불쑥 웃음을 터뜨렸다: 조용하고, 당황스럽고, 어쩐지 즐거운 듯한 웃음이었다.
"봤지? 오라이온도 네가 틀렸다고 생각하잖아." 샴블이 으스대며 말했다. 그리고 오라이온에게 윙크했다. 마치 자신이 틀리지 않았다는 듯이. 메가트로너스는 무시무시한 으르렁임을 터뜨리며 이빨을 드러내고 경고했다.
"아니요, 사실 그 반대입니다." 오라이온은 말했다. "드레드코어가 당신보다 제 성격을 훨씬 더 잘 아는 것 같군요. 괜한 추측을 하기보단 전에 저를 만나본 메크의 말을 믿는 게 낫겠죠."
그 말과 함께 오라이온은 샴블이 놓칠까 봐 허벅지에 남은 손톱 자국을 드러내며 일어나 메가트로너스의 품에 안겼다. 머리를 그의 가슴에 기대자 메가트로너스의 분노가 조금씩 가라앉았다. 엔진은 낮게 으르렁였고 시스템이 만족스럽게 윙 소리를 냈다. 메가트로너스는 다른 이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오라이온의 푸른 머리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
"나의 오라이온." 메가트로너스는 중얼거렸다.
"나의 챔피언." 오라이온도 대답했다.
샴블은 무기력하게 주저앉으며 패배감을 느꼈고 분노에 찬 채 샤닉스를 드레드코어에게 건넸다. 드레드코어는 승리의 미소를 지으며 샤닉스를 서브스페이스에 넣고 둘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방해해서 미안하군." 드레드코어는 말했다. "누구의 즐거운 시간을 망치고 싶진 않아, 특히 네 시간은 더더욱, 메가트로너스. 우리는 이만 가볼게."
메가트로너스는 단호한 눈빛으로 답했다. "그래. 그렇게 해."
드레드코어는 메가트로너스에게 마치 군 지휘관처럼 경례하며 노래하듯 말했다. "재밌게 놀아." 드레드코어는 노래를 부르고는, 웃으며 남은 검투사들을 문 밖으로 데리고 나가며 문을 닫았다. 드레드코어의 목소리가 공중에 남아 메아리쳤다.
문이 쾅 닫히자 오라이온은 허둥지둥 메가트로너스의 손아귀에서 빠져나왔다. 얼굴에 부끄러운 기색이 역력했다. "음. 그거... 어색했네."
"그렇군." 메가트로너스는 오라이온을 바라보며, 그의 필드에서 불확실함과 불안, 두려움을 느꼈다. 방금 전까지 남아 있던 욕망의 열기는 사라지고, 사생활의 흔적마저 부서진 채 흩어졌다. 메가트로너스는 조심스레 안심의 기운을 보내보았지만, 오라이온은 그의 손길이 닿기도 전에 필드를 움켜쥐어 스스로를 감췄다. 더 이상 느낄 수 없게 되자, 메가트로너스의 스파크가 서서히 식어갔다.
그럼, 그걸로 충분하지.
메가트로너스는 시선을 돌리며 보컬라이저를 리셋했다. "원하지 않는다면 머물 필요 없어." 메가트로너스는 무뚝뚝하게 말했다. "오늘 밤은 충분히 인상적이었어. 샴블과 다른 이들이 본 건 곧 그리드에 떠돌겠지. 파티 준비도 다 끝났고."
"아." 오라이온의 목소리에는 미묘한 불쾌함이 섞여 있었다 - 메가트로너스가 바랐던 진심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확인시켜주는 듯했다. "...그렇네."
"그렇군." 메가트로너스는 문 쪽으로 성큼성큼 걸어가며, 자신의 필드에 깃든 분노와 상처를 애써 억눌렀다. "어서 가자. 내 숙소로. 오늘 하루는 쉬어야 할 테니까."
“메가트로너스 -”
프라이머스시여, 하지만 메가트로너스는 더 이상 오라이온의 변명을 듣고 싶지 않았다. 오라이온이 얼버무리고 더듬거리며 사과를 하는 동안, 그리고 전에 기꺼이 했던 제안을 번복하는 동안 가만히 서 있는 것만으로도 탱크가 펄떡거렸다. 메가트로너스는 손을 들어 오라이온을 조용히 시켰다. "그만. 제발, 나를 위해서 이 일은 없었던 걸로 하자. 알겠나?"
오라이온은 오래도록 말이 없었다. 그러다 마침내 작고 갈라진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알았어."
그들은 말없이 바를 나섰다. 손가락은 느슨하게 얽혔고, 움츠린 필드는 서로를 외면한 채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오라이온은 여전히 메가트로너스의 흔적으로 덮여 있었다. 너무나 아름답고, 분명히 그의 것이었지만 - 사실은 그의 것이 아니었다. 오늘 밤, 오라이온은 샤워실에서 그 흔적들을 씻어낼 것이다. 부끄럽고 당혹스러운 마음으로. 그리고 메가트로너스는 그 흔적들을 떠올리며, 자신이 결코 가질 수 없는 것을 욕망한 대가를 치를 것이다.
그 생각은 그렇게까지 고통스러워서는 안 되었다. 엘리트들이 가진 것들을 얻기 위해 싸우고 투쟁하는 것, 결코 얻지 못할 것을 갈망하는 것이 운명이 아니었을까? 메가트로너스는 이제까지 상위 카스트들의 손에서 얻은 모든 사치를 폭력과 무력을 통해 앗아가야 했다. 그것이 유일하게 효과가 있었던 방법이었다. 하지만 오라이온에게 무력은 선택지가 아니었다. 상상하는 것조차 역겨웠다.
메가트로너스는 오라이온의 스파크를 억지로 끌어당길 수 없었다. 그것은 그가 이길 수 없는 유일한 전투였고, 힘이나 기량으로 쟁취할 수 없는 유일한 승리였다. 그것만으로도 메가트로너스는 다시 한번 무력해졌다.
Chapter 8
Summary:
보안 회선:
[명칭]-D-16 {가명:메가트로너스}
및 [명칭]-오라이온.팩스
Chapter Text
보안 회선
--발신--
[ 명칭.: D - 1 6 ]
{ 가명.: 메 가 트 로 너 스 }
라인 코드: MG-1126.20.10
카스트: 0 (산업/광업)
--수신--
[ 명칭.: 오 라 이 온 . 팩 스 ]
라인 코드: OP-0218.20.12
카스트: 17 (학문/데이터 처리)
{특별 허가: 군사.정보.데이터}
[명칭]-MG-1126.20.10
:: 오라이온? ::
:: 어디 간 거지? ::
:: 눈을 떴을 때 네가 사라져 있더군. ::
[명칭]-OP-0218.20.12
:: 아, 미안해. 워크스테이션에 메모를 남겼어. ::
:: 어젯밤 이후로 혼자 있고 싶어할 것 같아서. ::
[명칭]-MG-1126.20.10
:: ...알겠다. ::
[명칭]-OP-0218.20.12
:: 조금 머리를 식히고 싶어. ::
:: 아이아콘으로 돌아가는 중이야. ::
[명칭]-MG-1126.20.10
:: 아. ::
[명칭]-OP-0218.20.12
:: 미안해, 메가트로너스. ::
:: 모든 일에 대해. ::
:: 조금 생각할 시간을 가지고 다시 이야기할까? ::
[명칭]-MG-1126.20.10
:: 네가 원하는 대로. ::
보안 회선
--발신--
[ 명칭.: 오 라 이 온 . 팩 스 ]
라인 코드: OP-0218.20.12
카스트: 17 (학문/데이터 처리)
{특별 허가: 군사.정보.데이터}
--수신--
[ 명칭.: D - 1 6 ]
{ 가명.: 메 가 트 로 너 스 }
라인 코드: MG-1126.20.10
카스트: 0 (산업/광업)
[명칭]-OP-0218.20.12
:: 좋아. 준비가 됐다면 지금 이야기할 수 있어. ::
[명칭]-OP-0218.20.12
:: 메가트로너스? ::
[명칭]-OP-0218.20.12
:: 알겠어. 더 시간이 필요하다면 그렇게 해. ::
:: 준비되면 연락해. ::
보안 회선
--발신--
[ 명칭.: 오 라 이 온 . 팩 스 ]
라인 코드: OP-0218.20.12
카스트: 17 (학문/데이터 처리)
{특별 허가: 군사.정보.데이터}
--수신--
[ 명칭.: D - 1 6 ]
{ 가명.: 메 가 트 로 너 스 }
라인 코드: MG-1126.20.10
카스트: 0 (산업/광업)
[명칭]-OP-0218.20.12
:: 메가트로너스. 벌써 사흘째야. ::
:: 우리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얘기할 거야, 아니면 계속 이렇게 무시할 거야? ::
[명칭]-MG-1126.20.10
:: 나는 너를 무시하는 게 *아니다.* ::
[명칭]-OP-0218.20.12
:: 그래? ::
:: 우리가 처음 연락을 주고받은 이후 지금까지 네가 나에게 연락하지 않은 날은 단 하루도 없었어. ::
:: 그리고 이렇게 긴 침묵이라니. ::
:: 나 때문에 불편한 거잖아. ::
[명칭]-MG-1126.20.10
:: 정말 그렇게 생각하나? ::
:: 난 그렇게 섬세한 메크가 아니야. ::
:: *네가* 무엇을 할지 기다리고 있었다. ::
:: 결국 아무 말 없이 먼저 떠난 건 너였으니까. ::
:: 나는 오히려 *네가* 불편해한 줄 알았다. ::
[명칭]-OP-0218.20.12
:: 그러지 마. ::
:: 전부 나한테 책임을 돌리지 마. ::
:: 만약 그 합의가 싫었다면, 그냥 말해. 그러면 그만할 테니까. ::
[명칭]-MG-1126.20.10
:: 그 '합의' 를 먼저 제안한 건 너였다. ::
:: 두 번째 단계로 넘어간 것도 네가 먼저였고. ::
[명칭]-OP-0218.20.12
:: "**나를 위해서** 이 일은 없었던 걸로 하자" 라고 말한 건 너였잖아. ::
[명칭]-MG-1126.20.10
:: 오, 제발. ::
:: 마치 네가 혐오해서 내게서 물러난 것처럼 들리는군! ::
[명칭]-OP-0218.20.12
:: 뭐라고? ::
:: 그런 뜻이 아니야. ::
[명칭]-MG-1126.20.10
:: 아니라고? ::
:: 그렇다면 오라이온 팩스, 네가 *의도한* 건 무엇이었나? ::
:: 지금 기분이 나쁜 건 혹시 *너인가?* ::
[명칭]-OP-0218.20.12
:: 나는... ::
:: 모르겠어. ::
:: 혼란스럽거든. ::
[명칭]-MG-1126.20.10
:: 혼란스럽다. ::
[명칭]-OP-0218.20.12
:: 파티에서 있었던 일을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아. ::
:: 우리가 합의했던 계획이 산산이 무너져 버린 것 같아. ::
:: 결국 후회할 거라고 생각했어. ::
:: 내가 말했던 것과는 다르게, 나는 원래 그런 가벼운 사이를 즐기지 않아. ::
:: 가벼운 관계를 선호하는 메크들을 비난하지는 않고, 그로 인한 많은 이점도 알지만, 내가 원하는 건 그런 게 아니야. ::
:: 더 중요한 것은, 너와 그런 선을 넘을 생각은 전혀 없었다는 거야. ::
[명칭]-MG-1126.20.10
:: 알겠다. ::
[명칭]-OP-0218.20.12
:: 메가트로너스, 너는... 정말 많은 걸 가르쳐 줬어. 나에게 도전하게 만들고, 영감을 주고, 생각하게 해줬지. ::
:: 네 친구가 된 건 내게 정말 큰 영광이야. ::
:: 순간의 욕심 때문에 이 우정을 망치고 싶지 않아. ::
:: 내 카스트의 메크들처럼 너를 이용하고 싶지 않아. ::
:: 상처 입히고 싶지 않아. ::
[명칭]-MG-1126.20.10
:: *상처* 입힌다고? ::
:: 무장도 안 했잖아. ::
:: 날 상처 입히려 해도 불가능할 거다. ::
[명칭]-OP-0218.20.12
:: 무슨 뜻인지 알잖아. ::
[명칭]-MG-1126.20.10
:: 광산에서 버틴 세월과 아레나에서 적들을 쓰러뜨린 경험 덕분에, 너 같은 메크가 내게 상처를 줄 수 있다고는 믿지 않는다. ::
[명칭]-OP-0218.20.12
:: 메가트로너스. ::
[명칭]-MG-1126.20.10
:: 오라이온,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가? ::
:: 난 네 불확실함과 죄책감에 휘둘릴 만큼 약하지 않다. ::
:: 이걸 원하지 않는다면, 그렇게 말하고 끝내라. ::
[명칭]-OP-0218.20.12
:: 좋아. ::
:: 난 이걸 원하지 않아. ::
[명칭]-MG-1126.20.10
:: 좋아. ::
:: 그걸로 충분하다. ::
[명칭]-OP-0218.20.12
:: 행사에 데려갈 파트너를 바꾸고 싶다고 해도 이해할게. ::
[명칭]-MG-1126.20.10
:: 그건 내가 상위 카스트 파트너와 관계를 유지할 수 없다는 인상을 주겠지. 그래서, 아니다. ::
:: 그럴 생각은 없다. ::
[명칭]-OP-0218.20.12
:: 글쎄, 우리는 그걸 원하지 않겠지. ::
:: 우리의 입장을 명확히 하기만 한다면. ::
[명칭]-MG-1126.20.10
:: 명백한 사실이지. ::
:: 너는 다른 어떤 것도 허락하지 않았으니까. ::
:: 상황을 고려해 보면 파티가 끝난 후에는 호텔을 따로 잡는 게 좋겠다. ::
[명칭]-OP-0218.20.12
:: 뭐? ::
:: 난 항상 네 숙소에 머물렀잖아. ::
[명칭]-MG-1126.20.10
:: 이제는 다른 데서 머물 수 있다. ::
:: 네 편안함을 위해서. ::
:: 선을 분명히 해야 하니까. ::
[명칭]-OP-0218.20.12
:: 넌 나에게 화가 났군. ::
[명칭]-MG-1126.20.10
:: 내가? ::
[명칭]-OP-0218.20.12
:: 메가트로너스, 제발. 널 상처 입히려거나 어색하게 만들려던 게 아니었어. ::
:: 판단력이 흐려졌어... 원래 이렇게 하면 안 되는 거였는데. ::
:: 우리가 만든 게임에 휘둘렸어. ::
:: 너는 국가를 뒤흔들고 프라임들을 무너뜨릴 힘을 지녔어. ::
:: 다른 많은 메크들처럼 나도 그 순간에 휩쓸린 거야. ::
:: 더 생각했어야 했는데, 내가 뭘 제안한 건지, 너에게 그게 어떤 기분일지를. ::
[명칭]-MG-1126.20.10
:: 그만해, 오라이온. 변명은 필요 없다. ::
::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충분히 이해한다. ::
:: 산업용 메크와 엮였다는 인상은 주지 않을 테니 걱정하지 마라. ::
:: 네 평판을 망칠 생각은 없다. ::
[명칭]-OP-0218.20.12
:: 넌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구나. ::
:: 만약 내가 그런 걸 걱정했다면, 왜 자유시간을 죄다 너와 보내겠어? ::
:: 만약 내가 그런 걸 걱정했다면, 왜 네 곁에서 함께 변화를 만들려고 애쓰겠어? ::
:: 만약 내가 그런 걸 걱정했다면, 왜 그 계략에 동의했겠어? ::
:: *이게* 바로 내가 두려워하는 거야: 멍청한 본능 때문에, 누구보다 소중한 친구이자 멘토를 잃게 되는 거 말이야. ::
:: 그건 견딜 수 없어, 메가트로너스. ::
:: 정말 견딜 수가 없어. ::
[명칭]-OP-0218.20.12
:: 제발. ::
:: 미안해. ::
[명칭]-OP-0218.20.12
:: 메가트로너스? ::
보안 회선
--발신--
[ 명칭.: D - 1 6 ]
{ 가명.: 메 가 트 로 너 스 }
라인 코드: MG-1126.20.10
카스트: 0 (산업/광업)
--수신--
[ 명칭.: 오 라 이 온 . 팩 스 ]
라인 코드: OP-0218.20.12
카스트: 17 (학문/데이터 처리)
{특별 허가: 군사.정보.데이터}
[명칭]-MG-1126.20.10
:: 우리의 다음 집회에서 발표할 연설을 준비하고 있었다. ::
:: 인용할 논문이 하나 필요한데. ::
:: 전쟁과 평화의 순환이 불가피하다는 주제였는데 기억하나? ::
:: 아리에스의 논문이었던 것 같다. ::
[명칭]-OP-0218.20.12
:: *우리의* 집회? ::
:: 정말 *우리의* 집회 맞는 거지, 메가트로너스? ::
:: 우리가 마지막으로 대화한 게 벌써 일주일 전이야. ::
[명칭]-MG-1126.20.10
::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라, 오라이온. ::
:: 분명히 *우리의* 집회다. ::
:: 그 논문 제목에 '무한' 이라는 단어가 들어 있었던 것 같은데. ::
[명칭]-OP-0218.20.12
:: 이게 네가 날 용서한다는 표현이야? 이렇게 돌려서? ::
[명칭]-MG-1126.20.10
:: '무한'. ::
:: 아니면 '영원'? ::
[명칭]-OP-0218.20.12
:: 사무적인 질문은 핫라인 참조 데스크에 문의해 주세요... ::
[명칭]-MG-1126.20.10
:: 오, 제발, 오라이온. ::
:: 그래, 알겠어. 난 너를 용서해. ::
:: 그리고 나도 용서받고 싶다. ::
:: 이제 됐나? ::
[명칭]-OP-0218.20.12
:: 흠. ::
:: 네가 찾는 건 아리에스의 '폭력의 무한성' 일 거야. ::
:: 다음 주에 행사에 도착하면 사본을 가져다줄 수 있어. ::
[명칭]-MG-1126.20.10
:: 그래, 바로 그거다. ::
:: 고맙군. ::
:: 그리고 나는 그걸 '예' 라고 받아들이겠다. ::
[명칭]-OP-0218.20.12
:: 샴블이 파티에서 본 첫 키스만큼 만족스러운 대답이네. ::
:: 만점이야. 2점 만점에 2점. ::
[명칭]-MG-1126.20.10
:: 넌 늘 내 자존심을 건드리는군. ::
[명칭]-OP-0218.20.12
:: 의도한 건 아니야. ::
:: 대부분의 경우는. ::
:: 하지만 메가트로너스, 한 가지 약속해줘. ::
:: 화가 나거나 불편할 때는 이렇게 사라지지 말고 말해줘. 그게 건강한 관계라고 생각해. ::
:: 다음번에 갈 때는 네가 말한 그 논문이랑 의사소통을 배우는 데 도움이 되는 내 최애 작품도 가져갈게. ::
::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
[명칭]-MG-1126.20.10
:: 대단하군, 오라이온. ::
:: 가르치고, 봉사까지 하고. ::
[명칭]-OP-0218.20.12
:: 네가 나한테서도 뭔가를 배울 수 있다고 상상하는 게 좋아서 그래. 비록 내가 네게서 배운 것만큼은 아니지만. ::
[명칭]-MG-1126.20.10
:: 자신을 과소평가하지 마라. ::
:: 넌 수년 동안 나를 변화시켰고, 네가 없었다면 난 훨씬 더 비참한 메크였을 거다. ::
:: 좋아, 특히 너와 관련된 일이라면, 난 더 이상 부족해지고 싶지 않다. ::
:: 미안하다, 오라이온. 널 불편하게 만들려던 게 아니었다. ::
:: 넌 나에게 중요한 존재다. ::
:: 나도 신체적인 만족감 때문에 이 우정을 망치진 않을 거다. ::
:: 다가오는 파티를 즐기고 나서 이... *터무니없는* 우정의 시기를 넘겨보지, 어떤가? ::
[명칭]-OP-0218.20.12
:: 흠. 더 나아졌어. ::
:: 메가트로너스, 솔직하게 말해줘서 고마워. ::
:: 그리고 상황을 더 혼란스럽게 만들어서 미안해. ::
:: 파티가 정말 기대되네. 저녁을 함께 보낼 수 있기를 바래. ::
[명칭]-MG-1126.20.10
:: 나도 그래. ::
Chapter 9
Summary:
"어때 보여?" 오라이온은 망토 아래 모습을 드러내며 천천히 한 바퀴 돌았다. 오라이온은 그 순간만큼은 메가트로너스의 얼굴에 놀라움이 떠오르길 바랐다. "이 정도면 오늘 밤 거기 있는 메크들 전부가 널 부러워할 만하지 않겠어?"
메가트로너스의 엔진이 부드럽게, 낮게 울렸다. 오라이온이 돌아서는 동안 메가트로너스는 그저... 조용히, 진득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그 눈빛 안에는 손끝으로 만지고 싶다는 갈망이 스며 있었고, 그것이 너무나 강렬하게 느껴져서 오라이온은 한순간 진짜로 믿을 뻔했다.
"메가트로너스?" 오라이온은 조심스럽게 다가서며 양손을 내밀었다.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Notes:
2021년 7월 14일 - Radugay 님의 허락을 받아 멋진 팬아트를 추가했습니다!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정말 사랑스러워요!
Chapter Text
드디어 축제의 밤이 찾아왔을 때, 오라이온은 그것이 너무 성급하게 다가온 것만 같았다. 예상과는 달리, 그것은 놀라울 정도로 조용히, 그림자 속에서 기어 나오듯 나타났고, 이윽고 완전히 무장한 컴바이너처럼 위협적인 모습으로 오라이온 앞에 불길하게 다가왔다.
오라이온은 준비가 되어 있어야 했지만, 메가트로너스와 있었던 일을 떠올리면, 오히려 그 어느 때보다 준비되지 않은 느낌이었다.
그 날 오후, 오라이온은 갑작스럽게 페인트를 다시 칠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재즈에게는 그저 메가트로너스가 원하던 명성을 얻기 위한 필요한 준비라고 둘러댔지만, 오라이온의 재기발랄한 성격은 자신이 진짜로 바란 이유가 훨씬 더 단순하고 감정적인 것임을 알고 있었다.
그저 멋져 보이고 싶었을 뿐이었다 - 축제를 위해서가 아니라, 메가트로너스를 위해서. 메가트로너스가 자신이 놓친 것을 알아차리길, 그리고 후회하길 바랐다.
설령 오라이온이 내가 이걸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더라도.
그 말이 완전히 거짓말은 아니었다. 오라이온은 자신이 제안했던 관계, 즉 아무 의미 없는 만족감, 그 이상으로 이어지지 않는 쾌락을 진심으로 원하지 않았다. 다른 메크였다면 괜찮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메가트로너스라면, 그 관계는 결국 상처로 이어졌을 것이다. 오라이온이 원했던 것은 단순한 인터페이스 이상의 것이었다. 메가트로너스에게 그들이 하나의 스파크와 하나의 정신을 공유하며 - 서로의 삶이 불가분의 관계임을 느끼게 하고 싶었다. 함께라면 그들이 원하는 모든 것을 이룰 수 있으리라는 믿음을.
오라이온은 메가트로너스가 자신을 사랑하길 바랐지만, 메가트로너스는 그렇지 않았다. 형편없는 방식으로 전달되었을지언정, 그 사실만큼은 오라이온에게 이제 명확했다.
비록 진정한 연인이 될 수 없다 해도, 적어도 그 역할만은 제대로 해낼 수 있을 것이다. 오랜 고민 끝에, 오라이온은 이 행사를 위해 거의 완전히 새로운 도색을 선택했다: 가슴과 패널에는 밝고 생기 넘치는 빨간색을; 허리에는 곡선을 살리는 각진 빨간 줄무늬를 넣었다. 더욱 섬세한 금색 링은 이음새를 감싸고 허벅지를 따라 올라가 정강이 위에 아름답게 장식된 문양을 만들었다. 이 색 조합은 오라이온이 평의원들과의 중요한 회의에서도 하지 않았던 만큼 과감했다. 오라이온은 대개 눈에 띄지 않는 스타일을 선호했다.
하지만 오늘 밤만큼은 아니었다. 오늘 밤, 메가트로너스는 모두의 기억에 남을 필요가 있었고, 오라이온은 그를 위해서 그렇게 하기로 했다.
새 도색을 반짝이게 닦고 왁스를 바른 후, 오라이온은 붉은 망토를 두르고 머리에는 구슬이 달린 금색 사슬을 얹었다. 같은 금빛 사슬이 어깨를 타고 흘러내려 망토 아래의 허리띠를 고정시켰다. 그는 자신이 적절하게 매혹적으로 보인다는 사실에 만족하며 케이온으로 향하는 기차에 올랐다. 가는 길 내내 시선들이 자신을 향해 쏟아지는 것이 느껴졌다. 잘됐다. 잘 된 일이었다. 도색은 효과가 있었고, 오라이온은 메가트로너스에게 도착 예정 시간을 알린 뒤, 가슴 깊은 곳에서 불안감이 튀는 것을 느끼며 기다렸다.
메가트로너스는 여전히 약간 궤도에서 벗어난 듯 보였다. 둘은 사과도 주고받았고, 평소처럼 사소한 대화도 나누었지만, 오라이온은 무언가가 달라졌음을 느꼈다. 오라이온은 약간 거리를 두려 애썼지만, 메가트로너스는 오히려… 더 공격적이고, 더 시끄러웠다. 그의 말투는 이전보다 더 도전적이었으나, 오라이온이 메가트로너스가 여전히 화가 나 있다고 단정할 만큼은 아니었다. 마치 오라이온에게 도전하는 것 같았고, 과시하는 것 같았다 - 하지만 이번엔 신체적인 힘이 아니라 지적인 우월성을 증명하려는 과시였다.
내가 얼마나 똑똑한지 봐라, 오라이온. 네 논리를 얼마나 빠르게 논파할 수 있는지 봐라. 내가 얼마나 너를 뛰어넘을 수 있는지? 봐라, 오라이온. 들어봐라. 난 너와 대등한, 아니 어쩌면 그 이상의 메크다. 알겠나?
오라이온은 그런 행동의 동기를 정확히 이해할 수 없었다. 어쩌면 메가트로너스 역시 그 날 있었던 일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었을지 모른다. 어쩌면 그는 다시금 멘토이자 리더로서의 위치를 강조하고, 오라이온에게 경계를 상기시키려는 것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오라이온은 감히 그것이 자신이 바랐던 것처럼 유혹이나 구애의 몸짓일 거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봐라, 오라이온. 날 좀 봐라. 이게 바로 나다." 라고 말하고 있는 거라면.
만약 그렇다면 - 만약 정말 그렇다면 -
프라이머스, 정말 그렇다면.
오라이온은 마지막으로 통신을 한 번 더 훑어보았다. 메가트로너스에게서는 아직 답장이 없었다 - 아마 저녁 준비로 분주하겠지 - 하지만 오라이온은 재즈가 자신의 사진에 남긴 마지막 메시지를 보고는 걸음을 멈추고 피식 웃지 않을 수 없었다:
[명칭]-JZ-0622.20.10
:: 젠장, 오라이온, 진짜 멋진데! ::
:: 오늘 밤 이후에도 널 못 본 척한다면, 그 자식은 눈이 멀었거나 바보야. 아마 둘 다겠지. ::
:: 널 위해 주먹다짐까지 안 벌이면 다행일걸. ::
:: 팩스, 오늘 밤 마음껏 즐겨 ;) ::
오라이온은 애정이 담긴 몸짓으로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메시지를 접고 자리에 앉아 조용히 기다렸다.
(Radugay 님의 팬아트)
전철이 케이온의 다소 위협적인 역에 멈췄을 때 오라이온은 거의 즉시 메가트로너스의 모습을 언뜻 볼 수 있었다.
평소에도 메가트로너스는 큰 키와 위풍당당한 외모로 눈에 띄었지만 - 오늘 밤만큼은 그를 지나치려야 지나칠 수 없었다. 광택이 번들거릴 정도로 매끈한 은빛 갑옷은 마치 거울처럼 주변의 메크들과 기차, 석양의 빛을 반사했고, 엉덩이와 발, 통풍구에는 강렬한 붉은색이 더해져 있었다. 그는 손톱까지 날카롭게 다듬어 놓았고, 오라이온은 메가트로너스가 마음만 먹으면 누군가의 스파크를 맨손으로 찢어낼 수 있을 거라 의심하지 않았다. 심지어 짙은 붉은 망토까지 걸쳤지만, 그것은 분명 그의 것이 아니었다 - 아마도 길드 측에서, 챔피언에게 어울리는 위엄을 부여하고 싶어 빌려준 것이리라.
메가트로너스는 냉정하고, 무시무시하며, 믿을 수 없을 만큼 잘생겼다. 오라이온은 메가트로너스를 오래 바라볼수록 입 안이 바짝 마르는 걸 느꼈다.
프라이머스, 넌 마치 동화 속의 기사 같아. 어둠을 뚫고 떠오른 고대의 신처럼, 네 발걸음이 불꽃을 일으키고 있어. 이게 현실일 리 없어.
오라이온은 정신을 다잡고 일어나 망토를 펄럭이며 문 쪽으로 성큼 걸어갔다. 오라이온은 다른 승객들과 함께 걸어 나오면서 메가트로너스를 바라보았지만 너무 넋을 놓은 티는 내지 않으려 애썼다.
메가트로너스의 시선이 오라이온을 스쳐 지나갔다. 한 번, 두 번. 그는 얼굴을 찌푸리며 푸른 눈을 가늘게 뜬 채 다시 군중을 훑었다. 오라이온은 잠깐 혼란스러웠다. 어떻게 그가 나를 못 알아볼 수 있지? 지금껏 외모와 도색에 들인 노력이, 설마 너무 평범해서 눈에 띄지 않았던 걸까? 그랬다면, 이 모든 건 허사였을 텐데…
그러나 오라이온은 곧 깨달았다.
메가트로너스는 오라이온을 분명히 봤다 - 하지만 메가트로너스는 오라이온을 알아보지 못했다.
오라이온은 혼자 미소를 지으며, 검투사가 마침내 자신을 인식할 때까지 잠시 그 자리에 서 있었다.
그리고 그 순간, 메가트로너스는 오라이온을 흘끗 쳐다보다가, 다시 시선을 돌렸다가 황급히 되돌렸다. 눈이 크게 열렸다. 잠시, 아주 잠시 동안 오라이온은 그 눈빛에 감탄이 비쳤다고 느꼈다. 그러나 아니, 더 이상은 그런 생각에 빠지지 않으려 애썼다. 그 함정에 다시 빠져선 안 된다. 절대로. 그건 서로에게 고통만 안겨줄 뿐이었다.
오라이온은 부드럽게 웃으며 다가가 메가트로너스가 잡을 수 있도록 손을 내밀었다. "안녕, 친구."
메가트로너스는 입을 열었다. 메가트로너스의 최근 공격적인 발언을 고려할 때 오라이온은 언제든지 쏘아붙일 말을 준비해두고 있었다. 하지만 마침내 메가트로너스가 내뱉은 소리는 단지 날카롭고 불안한 잡음일 뿐이었다. 그 어떤 말도 아니었고 그 어떤 언어도 되지 못했다.
오라이온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활짝 웃었다. "아! 도색이 원하는 효과를 본 것 같네."
메가트로너스는 말없이 입을 다물었다. 메가트로너스의 눈빛은 짜증과 - 그 너머에 무언가 알 수 없는 감정을 머금고 있었다. 오라이온은 그것이 정확히 무엇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짜증은 점점 더 감사와 경외로 변화하고 있었다. 메가트로너스의 시선은 오라이온의 온몸을 따라 천천히, 오래 머물렀다.
"프라이머스, 오라이온." 메가트로너스는 거의 혼잣말처럼 중얼이며 마치 손을 뻗어 오라이온의 엉덩이를 만지려는 듯 움직였다. 하지만 그 손은 망설임 끝에 움츠러들었고, 마디마디가 삐걱일 정도로 주먹을 꽉 쥐었다.
"어때 보여?" 오라이온은 망토 아래 모습을 드러내며 천천히 한 바퀴 돌았다. 오라이온은 그 순간만큼은 메가트로너스의 얼굴에 놀라움이 떠오르길 바랐다. "이 정도면 오늘 밤 거기 있는 메크들 전부가 널 부러워할 만하지 않겠어?"
메가트로너스의 엔진이 부드럽게, 낮게 울렸다. 오라이온이 돌아서는 동안 메가트로너스는 그저... 조용히, 진득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그 눈빛 안에는 손끝으로 만지고 싶다는 갈망이 스며 있었고, 그것이 너무나 강렬하게 느껴져서 오라이온은 한순간 진짜로 믿을 뻔했다.
"메가트로너스?" 오라이온은 조심스럽게 다가서며 양손을 내밀었다.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메가트로너스는 천천히 고개를 저으며 오라이온의 손을 쥐었다. 그리고 한쪽 무릎을 꿇은 채 오라이온의 손등에 이마를 조심스레 기댔다.
"너는 아름다워," 메가트로너스는 거칠게, 하지만 깊은 진심을 담아 말했다. "외모도, 정신도. 그 모두가. 너와 나란히 설 수 있어 영광이다."
오라이온은 그토록 강렬한, 그토록 열렬한 칭찬을 예상하지 못했다. 말다툼, 침묵, 그리고 불완전한 화해 이후, 오라이온은 겨우 뾰로통한 농담이나, 무심한 조소 한 마디 정도를 예상하고 있었을 뿐이었다. 그렇게 진심 어린 말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고마워." 오라이온은 담담하지만 진지한 어조로 말했다. "변변찮은 나에게 그런 칭찬을 해줘서 고마운걸."
"오라이온 팩스, 너는 절대로 변변찮지 않아. 단지 너만 그렇게 생각할 뿐이지." 메가트로너스는 마지막으로 그의 손에 이마를 한 번 더 부드럽게 대고는 천천히 일어나, 깊고 단단한 눈빛으로 오라이온을 마주 보았다. "오늘 밤 그 곳에 있는 모든 메크가 너에게 시선을 빼앗길 거야."
"하지만 더 중요한 건..." 메가트로너스가 팔을 내밀자 오라이온은 조심스럽게 메가트로너스의 팔을 붙잡았다. 오라이온은 여전히 경계를 지우지 못한 채, 그 선을 어디까지 넘어도 되는지 확신할 수 없었다. 아직은 조심해야 해. 아직은… "네가 기뻐했으면 좋겠어."
메가트로너스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깊은 침묵이 흘렀다. 오라이온의 안테나가 미세하게 흔들리고, 작은 구슬들이 서로 부딪히며 딸랑이는 소리를 냈다. 메가트로너스는 왜 - 왜 이렇게 조용한 걸까? 메가트로너스의 필드는 유난히 몸 가까이 밀착되어 있었고 말없이 눈을 가늘게 뜬 채 앞만 바라보았다. 그 침묵은 마치 갑옷 안쪽의 가려움처럼 느껴졌다. 아직도 몇 주 전 내 제안 때문에 화가 난 걸까? 하지만 메가트로너스의 얼굴에는 화가 아닌, 무언가 다른 감정이 떠 있었다. 오라이온은 그 표정을 완전히 읽어내지는 못했지만,
굳어진 턱과 응시하는 시선 끝에서... 슬픔이 느껴진다? 터무니없는 생각 같았지만, 메가트로너스를 오래 바라볼수록 그 감정은 점점 확실해졌다. 마치 메가트로너스는 너무도 깊은 어딘가에 빠져 오라이온이 닿을 수 없는 곳을 바라보고 있는 듯했다. 그 무엇인가가, 그를 붙잡고 있었다.
하지만 그럴 리 없어… 아닐 거야.
"오늘 밤 내내 운석 맞은 표정으로 있을 거야, 아니면 우리 즐거운 시간을 보낼래?" 오라이온은 그의 팔을 살짝 꽉 쥐며 부드럽지만 짓궂게 물었다.
그제야 메가트로너스는 고개를 돌려, 놀라움과 따뜻함이 섞인 미소를 지었다. "오늘 행사가 내가 생각하는 즐거움과는 거리가 멀다는 건 부정 못하겠군." 메가트로너스는 말했다. "하지만 즐거운 시간인 척하는 데는 최선을 다하겠다."
"최선을 다한다고?" 오라이온은 온갖 조롱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메가트로너스는 웃었다. "네 말이 맞다. 네가 곁에 있는 한, 오늘 밤은 충분히 즐거울 거다. 게다가 네 도색을 보면 그랜드 홀에서 누가 나한테 시비를 걸지도 모르겠군. 그럼 진짜로 재밌어지겠지. 나한텐 딱 어울리는 자리니까."
오라이온은 낄낄 웃으며 메가트로너스의 팔에 가볍게 기대었다. 그의 필드에는 따스한 기운이 퍼져 나갔다.
“네가 싸우지 않아도 되는 밤이면 좋겠는데.”
"언젠가는 그 날도 오겠지. 그 전까진, 이게 내게 필요한 습관이야. 늘 긴장 상태를 유지해야 하거든. 안 그러면 녹슬어버릴지도 모르니까." 메가트로너스는 오라이온의 망토와 정성 들인 도색을 멍하니 훑어보다가 그를 흘끗 바라보았다. "넌 오늘 밤 정말 네 계급에 걸맞은 모습이다 - 상위 카스트 메크처럼 보여. 난 네 옆에 있는 그저 보잘것없는 장식품일 뿐이고."
오라이온은 그 말에 몸을 움찔하며 고개를 젓고 단호하게 말했다. "메가트로너스, 넌 절대 내 종이 아니야." 오라이온은 사납게 말했다. "절대. 넌 내게 언제나 동등한 존재야. 오히려 내가 장식품 같은 느낌이지." 그는 잠시 말을 멈췄다가, 목이 메어 침을 삼켰다. 조심스러웠다. 메가트로너스도 알아야 했다 - 이해해야 했다 - 그러나 그들이 어렵게 회복한 평온이 또다시 깨지지 않도록, 조심스럽고 부드럽게 전해야 했다. "오늘 밤 널 위해 완벽해지고 싶었어. 다른 검투사들에게도 마찬가지야. 모든 게 최대한 순조롭게 흘러가길 바랐어. 내가 더 세련되어 보일수록, 네가 더 존중받게 될 거라 생각했거든. 너를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어."
오라이온이 시선을 들자, 메가트로너스는 조용히 미소 짓고 있었다. 그의 필드에서 모든 불안이 사라진 듯했다. "오라이온, 넌 날 실망시킨 적이 거의 없다 - 오늘 밤은 특히 더." 메가트로너스는 말을 멈추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정말 멋져보인다."
오라이온은 그 칭찬을 영구 기억 장치에 저장하고 프로세서 안에서 반복 재생되도록 했다. 멋져보인다, 아름답다, 외모도, 정신도. 그 모두가. 그 말들은 너무도 뜨겁고 강렬해서, 오라이온은 그것을 낭만적인 말이라고 스스로 속일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사실은 아니다.
오라이온은 메가트로너스의 반짝이는 갑옷에 이마를 살짝 기댔다. "너도 그래. 널 막을 수 있는 메크가 있을지 상상이 안 돼."
하지만 메가트로너스의 표정은 어둡게 가라앉았다. "그래? 지난번엔 네가 그럴 수 있을 것 같던데."
"내가 그랬어?" 오라이온은 그 이야기를 꺼내기 싫다는 듯이 입술을 다물며 시선을 피했다. "그건 좀 미묘한 상황이었어. 넌 누구라도 무릎 꿇게 만들 만큼 강한 존재야. 만약 우리가 방해받지 않았더라면, 어쩌면 결과는 달라졌을지도 몰라."
그 순간, 메가트로너스의 눈빛에 다시금 무언가 짙은 감정이 스쳐지나갔다. 메가트로너스는 오라이온의 안테나에 손을 뻗어 구슬을 장난스럽게 건드렸다. 구슬이 가볍게 흔들리며 딸랑거리는 소리를 냈다. 메가트로너스는 손가락을 한 번 더 움직여 소리를 반복하게 했다. "사실, 난 네가 이런 장신구나 망토 같은 걸 하고 올 줄 몰랐다. 호사스러운 장식은 네 스타일이 아니니까."
"이번 기회를 위해 특별히 마련한 거야. 평소엔 이런 거 안 해." 메가트로너스, 너를 위해 준비한 거야. 오늘 밤 너의 눈이 나를 향하길 바랐어. 이렇게까지 했는데, 왜 모르는 거야?
"날 위해 아낌없이 돈을 써주셨군." 메가트로너스는 말했다. "세심한 배려에 감사해야겠군. 오늘 밤 넌 누구보다도 빛난다."
"음, 네가 결투 얘길 꺼내서 말인데... 혹시 나랑 같은 복장을 한 메크와 한판 붙어야 하는 건 아냐?" 오라이온은 짐짓 진지한 얼굴로 물었다.
"네가 싸우는 모습을 보는 건 정말 즐겁지만, 오늘 밤은 내가 너의 수호자다. 누가 시비를 건다면, 내가 처리하지." 메가트로너스는 말끝을 흐리며, 오라이온을 슬쩍 바라보았다. 그 눈빛에 담긴 감정은 읽기 어려웠다. "복장 문제로 싸움을 거는 메크는 보통 진지하게 받아줄 가치가 없다. 그렇지 않았다면, 패션 실수만으로 이미 수백 개의 스파크가 꺼졌을 거다."
"사이버트론 다른 지역에서는 페인트랑 복장에 그렇게 목숨 걸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되어 다행이야." 오라이온은 씁쓸하게 말했다. "예전에 알파 트라이온의 초대로 의회에 참석했을 때가 생각나. 의원 두 명이 같은 색 페인트랑 망토를 입고 나타났거든. 결국 거리로 쫓겨나면서 서로 옷을 바꾸라고 소리 지르고 있었지..."
"프라이머스, 정말인가?"
"정말로." 오라이온은 혼잣말로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상위 카스트의 허영은 내가 아무리 표현해도 다 담을 수 없어. 친구들 말로는 그게 세기적 망신이었다더라."
"우리는 그런 전통을 따라갈 여유 없어." 메가트로너스는 비웃으며 말했다. "그래도 네가 망토 색깔 하나로 결투하는 걸 본다면 꽤 재미있을지도 모르겠는데..."
"도착하면 망토는 벗을 생각이야." 오라이온은 말했다. "이 옷으론 제대로 움직이기도 어렵고, 싸움을 피하려면 가장 좋은 방법이겠지."
"그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일부러 맞추려 한 건 아니지만, 우린 꽤 잘 어울리는 것 같으니까." 메가트로너스는 가늘게 눈을 뜨고 오라이온을 흘낏 바라보았다. "그 망토 아래에 또 뭘 숨기고 있는 거지?"
"글쎄." 오라이온은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조금 지나쳤나 싶었지만, 이미 말은 튀어나갔고, 메가트로너스의 반응을 되돌릴 수는 없었다. "도착하면 직접 확인하게 될 걸."
"이제 와서 약을 올리다니," 메가트로너스는 낮게 투덜거리며 고개를 저었다. "이건 반칙이다."
"사실…" 오라이온은 서브스페이스에 손을 넣어 데이터패드 두 개를 꺼냈다다. "네가 부탁한 아리에스의 폭력의 무한성, 그리고 약속했던 다른 책도 가져왔어."
"아! 고맙군." 메가트로너스는 패드를 슬쩍 훑어보며 두 번째 제목을 확인하더니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여기 있는 3주 동안 집회에 대해 논의해 보자. 마침 집회에서 할 연설 초안도 있는데, 네 의견을 좀 듣고 싶다."
오라이온은 웅장한 샹들리에 아래, 메가트로너스 곁에 서서 그 연설에 대해 열띤 토론을 나누는 장면을 상상했다. 챔피언의 곁에 선 그는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존재였다. 이건 단순한 정치적 연극이 아니었다. 이것은, 정말 멋진 밤이었다. 정말 멋진 데이트였다. "와인 한 잔 들고, 음악을 배경 삼아 구두점 논쟁이라니." 그가 큰 소리로 말했다. "즐겁게 해주겠다는 협박은 좀 너무하잖아, 메가트로너스."
메가트로너스는 거리 곳곳을 울리는 진심 어린 웃음을 터뜨렸다. "네 데이터 엔진이 어떤 회전으로 도는지 아는 메크는 나뿐이다."
"그건 사실이지." 오라이온은 메가트로너스의 팔에 몸을 기대며 더 가까이 붙었다. 잠시 머뭇거리던 메가트로너스도 팔을 뻗어 오라이온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
"괜찮나?" 그는 부드럽게 물었다.
오라이온은 목 안에 차오르는 뭔가를 꾹 삼켰다. 갈망이 회로를 타고 퍼졌고, 레이저 채찍처럼 너무도 밝고 고통스러웠다. 그래. 아니. 모르겠어. 이걸 원해, 널 원해, 하지만 그럴 수 없어. 이 거리감이 너무 아팠다. 아무 의미도 없다는 걸 알면서도; 하지만 이렇게 가까이 있는 걸 원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응, 괜찮아." 오라이온은 더욱 다정하게 기대며 대답했다. "물어봐줘서 고마워."
"그래, 뭐. 내가 무자비한 놈으로 보일지 몰라도, 이런 일에는 동의가 기본이야." 메가트로너스는 약간 무뚝뚝하게 말했다. "선 넘고 싶지 않다. 특히… 그 이후론 더더욱…"
그는 말끝을 흐리며 앞을 바라보았다. 선을 넘을까 봐 두려워하는 메가트로너스를, 몇 주 전에 있었던 일을 다시 겪는다는 생각에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고통스러운 메가트로너스를 - 오라이온이 어떻게 안심시켜줄 수 있을까?
오라이온은 조심스럽게 발을 멈추고 메가트로너스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그 일이 없었던 것처럼 행동하고 싶어 하는 너의 마음, 이해해." 오라이온은 말했다. "난 너를 존중하고, 다시는 너를 다치게 하고 싶지 않아. 하지만 오늘 밤 우리는 대외적으로 연인처럼 보여야 할 것 같아. 그러니 축제가 끝난 뒤엔 각자 우려를 솔직히 나누자. 하지만 그 전까지는 우리 둘 다 이 역할에 최선을 다하자. 정치적 전략으로서라도 말이야."
메가트로너스는 나지막이 불만스러운 소리를 냈다. "이 문제를 더 이상 복잡하게 만들고 싶지 않다."
"우리 입장이 어떤지는 나도 잘 알아, 메가트로너스." 오라이온은 날카롭게 말했다. "하지만 너에게 관심이 없는 척하면서 괜한 문제를 일으키고 싶지도 않아. 대신 우리가 일정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생각해보는 건 어때? 대중을 위한 퍼포먼스 말이야. 이건 언론이 우리 운동에 주목하게 만들 수 있어. 예를 들어, 상하 카스트의 메크들이 평등한 관계를 맺는 모습은 지금까지 한 번도 본 적 없는 새로운 형태야. 이런 모습이 다른 사이버트로니안들한테도 영감을 줄 수 있어."
메가트로너스는 그 말을 곱씹듯 생각하며 살짝 얼굴을 찌푸렸다. 오라이온은 이번 저녁이 메가트로너스가 그 복잡한 미래까지는 생각하지 않도록 만들어주길 바랐다. 그리고 만약 계획대로 잘 흘러간다면 이 '연극' 은 도대체 언제까지 계속해야 할까 하는 생각이 마음 한켠을 스쳤다. "흠. 일리가 있는 말이군." 메가트로너스는 수긍했다. "좋아. 언론 홍보용이라면, 우리는 가면을 쓰고 최선을 다해 역할을 다할 거야. 하지만 거기까지만이야. 그 이상은 없다. 알겠나?"
"그래." 오라이온은 웃으며 메가트로너스의 팔을 다시 잡았다. 그리고 가슴 깊은 곳에서 밀려오는 둔한 통증을 애써 감췄다. "자, 이제 축제를 즐기러 가볼까?"
"네가 바라는 대로... 나의 오라이온."
그 말에 오라이온은 온몸에 열이 번지는 걸 느꼈다. 그 짧은 소유의 표현 하나가 스파크 속 깊은 곳에 자리 잡은 갈망을 열 배로 증폭시켰다.
너의 오라이온. 언제까지나. 네가 그걸 알든 모르든 간에.
Chapter 10
Summary:
보안 회선:
발신:[명칭]-D-16 {가명:메가트로너스}
수신:[명칭]-사운드웨이브
Notes:
오늘이 무슨 요일인지 거의 잊을 뻔했어요!! 😱 아침 일찍 동물병원에 다녀오느라 이번 챕터가 조금 늦어진 점, 양해 부탁드려요 💖
Chapter Text
보안 회선
--발신--
[ 명칭.: D - 1 6 ]
{ 가명.: 메 가 트 로 너 스 }
라인 코드: MG-1126.20.10
카스트: 0 (산업/광업)
--수신--
[ 명칭.: 사 운 드 웨 이 브 ]
라인 코드: SW-0821.20.12
카스트: 3 (드론/정보)
[명칭]-MG-1126.20.10
:: 도착했다. ::
:: 곧 그랜드 홀에 입장할 예정이다. ::
:: 들어가기 전에 알아야 할 사항이 있나? ::
[명칭]-SW-0821.20.12
:: 부정적. ::
:: 사운드웨이브: 흥미로운 점은 거의 관찰되지 않습니다. ::
:: 길드 리더: 발코니에서 주변을 주시 중. ::
:: 당신의 도착을 기다리는 스폰서들이 있습니다. ::
:: 파트너들은 대부분 중간 카스트 수준. ::
[명칭]-MG-1126.20.10
:: 원한다면 상위 카스트 파트너를 데려올 수도 있었을 텐데. ::
[명칭]-SW-0821.20.12
:: 그랬을지도. ::
:: 하지만. ::
:: 사운드웨이브: 사회적 활동에는 흥미가 없습니다. ::
:: 사운드웨이브: 메가트로너스를 지원합니다. ::
[명칭]-MG-1126.20.10
:: 그건 정말 고맙군. ::
:: 샴블은 안 보였나? ::
[명칭]-SW-0821.20.12
:: 긍정적. ::
:: 파트너: 하위 카스트 출신. ::
:: 매우 열성적인 팬. ::
:: 오라이온 팩스와는 비교 불가. ::
[명칭]-MG-1126.20.10
:: 오라이온 팩스와 비교될 메크는 없지. ::
:: 오라이온 팩스를 기준으로 삼으면 누구도 기대에 못 미친다. ::
[명칭]-SW-0821.20.12
:: 🙄 ::
:: 의견: 지겹다. ::
[명칭]-MG-1126.20.10
:: *지겹다고?!* ::
[명칭]-SW-0821.20.12
:: 지겹다 {형용사.} - 정의: 넌더리가 날 정도로 지루하고 싫다. ::
[명칭]-MG-1126.20.10
:: 무슨 뜻인지는 안다! ::
:: 나를 시험하지 마라. ::
:: 네가 뭐라든 오늘 밤 오라이온을 직접 보면 너도 동의할 거다. ::
[명칭]-SW-0821.20.12
:: 의심스럽습니다. ::
[명칭]-MG-1126.20.10
:: 아니, *의심하지* 못할 것이다. ::
:: 우리가 곧 도착하면 알게 될 것이다. ::
[명칭]-MG-1126.20.10
:: 흠? ::
:: 늘 비판적인 스파이 마스터가 감상 한마디 안 남기다니? ::
[명칭]-SW-0821.20.12
:: 부정적. ::
:: 사운드웨이브: 관찰 완료. ::
:: 오라이온 팩스: 새로운 도색을 했습니다. ::
[명칭]-MG-1126.20.10
:: 그래서 어떤 결론을 내렸지? ::
[명칭]-SW-0821.20.12
:: 오라이온 팩스: 임무에 진지하게 임합니다. ::
[명칭]-MG-1126.20.10
:: 그게 다인가? ::
[명칭]-SW-0821.20.12
:: 다른 결론: 내릴 수 없습니다. ::
:: 오라이온 팩스: 상위 카스트 중 최고 수준의 파트너. ::
:: 메가트로너스: 높은 존경을 받게 될 것. ::
:: 임무 성과: 양호 ::
:: 기타 사항: 중요하지 않습니다. ::
[명칭]-MG-1126.20.10
:: *너한테는* 중요하지 않겠지. ::
:: 도색, 장신구, 망토까지... ::
:: 오라이온은 오늘 밤을 위해 외모에 아낌없이 투자했다. ::
:: 좀 더 일찍 같이 오자고 했어야 했는데. ::
[명칭]-SW-0821.20.12
:: 권장하지 않습니다. ::
:: 감정: 단점. ::
[명칭]-MG-1126.20.10
:: 나는 내 감정에 굴복할 만큼 어리석지 않다. ::
[명칭]-SW-0821.20.12
:: 🙄 ::
[명칭]-MG-1126.20.10
:: 나는 내 감정에 굴복할 만큼 *어리석지 않다.* ::
[명칭]-SW-0821.20.12
:: 🙄🙄 ::
[명칭]-MG-1126.20.10
:: 네 조롱은 필요 없다, 사운드웨이브. ::
[명칭]-SW-0821.20.12
:: 사운드웨이브가 아니면 누가 메가트로너스를 임무에 집중시킬 수 있겠습니까? ::
:: 메가트로너스: 반짝이는 도색과 장신구에 정신이 팔린 상태입니다. ::
[명칭]-MG-1126.20.10
:: 보이는 게 '반짝이는 도색' 뿐이라면, 시각 센서 점검이 좀 필요하겠군. ::
[명칭]-SW-0821.20.12
:: 사운드웨이브: 모든 시스템 양호. ::
:: 걱정: 불필요합니다. ::
[명칭]-MG-1126.20.10
:: 점검이 필요한 건 *네* 시각 센서겠지. ::
[명칭]-SW-0821.20.12
:: 모든 시스템: 정상 작동 중. ::
:: 아름다움 = 보는 메크의 눈에 달려 있습니다. ::
[명칭]-MG-1126.20.10
:: 지금 우리를 바라보는 시선들을 보면, 오라이온이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는 메크는 나 하나만은 아닌 듯하군. ::
[명칭]-SW-0821.20.12
:: 인지 완료. ::
:: 결론: 오라이온 팩스, 꽤 매력적입니다. ::
[명칭]-MG-1126.20.10
:: 하! 역시! ::
:: 그럴 줄 알았다! ::
:: 무표정한 사운드웨이브조차 오라이온 팩스의 매력을 부정할 순 없군! ::
:: 나만 그렇게 느낀 게 아니라니 안심된다. 물론, 그를 두고 경쟁할 생각은 없어. ::
[명칭]-SW-0821.20.12
:: 경쟁: 필요 없습니다. ::
:: 오라이온 팩스: 당신의 것. ::
:: 사운드웨이브: 다른 관심사 보유 중입니다. ::
[명칭]-MG-1126.20.10
:: 오 *정말인가?* ::
:: 말해보라. ::
[명칭]-SW-0821.20.12
:: 부정적. ::
[명칭]-MG-1126.20.10
:: 아니지, 안 될 이유가 없다. ::
:: 지금까지 내 취향에 대해 충분히 말했으니. ::
:: 이번엔 네 차례다. ::
:: 우정이란 건 원래 그런 거니까. ::
[명칭]-SW-0821.20.12
:: 사운드웨이브: 메가트로너스를 지원합니다. ::
:: 기타 사항: 중요하지 않습니다. ::
[명칭]-MG-1126.20.10
:: 그 헌신은 참 고맙다만, 때로는 다른 관심사도 있어야 하지 않겠나. ::
[명칭]-SW-0821.20.12
:: 사운드웨이브: 인지하고 있습니다. ::
[명칭]-MG-1126.20.10
:: 주제를 교묘히 피해가는군. ::
[명칭]-SW-0821.20.12
:: 긍정적. ::
[명칭]-MG-1126.20.10
:: 언젠가는 말해주겠지. ::
:: 지금 당장은 어렵겠지만. 방금 우리 소개가 끝났고, 이제 곧 모든 시선이 우리에게 쏠릴 테니. 정신 없어지겠군. ::
[명칭]-SW-0821.20.12
:: 긍정적. ::
:: 사운드웨이브: 위치 변경 중. ::
:: 정찰을 위해 동쪽 구역으로 이동 중입니다. ::
:: 관찰 중... ::
:: 망토: 동일합니까? ::
[명칭]-MG-1126.20.10
:: 완전히 우연이다. ::
:: 색깔도 거의 같고. ::
:: 꽤 유용한 우연이지 않은가? ::
[명칭]-SW-0821.20.12
:: 의견: 지겹다. ::
[명칭]-MG-1126.20.10
:: 오, 그만 좀 해라. ::
Viiiiiiii on Chapter 1 Sat 31 May 2025 10:59AM UT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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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ampofMemory on Chapter 1 Mon 02 Jun 2025 01:05AM UT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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